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의 격정과 스트레스가
골패인 심장에 겹겹히 쌓이고
어찌할 수 없는 허망함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하얀 밤(夜)과 동무를 했습니다.
밤새 희망과 긴장, 그리고 안타까운 심사를 거듭하다 보니
입속은 마치 소태를 씹은 듯 쓰디 쓰기 그지 없더군요.
멍한 머리속,
허망한 감정이 묵직하게 침전된 가슴,
어디론가로 흐르는 차가운 눈물.....!
분명히 현실이기는 한데
"차라리 꿈속의 일이었으면...."이라는 속절없는
현실부정의 심사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만큼 갈망했던 어떤 희망이
바람에 찢겨 공중으로 산화된 안개와도 같이
흩어져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스로 자위도 해봅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ㅠㅠ"라고 자기 타협을 하거나
"정치가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니잖아?"라는
현실도피성 심사로 허탈한 마음을 구겨넣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참 어쩌지도 못하는 0.73%
득표수로는 247,707표,
까짓 어디선가 한바퀴만 더 굴렀어도
충분히 만회할 수도 있었던 수치입니다.
원래 "패자는 말이 많다"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핑계 역시 이것저것 많이 붙기도 합니다.
그만큼 아쉽고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번 대선 결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당분간 허한 가슴을 애써 달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상실감에 대한 상처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을 운영해 보겠다"라는 소명의식으로
대선판을 누빈 이재명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자 합니다.
부디 잘 추스르시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준비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