언제부터 있었는지 잘 기억도 없는
그냥 별 볼일 없는 국산 북셀프
누구 주기도 그렇고
팔아먹기도 마뜩찮은.....
그래서 창고 구석탱이에 완전 천대받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작년 창고 정리하면서 꺼내놓고
또다시 천덕꾸러기로 전락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닛을 몽땅 떼내어 버리고
스피커를 개조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개조하려면 유닛과 네트워크
그리고 바인딩 포스트를 전부 바꿔야 하고
내부 충진재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 날 때 하나 하나씩 부품을 줏어 모았습니다.

Vifa 트위터는 황학동 박영감한테 5만원에 샀고
우퍼는 집에 있던 Duntech를 끼웠는데
아 요놈이 6인치밖에 되지 않아
원래 6.5인치인 구멍에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거지로 끼워서 그럭저럭 써먹고 있었는데
며칠 전 Vifa 6.5인치가 중고 장터에 하나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는 유닛 상태가 영 아니었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자기도 다락방에 넣어 둔지가 십몇년이 되어
까맣게 잃어버렸다가
테스트를 해보니 소리는 문제없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껍데기 상태가 영 부실해서
가격 네고를 요구하니
택배 포함 4만 5천원만 달라고 하더군요.

까짓거 손해 본다고 해봐야 4만 5천원인지라
택배로 Vifa 중저움 유닛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구해둔 2way 네트워크를 달고
배선도 다시 하고
바인팅 포스트는 대륙산으로 바꾸고
내부 충진재는 화학솜으로 채웠습니다.

앰프에 연결하고 소리를 들어보니
소리가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저음은 가볍고
고음은 땡땡거려서
괜히 쓸데 없는 짓으로 "시간과 돈만 날렸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망가진 것
땡땡거리는 고음이나 잡아보려는 생각에
트위터에 고음을 중화시키려고 콘덴서를 하나 달아주니
땡땡거리는 소리는 훨씬 감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십몇년 동안이나 구동을 못했던
중저음을 에이징 시키려고
성악, 더블베이스, 바흐의 토카타 등을
계속 밀어넣어 보았습니다.

역시 오디오는 즌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 진리였습니다.
Louis Ar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도
충분히 들을만 하고
Bach의 Toccata 역시
파이프 올갠의 엄청난 저음이
부족함 없이 재생되더군요.

앞으로 계속 더 들어봐야 하겠지만
현재의 상태만으로도
수십만원짜리 북셀프 정도는 충분히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순전히
제 개인의 기준일 따름이라는 것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쨌거나 총 15만원 정도를 투입하여
나름 쓸만한 pc-fi 스피커를 얻었다는 만족감이 있고
또 쏠쏠한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재미삼아 시도해 보시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