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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디들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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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9 12:3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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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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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디들 가세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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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가입일자 : 2004-06-0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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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글이 안 올라오는 것이
명절이 맞긴 맞나 봅니다.
코 시국이라 형님댁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인데
생각해보니 작년 추석때 가질 않았었네요...
글찮아도 을매전 울 엄니께서
"애비야..설에는 오는거지?"
작년 추석때 엄니를 뵈러 가지 않았던 것이
못내 서운하고 아쉬웠었나 봅니다.
생각해보니 앞으로 엄니를 뵈올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는데
너무 저 혼자의 이기심으로 엄니 마음을 서운하게 한 것 같네요.
종종 엄니와 전화통화를 하긴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목소리를 듣는 것하곤 큰 차이가 있나 봅니다.
전에는 저와 지척인 서울에서 사셨기에 자주 들려보곤 했었는데
작은형님 댁인 평택으로 내려 가시면서
주변 친구 분들과의 조우도 어렵고
한 분 두 분 저쪽으로 가시고 연세도 있고 하체 힘도 약해지셔
이동의 불편함도 있으나
작은 형님께서 오산에 계신 친구분 댁에 수시로 모시고 갔다 오시니
그나마 조금 숨통이 터지긴 하겠지만
혼자 이곳 저곳을 다니시던 때와 달리 운신의 폭이 좁아
답답하신 마음에 제가 그리우신 듯...
사실, 저도 일찍 형님댁으로 엄니를 뵈러 가고는 싶지만
내 집에서 편안히 으뜸부끄럼 가리개 쪼가리만 입고
마음껏 뭉기적 거릴 수 있는 것에 비해
깔끔한 성격의 형님댁에서 지내는 것이 불과 며칠일 지언정
나이드신 형수님께서 매끼니 챙기는 것과
틈나면 청소기를 들고 이곳 저곳을 누비는 형님의 행동 또한 눈치가 보여
가급적 머무는 시간을 작게 가지려고 하는 제 마음과 달리
엄니께선 좀더 오랜 시간을 저희 식구들과 함께 하고 싶으신 거 겠죠.
늦은 아침을 먹고 커피한잔 들고서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동1로 도로를 보니
평소와는 달리 올라가고 내려가는 차들이 무척 많이 보이는군요.
자식들은 안오는데 저는 엄니를 뵈러 갑니다.
젊어선 아버지 제삿상에 올릴 정종이 댓병들이로도 부족했는데
이젠 조그만 병 하나도 남습니다.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인원 수가 줄더니
이젠 다 늙은 아들 셋이 제사를 지냅니다.
앞으로 울 아버지 제삿상을 제대로 차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명절 연휴 아침에 와싸다 자게를 들여다 보다 불현듯 생각나서 쓴
별로 즐겁지 않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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