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L (답변글인데....,)사면에 대한 하나의 관점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21-12-27 20:59:12
추천수 3
조회수   544

제목

L (답변글인데....,)사면에 대한 하나의 관점

글쓴이

양원석 [가입일자 : ]
내용
페북/민경진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노무현에 대해서는 부채의식을 느끼는데 이재명에게는 기대감이 있다 ?



이재명을 “발전도상인”으로 정의한 유시민의 두 지지자 그룹 비교다.



이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보면 노무현?문재인 지지자들은 각자 자신들이 이 둘을 키웠다는 마치 부모같은 마음이 있다.



노무현에는 험지 부산에 민주당 후보로 연달아 출마시켜 석패하며 PK 지역 지지자들에게 안겨준 부채의식이 있고, 그의 비서실장 문재인에는 싫다는 사람 억지로 정치판으로 끌고 와 두번의 대선을 치르게 했다는 부채의식이 있다.



이건 마치 아이돌 그룹 BTS의 팬덤 아미가 멤버들에 대해 느끼는 정서와도 유사한데, BTS 유엔총회연설 동영상에 댓글을 남긴 지구촌 팬들은 마치 애써 키운 귀한 자식의 대학졸업식에 온듯한 아련한 반응을 보였다.



팬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K팝 특유의 덕질 문화를 잘 보여준다고 할까.



그래서 노무현, 문재인, BTS의 공통점은 내가 키운 자식이라는 정서를 핵심 팬들이 공유하고 있다는거다.



이에 비해 이재명은 혼자 돌맹이처럼 굴러가며 마침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살아남았다는 생존서사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이재명의 지지자들이 부채의식이 아니라 그가 내게 뭔가 해줄거라는 기대감을 이 정치판 생존자에게 갖고 있는 것이고.



후일 임기 중에 내가 키운 자식이라는 유권자의 부채의식까지 결합하면 그는 문재인 못지 않은 높은 지지율을 누릴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후보와 지지자의 이런 정서적 애착이 진보 후보만의 전유물이라고만 보는가?



내가 보기에 “내가 키운 자식”이라는 유대감이 가장 강력하게 결합한 경우는 바로 박근혜와 70-80 세대인데 말이다.



젊은 세대는 “도시의 회색 콘크리트” 어쩌구 하며 아파트 문화에 정서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어르신 세대는 오히려 콘크리트에 아련한 향수를 떠올린다.



그건 뭐든 뜻하는대로 이루어지던 평생고용 냉전시대의 낙관주의와 이 콘크리트가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으니까.



박정희와 한 시대를 같이 한 70-80의 특징이라면, 우선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보편 고등교육을 누린 세대라는 것이다.



학력 컴플렉스가 강한 70-80의 윗 부모세대는 그저 이들을 지원만 할뿐 간섭할 여지가 없었다. 과거급제만 하면 모든게 용서되던 조선의 문화에서, 집안 최초로 고등교육의 수혜를 입은 이들의 당시 자존감이 얼마나 하늘을 찔렀겠는가.



이들 세대가 박정희와 함께 이룬 것이 바로 산업화와 모두가 완장을 찬 새마을운동이다.



박정희는 말년에 독재를 일삼다 김재규의 총탄에 사라졌고 그의 딸 박근혜는 수십년 유폐생활에 들어간다.



골방의 중년 싱글녀를 거친 정치판으로 소환해 낸게 누구인가.



바로 박근혜 영애와 산업화시대를 같이 한 70-80 아니던가.



정치 싫다는 사람, 두차례나 대선판에 귀잡아 소환해 낸 문재인의 경우와 도대체 뭐가 다르냐고!



그래서 우리는 세대마다 내가 낳은 자식 하나 대통령으로 키워냈다는 자신들 만의 각자 강고한 BTS 아미 팬덤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신들이 노무현 문재인을 볼때 느끼는 그 아련한 팬덤을 70-80도 박근혜에 똑같이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게 세대 갈등을 해소하는 첫 걸음이다.



“강릉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지어 자식 다섯을 기른 아버지에겐 새해 선물이 될 것이다. 젊은 날 동네 새마을 지도자로 마을 앞 도로도 넓히고, 박정희 대통령의 선물을 받고, 국회 방문하여 공화당 국회의원의 기념품도 받고, 전주이씨라 종묘에 가서 사진도 찍고… 그것이 찬란한 젊음이었기에 박근혜 탄핵 정국에선 눈에 증오의 불이 이글거렸고, 그 불길은 가족의 상처를 환기시켜 그 해 겨울을 소원하게 보냈다.”



“탄핵 후 아버지는 갑자기 시간 관념이 흐려져 치매 검사를 받은 후 며칠 동안 말을 잊고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난 후 더는 박근혜를 말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와 주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받고 소형 트럭을 몰고 여전히 농사를 조금씩 짓고 살아가는데, 아마도 박근혜의 석방은 코로나의 고통 속에서 꽤나 위로가 될 것이라 짐작한다. 자식들 앞에선 아무 말 않겠지만 함께 기뻐할 마을회관은 문이 닫혀 있어도 그 소식이 치매가 오는 속도를 늦추어 줄 것이고 강릉의 대다수 노인들에겐 선물이 될 것이다.”



PSB 독자께서 어제 전한 어느 70-80 박근혜 지지자의 근황이다.



세대의식이란 결국 인정 투쟁이다 ? 태극기 어르신들이 주말마다 광화문에 모여 자신들의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소환하고, 386이 1987년 승리의 기억에서 세대 정체성을 확인하듯 말이다.



우리가 “이해한다”만 제대로 해도 산업화, 새마을운동같은 과거의 정당한 노력을 민주당에 부정당했다는 70-80의 서러움은 일단은 풀릴게다.



윤가의 쓸모를 나는 쇠망치라고 정리했다. 임기 후 대대적인 검찰 수사로 전직 대통령을 감방에 보내 괘씸한 문재인을 혼내줄 복수의 화신.



노무현을 자살로 밀어붙인 이명박을 감방에 보내 당신의 마음 한켠 부채의식을 덜수 있었다면, 어르신들의 아이돌 박근혜를 영어의 몸으로 만든 문재인 역시 감방에 보내야 하는거다.



그게 바로 노무현 문재인 박근혜 BTS처럼 내가 키운 자식이란 강력한 애착으로 화학적 결합을 이룬 팬덤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그 복수의 기대감을 윤가에게 전적으로 투영했기에, 그가 결국 국힘당의 대선후보로 뽑히고 한동안 40% 후반대의 높은 지지율을 누렸던 것인데…



어라! 어르신들의 아이돌이 성탄 특사로 느닷없이 세상에 나오셨네!



이러면 박근혜의 한을 풀어줄 쇠망치로서 윤가의 효용은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에게 오차범위 바깥으로 밀려난 윤가의 지지율이 바로 그 때문이다.



박근혜가 세상에 나왔으니 어르신들의 부채의식도 눈녹듯 사라졌고 더불어 윤가의 시급한 필요성 또한 사라졌다. 복수의 쇠망치라는 1차 용도가 사라진 윤가는 그저 삼프로 TV 앞에서 헛소리나 해대는 바보일 뿐.



박근혜의 건강상태는 매우 심각했던 모양인데 혹시라도 겨울을 못넘기고 옥사라도 한다면 죽은 사람은 무조건 영웅을 만드는 대한민국 분위기에서 선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아니 당신 역시 노무현의 자살 하나로 임기 중 그의 온갖 허물을 덮어버렸으면서 남 이야기 하듯 하지 말라니깐!



그렇다.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한국인은 세대 불문 격렬한 인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70-80은 산업화시대의 花樣年華를 추억하고, 20-30은 우리는 그런 花樣年華의 기회조차 없었다며 지독한 자기연민에 빠져있고…



이들 중간에 낀 40-50이 바로 위 아래로 용돈 주면서 이들을 달래야 하는 세대다.



만인이 만인에 인정투쟁을 벌이는 한 맺힌 사람들의 사회… 누구나 찬란한 花樣年華 한 자락씩은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사회.



박근혜 사면은 박근혜에 대한 사면이 아니다. 박근혜를 정치 아이돌로 키운 부모세대의 부채의식을 씻어내는 한 바탕 푸닥거리지.



그렇게 윤가의 쓸모 또한 같이 끝이 날 것이고…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