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민경준님께서 다음과 같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좌우의 크로스톡이라 함은 앰프의 LR회로가 착~ 달라 붙어 있지 않은 이상은 앰프가 아닌 스피커의 재생 주파수 특성에서 나타나는 현상일듯 한데요, 이것을 앰프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아닐까요?"



크로스톡이란, 다른 표현으로 채널분리도(Channel Seperation)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기도 하는 앰프의 측정지표들 중의 하나입니다.



민경준님의 질문과 달리 스피커에서는 크로스톡이란 말을 쓰지 않습니다. 한 스피커에 음악신호를 인가할 때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다른 스피커에서 소리가 날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앰프에서, 민경준님의 표현을 빌면, "LR회로가 착~ 달라 붙어 있지 않"더라도 각각의 채널의 신호가 다른 채널로 흘러들어가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두 회로가 상당한 거리를 가지고 충분한 그라운드 바닥을 가지지 않은 이상 두 신호는 재생/증폭과정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LR신호뿐 아니라 입력단에서 서로 다른 입력단에서 들어오는 채널의 소리가 섞이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입력단 스위치부분에서 소리가 섞이는 듯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크로스톡이란 비유를 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나의 앞에 두 사람을 각각 오른쪽, 왼쪽에 두고 한 쪽만 말을 시켜보는데 상대편에서 그 소리가 들리면 Talk이 Cross 된 셈이므로 뭔가 이상한, 원음과 다른 상태가 발생한 것이죠.



서로 다른 입력단의 소리가 섞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간에 동작시키는 소스의 종류를 하나로 고정시키면 쉽게 해결이 되지만, 하나의 소스에서 나오는 음악신호가 LR로 들어갈 때 서로 섞이는 일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들여서 쉽게 해결하는 일은 좌 우 채널을 별도의 기판으로 설계해서 별도의 섀시에 수납하는 방식인데, 보통 이 방식을 모노블록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대신호가 흐르는 파워앰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데, 외관으로는 한덩어리 섀시로 되어 있는 프리앰프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채널분리도(혹은 크로스톡)를 향상시키기도 합니다. 볼륨의 회로에서 증폭의 회로에서 입력스위치 회로에서 채널분리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채널분리도의 향상은 음악의 재생에서 음원의 정위감에 대한 향상을 가져옵니다. 음원의 정위감은 "핀포인트 음상"같은 가짜 정위감과는 다릅니다. 세상의 음원에서 핀포인트라는 표현을 쓸만큼 정교하고 정밀한 음원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그 소리를 내는 매질 자체의 진동과 관계있기 때문이죠. 핀포인트는 광원에나 쓸 수 있는 말이지 음원에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만일 어떤 오디오비평가가 "이 오디오는 핀포인트 음상을 만들어낸다"라는 말을 한다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그 오디오가 엉터리이든지 아니면 그 말을 한 사람이 엉터리이든지.



일상생활에서, 들리는 음 혹은 소리에서 왼편에서 들리는 소리가, 시차와 크기의 편차를 가지고, 오른편에서 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이것과 전기적 상태로 완전히 분리된 소리가 재생/증폭의 과정에서 섞여서 나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므로 비유적으로 쓰거나 빗대서 말하면 안됩니다.



오늘까지, THD, IMD 그리고 CrossTalk의 세가지 측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세가지 수치들은 www.stereophile.com 에 가면 리뷰된 앰프들에 대하여 그 측정치들이 제공되어 있습니다. 그 수치들을 보시면 각 앰프들이 얼마나 다른 전기적 성능을 보여줌을 알고 있습니다. 이 잡지에서 주관적인 평가는 객관적 측정과 별도로 진행되는데 주관적 평가가 안좋은 앰프는 거의 다 객관적 측정도 좋지 않게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은 이전 제품보다 한 단계 앞선 측정치를 보여준 제품들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모두가 좋은 주관적 평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별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