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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 오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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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6 16:0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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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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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 오디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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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진 [가입일자 : 2000-11-0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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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싸다에 글을 쓰는게 백만년만인가 싶네요.
가입일을 보고 잉? 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와싸다가 창립 21주년이라니 제가 와싸다 회원인지도 그쯤 되나보네요 ㅎㅎ
초창기에는 그래도 사용기도 쓰고 해서 문화상품권도 타먹고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먹고 사는게 바쁘다 보니 어쩌다 한번씩 들러보거나 장터에서 물건이나 구경하거나 하게 되더군요.
그땐 그래도 젊어서 그런것들도 재미있었나 봅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앞자리가 5로 바뀌고 나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느샌가 요즘 애들이 말하는 꼰대아닌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릴때 들었던 이야기가 잘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남는 것 처럼 오디오도 초보일때 헤매면서 고수님들에게 줏어 들은 이야기가 오래가는 것 같아요. 시대가 바뀌고 기기도 바뀌고 성향도 바뀌어가지만 그래도 전가의 보도 처럼 여겨지는 "명기"들을 여전히 주워섬기는 것만 봐도 그렇죠.
그래도 알텍이지... 시디피는 머라해도 스튜더야... 웨스턴 들어는 봤나.. 썩어도 탄노이야... 소리가 심지가 있어야지... 요즘 오디오들은 너무 가벼워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고 이런 것들도 고정관념의 일부이자 오디오쟁이로서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주에 콩치노콩크리트라고 웨스턴 대형기와 오리지널 앰프를 설치해서 제대로 아날로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새로 생겨 지난 여름에 두어번 방문을 했었는데요. 흔히 볼수 없는 기기들이어서 호기심도 기대도 상당했었습니다. 처음엔 위용자체에 좀 압도당하는 부분도 있고 해서 좋은가 했었지만 결국은 빈티지와 아날로그(엘피)의 한계를 조금 들여다보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거의 궁극의 셋팅인데도 말이죠.
빈티지가 나쁘다거나 소리가 이상하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이건 성향이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오디오라는게 개인적인 음악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다 보니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 맞겠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좀 더 폭넓은 음향도 들을수 있게 된 것일텐데, 마음만은 여전히 향수에 젖어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것이죠.
이것은 비단 오디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해봤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면 자기 고집도 많아지고 본인의 마음속에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좀처럼 양보하지 않게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내 기기세팅이 세계최고 인것은 나만을 위해 연주해주는 기기이기 때문인것뿐 모두에게 완벽한 세팅일 수 없음을 인정할 줄 아는 것도 나이들어가며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오디오 기기도 저건 너무 현대적일 것 같아. 음원플레이어 같은건 아날로그스러운 맛이 없어. 앰프는 그래도 힘이 좀 되어야지. 이런 마음속의 전가의 보도를 좀 내려 놓고 열린마음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오히려 오디오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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