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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이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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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18:3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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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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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이것..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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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가입일자 : 2004-06-0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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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낚시성이 다분히 있지만
암튼 제가 극진히 사랑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호랑이도 무서워 한다는 곶감.
울 마님은 그걸 잡수면 밸브가 막힌다고 절대 기피하는데
사실 울 마님뿐만 아니라 모든 마님들 츠자들도 같을 겁니다.
감 꼭다리에 거 뭐시기냐 그 탄닌(?) 성분인지 뭔지가
원활한 배변 활동을 방해하기 땜시 기피를 한다고 하지만
이날 입대껏 살아오믄서 변*란 걸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는 저는
무척이나 곶감을 좋아합니다.
'무신 지 혼자 곶감 좋아한다는 야글 장황하게
쓰고 자빠졌느냐?'
하고 승질내실 회원님들이 분명 계실겁니다만...
이렇게 장황하게 쓸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울 마님께서 평소 드시질 않는 곶감을 한상자 갖고 퇴근 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거 같아서 직원 가족이 판매한다고 해 하나 갖고왔어"
저는 그 곶감을 받아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 했지만
애써 평정심을 갖고서리 앉은 자리에서 곶감을 무려 4개나 낼름 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쫄깃한 첫 맛과 씹을수록 안에서 몰랑몰랑 모찌 터지듯
흡사 얼라 궁디살 처럼 야리야리 하게 밀려 나오듯
좀더 적나라 하게 야그하자면 마님 찌찌 언저리 만질 때 같은
곶감의 그 촉감과 달콤함.
이건 평소 곶감을 잡솨보지 않으신 분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림돠.
집구석에 틀어박혀 야금야금 먹다보니
한상자가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게 다 없어지자
마님께서
"두 상자를 며칠 전에 구매했다"
면서 갖고 와서는
"한상자는 명절 때 엄니 갖다드리고 한상자는 당신이 드셔,
그렇게 곶감을 먹어도 변* 안걸리는 걸 보면 참 당신도 대단해..."
이러면서 꼭 뒤끝을 작렬하더군요.
자기가 변*에 걸리는 걸 왜 나를...ㅡ,.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입이 귀 뒤에 걸려 혼자 실실거리면서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박스를 뜯어 곶감을 한무데기 들고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맛을 즐기려고 한 입 콱 물었는데...
'아! 띠바....'
어금니로 정확하게 곶감의 씨 정중앙을 깨물음과 동시에
제 귀중한 오른쪽 턱관절에서
'서걱......'
하는 소리가 나드만 귓귀녕 바로 밑에서 부터 대구빽 쪽으로
전기가 쨔르르르르르...
10여년 전에도 한번 감자탕 괴기 발라 먹다 뻬다구를 씹어
수개월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고생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또.....ㅡ,.ㅜ^
담날, 제가 매일같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을매전 글에 등장하는..)
으사쌤과 야그를 했드만
"당분간 턱관절 크게 벌리지 말고
질긴 오징어 같은 거나 오래 씹는 것들은 삼가하고
부드러운 것들만 먹고 대충 씹어 턱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셔,"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고,
그너메 코로나 땜시 매월 만나서 수다 떨던 동생들(와싸다 벙개모임)과
거의 1년 가까이 못 만나 얼굴조차 잊어버릴 뻔 하다
어제 증말 수백년만에 자주가던 갈빗살 집에서 모여
연탄불에 기름 좔좔 흐르는 괴기를 먹었는데
그 좋아하는 괴기를 어렵게 4조각 얼기설기 씹는 둥 마는 둥
입안에서 굴리다 꿀떡하고는 내리 집게들고 굽기만 했다는.....ㅠ,.ㅜ^
2상 '마님이 내가 좋아하는 곳감을 갖고와서 먹다 턱관절이 삐끗해서
동생들과 모처럼 만나 맛난 쇠 갈빗살도 제대로 못먹고 굽기만 하다 왔다' 고
짤막하게 쓰면 될 걸 드럽게 길고 장황하게 쓴 재미읎는 글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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