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바꿈질이 극성이던 시절엔
오토도 아닌 스틱 카니발(일명 빵구차)을 끌고
하룻밤새 전국팔도를 누비던때도 있었습니다.
부산사하구에서 기장정도는 그냥 껌이고
퇴근시간에 아내에게 오늘 좀 늦을 거야 라고 하고 수원까지 혹은
전라도 광주까지도 갖다오던 그 정열적 수집
지금은 그냥 준다고 해도 못갈 그 먼길들을 다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운전이라는 중노동에 단련되고도
요즘은 크루즈라는 편리한 기능도 있고 거의 반자율주행에 가까운
고속도로 속도에 맞추고 차선이탈방지센스켜고 깜빡 졸아도 삐삑거리며
차선에 맞춰 핸들 되감아주기도 하고 전방에 급정거차량이나
갑작스런 끼어들기에도 지가 섰다가 다시 가고하니
운전 참 편해졌습니다.
그렇게 편해졌다고 해도 먼길 나서서 기기 구입하고 혼자 히죽거리며
돌아와 트렁크 속에 며칠씩 방치해 뒀다가 아내의 눈초리에 힘 좀 빠지면
살짝 들여놓고 눈치 못채기만 기다렸던 그런 날들은 이제 돌아오지 않겠죠
요즘은 그냥 장거리 운전이 싫어져 잘 안나가게 되더군요
아내 모시고 강원도니 경북 동해안이나 남해 통영정도 다녀오는 운전도
힘들어 하고 운전이 아주 중노동이라며 엄살을 떨기도 하고
안주빨 끝내주는 맛집에 들러 한잔하고 퍼지면 아내가 대신 핸들을 잡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과거 나의 바꿈질 장거리운전은 상상조차 못하겠죠
그래서 항상 긴 운행이후
행선지 끝나갈 즈음이면 “좋아하는 술이나 좀 사요 안주 만들어 주께”
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 굉장히 피곤하지만 당신이 안주 만들어주면 한잔정도야....”하며
못 이기는척
기본안주에 한잔 할라치면
본 안주가 턱 나오곤 합니다.
그래서 여행은 갈 만은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