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서울의 유명한 경기장에 큰 행사가 있어
오디오파트에 노가다로 잠깐 일 했었습니다.
사전 회의 중 경기장 스피커를 점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경기장 스피커는 높은 천정 골조에 수십개(?)가 매달려있었습니다.
음향 체크를 하러 여러명이 같이 둘러 보러 나갔습니다
음악도 틀고 마이크로 맨트도 보냈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리가 그런데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한 7~8명중 3~4명이
스피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겁니다.
이 섹션의 스피커는 고음이 문제가 있고 다른 섹션의 스피커는
저음이 나갔다, 이 스피커는 아예 작동을 안한다 는 둥 몇가지 지적했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6만명 이상 들어가는 그 넓은 체육관에
하늘은 뻥하니 뚫려있고 콜로세움처럼 원형경기장에 수십개의 스피커가 동시에 소리를 내니
소리가 울려서 높이 달려있는 스피커 하나하나 정확하게 소리를 구분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들은 그 상황에서도 음을 분별하더군요.
스피커를 내려서 듣는 것도 아니고 계측기를 가지고 확인하면서 하는것도 아니고
멀리 천정에서 울려서 나오는 소리를 듣기만하고 ...
여기서 저는 알았습니다.
나름 땜쟁이 10년 이상을 했어도 골든 이어는 따로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저는 그저 막귀이며, 음을 듣고 분석하는 능력은 전혀 없으며, 더구나 훈련한다고 되는게
아니지 않을까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들어 핫바지 방구 새듯 슬며시 그자리를 피했습니다.
(지적한대로 경기장측에서 수리를 했답니다)
우리 와싸다 회원님들이야 한번 들으면 데이터가 단박에 나오겠지만
막귀인 저는 들어도 심각하게 드러나지 않는 한 "좋네, 괜찮네"하며 두리뭉실 넘어갈 것 같습니다.
모르니까요.
질문입니다
황금귀를 가진 분이 축복일까요? 저처럼 막귀가 축복일까요?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면 훈련이 될까요?
그냥 이대로 분석보다는 남은 여생 음악을 즐기며 살까요?
이상 막귀인 사람이 주절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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