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무렵
모 지인의 모친상을 다녀온 뒤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같이 점심이나 하자고 카톡이 와서
부랴부랴 한껏 멋(?)을 내고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왠 후줄그레한 차림새의 중늘그니가
계속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데
햇볕이 드니 글씨가 잘 안보이는지
이리저리 돌려서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번 힐끗 쳐다보고 내 갈 길을 가려고 하는데
"저기 이것좀 읽어봐 주실래요?"
하면서 제게 핸드폰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느 그 분의 핸드폰을 받아들면서
"이 양반이 근처 집을 찿는 건가? 아님 한글을 모르는건가.."
속으로 생각하면서 핸드폰의 글씨를 보니
외국에서 한화로 백여만원이 결재되었다는
보이스피싱 문자 였습니다.
바로 그 순간,
"아! 젊은이가 아닌가?"
하면서 나를 조금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말투로 나를 쳐다보길래
"이거, 보이스 피싱입니다, 외국에서 물건 사신거 있어요?
없죠? 저도 이런 문자 받은적 있는데 열어보지 말고
바로 지워버리세요"
"여기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컴퓨터 앞에 가서
블라 블라..."
"그런거 다 보이스 피싱해서 돈 뜯어가려고 하는 거니까
바로 전화번호도 삭제 하고 문자도 지워버리세요,
그게 바로 보이스 피싱하는 수법입니다"
"이런 나쁜 놈들을 봤나..블라블라..."
그제서야 나를 신뢰하는 듯이 혼자 분기탱천하고선
주저리 주저리 하는 걸 뒤로 하고
가장 멋진 발걸음으로 뒤도 안돌아 보고
귓귀녕 폰의 볼륨을 한 껏 높이고
코평수를 넒혀가면서 점심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잉가니, 내가 중늘그니라고 미심쩍어 했던겨?"
2상 포장지도 멘탈도 절므니급인 한 잉간의
어떤 후줄그레 한 중늘그니의 잔고 털릴 뻔 했던 걸 도와준
드럽게 재미읎는 야그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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