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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22-01-27 00:56:27
추천수 12
조회수   938

제목

참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글쓴이

이정석 [가입일자 : 2013-01-27]
내용
2019년 연말 웬 듣도보도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된 이후 

2년이 넘어가도록 전 세계는 그 종말이 언제인지 알수도 없을만큼 아수라장에 빠져 있습니다.

그저 버릇처럼 마스크는 항상 챙겨야 하고

혹시라도 잊어버리기라도 할 양이면 부랴부랴 집으로 되돌아가거나

그 짧은 시간동안의 맨얼굴에도 사람들의 눈총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휴대용 가방이나 차량에는

항상 여분의 마스크를 준비해야 하고

그것도 또 못미더워 두번 세번 다시 확인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생활반경 곳곳에 마스크를 처박아두게 되고

혹시라는 불안감에 또다시 마스크를 주문해서 이곳저곳에 쌓아두기를 반복합니다.



그렇다고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꼴뵈기 싫은 인간을 마주칠 때나

굳이 아는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을 지나칠 때는

그 마스크가 매우 효과적인 안면 차단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특히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쓰고나면

웬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모른척 지나칠 수 있어

나름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는 잇점도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눈꾸녁만 내놓고 다니는 세상이 되다보니

마치 "가면 무도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낯빤대기 전체를 훑어볼 수 없으니

이쁜지 못생겼는지,

몇살이나 처먹었는지,

화가 났는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당최 분간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야튼 간에,

이렇게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팬데믹 현상에서

엎친데 겹친격인지 뭔지 몰라도

갑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몸땡이 어디에선가 불편한 기색이 느껴지고

갈수록 신체 기능이 찌그렁부그렁해서

동네 병원엘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보시라고 하더군요.



사실 뭐 큰 걱정도 하지도 않고(약간 불안하기는 했지만)

덜렁덜렁 서울대학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했습니다.

그놈의 검사는 왜 그리도 많은지.....

소변검사, 혈액검사, 엑스레이 검사, CT, MRI, 뼈스캔 등등등

의사가 시키는대로 모든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OO암 3기라고 하더군요.

......그냥 덤덤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마누라에게 검사 결과를 알려줬더니

마치 하늘이 무너진양 찌걱찌걱 울고불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정말로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까짓거 치료하면 될 터이고

혹시 잘못된다고 하더라도

그리 억울하지도 않을만큼 세상을 살았으니까요.



약 1년 6개월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임파선으로 뻗어나간 암세포가 소멸되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것 역시 그냥 덤덤했습니다.

뭐 지까짓께 나를 감히?라는 만용아닌 만용을 뽐내면서 말입니다.



사실 저는 암치료를 받으면서

단 한번도 불안에 떨지도 않았고

"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충만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한번도 제가 "암환자"라는 의식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다수의 부작용 때문에 불편을 겪긴 했었지만 

그것 마저도 감기약 먹고 졸린 현상 쯤으로 치부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국에 암치료까지 받아야 하니

움직일 수 있는 활동반경이 줄어들고

구멍가게 같은 사업마저 돌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참 무료했습니다.

음악을 들어도,

책을 읽어도,

산에 올라가 봐도,

시간은 참 많이 남아돌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운동이었습니다.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무조건 1년 티켓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런닝머신을 선택하고

무조건 40분 동안 빠르게 걷고 달렸습니다.

그 다음에는 각종 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을 하면

대략 2시간 30분~3시간이 흘러갑니다.



운동 후 샤워를 하고 나오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걷는 발걸음도 웬지 모르게 당당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기를 벌써 10개월째,

어느덧 울근불근 근육도 제법 생겨났고

골격근량도 85%를 넘어갑니다.

처진 가슴도 올라붙고

내려처진 똥배도 거진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 대한도 지나고 

구정을 지나면 입춘이 도래합니다.

또 깨구락지 튀어나오는 경칩을 지나치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기운이 산천초목을 깨울 것이고

그 다음에 꽃도 피고

열매를 맺는 계절이 돌아올 것입니다.

또 그 다음엔 여지없이 동장군이 세상을 호령할 것이며

사람들은 당연하듯 또다시 따뜻한 봄날을 기둘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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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의 2022-01-27 01:24:26
답글

저랑..비슷한..일을..겪으셨네요...
다행이십니다...
항상..건강히..누리시길요.

이정석 2022-01-27 09:46:53

    아 전의님....
눈팅 하다가 저와 비슷한 시기에 발병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어떠신지요.
당시엔 경황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태원 2022-01-27 01:30:45
답글

오랜만에 뵙습니다
암세포가 소멸이라면 정말로 다행이네요
건강이 최고네요
이제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ㅎㅎ

이정석 2022-01-27 09:49:39

    네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소멸되었다고 해도
주기적으로 병원은 다녀야 한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의사가 시키는 대로 따르긴 해야겠죠...
암튼 감사합니다.

장순영 2022-01-27 05:41:17
답글

대단하십니다…코로나 때문에 끊었던 헬스를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이정석 2022-01-27 09:52:00

    그냥 요즘에는 "운동이 투자다"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또 하다보니 그동안 불궈논 근육이 아까워서라도 끊지를 못하겠더군요.

조재호 2022-01-27 08:55:51
답글

꼭 완치되시길 빕니다. 와싸다에서도 자주 뵙고요.

이정석 2022-01-27 09:53:15

    네 감사합니다.
이제 종종 찾아와서
잡글이라도 올리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송형진 2022-01-27 09:36:11
답글

저도 작년에 수술대에 누울일이 있었더랬는데요. 암이긴 했지만 비교적 가벼운 것이라 지금은 거의 회복한 상태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 잃지 않으시고 이겨내시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습니다. 요즘 보면 와싸다 자게가 이모양이라서 여기서 자주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리기도 조금 그렇긴 하지만 가끔씩이라도 소식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정석 2022-01-27 09:57:26

    아 그러셨군요.
평생 거의 갈일이 없었던 병원을
거의 출근하다시피 다니다 보니
참 아픈 사람도 많더군요.
암튼 회복 축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진수 2022-01-27 09:39:44
답글

암을 이기셨으니.. 이젠 꽃길을 가셔야쥬...

늘 건강 하시고.. 까치까치 설날은 이제 부터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유.. ㅎ

이정석 2022-01-27 10:14:07

    까치까치 설날....
제가 쬐깐할 때 누나와 형이
"섣달 그믐날 잠자면 눈이 붙는다"라고 해서
눈을 부릅뜨고 버티다가 결국 잠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설날 아침에 일어나니
진짜 눈이 붙었더군요.

너무 당황스러워 울고불고 난리가 났는데
누나와 형은 물론 엄마도 깔깔거리고 웃었습니다.
"어젯밤에 잠자면 눈이 붙는다고 해서 우리는 하나도 안잤는데
네가 그냥 자니까 눈이 붙은거야"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당시 얀일곱살(여섯살~일곱살)쯤이라
세상 서러워 울고 있는데
엄마랑 누나 형이 깔깔 거리는 것이 무척이나 원망스럽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심청이 같이
"쩍!"하고 눈이 떠져 세상이 보였습니다.
......!

나중에 저도 똑같은 장난을 동생한테 했지만
잘 때 밀가루 풀로 눈에 바르면 굳어버리고
울고불고 하면 눈물에 밀가루가 녹아 눈이 떠졌던 것입니다.
^^

진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정훈 2022-01-27 09:54:43
답글

어려운 일을 마치 남의 일인양 헤쳐 나오셨네요!
역시 글 쓰시는 솜씨 마냥 인생에 대한 철학도 대단하십니다!
거기에다 운동도 하셨으니 심신이 모두 젊어 지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건강이 회복 되심을 축하 드립니다~

이정석 2022-01-27 10:19:53

    네...^^
저한테 암이란 놈이 찾아왔다고 해도
사람이 살다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편하게 생각했습니다.
주위에서 오히려 "암환자 맞어?"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의사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요.

암튼 염려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종종 들러서 소소한 얘기를 늘어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광구 2022-01-27 12:23:58
답글

잘 이겨 내신거 같네요..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입니다..

이정석 2022-01-27 13:17:01

    네 매일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답글 감사드립니다.

이종호 2022-01-27 13:09:33
답글

어익후^^ 자게의 명품 작가님께서 오셨네요. 우여곡절이 있으셨지만 잘 이겨내신 모습이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앞으로 종종 늘 언제나 멋진 글과 기품있는 해학과 위트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한번 훼까닥 한 적이 있어 지금은 조신하게 가사노동에 전념하고 몇개월에 한번씩 정석님께서 가시는 혜화동에 정기검진과 약을 배급받으러 다닙니다. 어쩌면 한석규와 전도연이 스치듯 만난것처럼 우리도 혜화동 언덕길에서 스쳐 지나갈 수도 있겠네요^^

이정석 2022-01-27 13:22:03

    아이고~오 종호님.....!
증말 오랜만이시네요^^

근래 와싸다를 눈팅하다고
재기넘치는 표현과 익살스러운 문장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종호님이 다시 내방하시니
와싸다가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쳐나는군요.

언젠가 우연과 필연이 딱 맞았을 때
한번 뵙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멀리 손은효님 찻집에서 한번 만나시던가요^^

암튼 되게 반갑고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마님에게도 사랑받는 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종호 2022-01-27 13:40:15

    저도 정석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은제 한번 꽃피고 새우는 아사무사한 날 한번 은효님네 변두리 까페에서 소담스런 수다를 떠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건강해야 그런 것도 할 수 있으니 늘 건강 챙기시고 마님께 복종하면서 사는 마당쇠가 되세용^^

이정석 2022-01-27 14:51:16

    종호님 그런 날이 오기를 고대하겠습니다^^
은효님의 커피향이 벌써 서울까지 날아 오는 것 같습니다.

bae0005@hanmail.net 2022-01-27 13:17:58
답글

글귀가 참 유려하다 싶었는데
종호님께서 자게의 명품작가라
하셔서 아...역시 했습니다 .완쾌 축하드립니다
새해엔 더욱 다복 히시기 바라겠니디..

이정석 2022-01-27 13:28:54

    아 네...
명품작가라는 칭찬은 너무너무 과분한 말씀이고
그냥 글씨 끄적거리기를 좋아합니다.

암튼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

이종호 2022-01-27 17:56:22
답글

울 명품 작가 정석님께서 등장하시니 자유게시판의 품격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아!!!난 죽었다 깨어나도 명품작가님의 똥꼬 밑도 못쫓아 가겠쥐? ㅡ,.ㅜ^)

장순영 2022-01-27 17:57:07

    아주 좋습니다~~~~

이정석 2022-01-27 21:07:54

    종호님...
저도 종호님이 돌아오셔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재기 넘치고 유쾌한 종호님의 글을 읽으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암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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