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원래 제가 DVD프라임에 올렸던 글입니다.다소 치사한 내용

이라서 거기서만 읽히길 바라고 퍼가도 되냐고 했던 분의질문에 그러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애니매이션 업계의 별거 아닌 진실중 일부분을 관객

들도 아는게 나쁘지만은 않을거 같아 직접 퍼 올렸습니다.)



한국영화. 이젠 메이저가 다 됬습니다.재미있고 다이내믹합니다.우수합니다.

왠만한 헐리웃영화가 더 허술해보일때도 있습니다.몇몇 영화는 한국인만이 할 수있는것이

무엇인지를보여주고 또 증명해줍니다.



한국영화의 약진은 창작문화에 의한 거대산업의 존재를 증명해주었습니다.(물론 개중에는

급조된 한국영화 붐에 "무임승차'해서 관객들의 관대함이나 무지등을 이용.얌체같이 돈만

벌고 배신감 느끼게 만드는 그런영화도 꽤 있지요.)

그리고 애니매이션업계에도 창작에 의한 생존이라는 명제를 들춰내고야 마는 결과를

이 한국영화의 성공의 부수현상으로서 가져다주엇습니다.



문제는 애니업계의 너무나 오래된 하청역사였는데

여기 DVD프라임에서 발견되는 글들을 보면 가끔식 한국애니매이션의 대가들에 관한 언급을

봅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적지않은 오해(!)를 보게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 내용에서 망설여오던 몇가지 이야기를 풀어보고싶습니다. 일단은 저자신 몸담고 있는

애니매이션업계의 ,애니매이터들의 .이런저런 문제점들..그리고 애니매이션영상을 사랑하는

들이 도움을 주고싶어한다면 그 방법이 무엇인지.그런 다소 터부시되어왔던 이야기들이죠.

상당 부분이 애니업계내에서 "이제는 말할 수있다"고 외칠만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만화 '열혈강호' 아시죠.이 작품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라면 저로서는 한없이 부정적인 말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릇으로 그대로 똘똘뭉친후인체뎃생에 관한 깊이있는 연구가 없는체 그대로

굳어져 이그러지고 삐걱대는 못생긴 그림체나 -동의안하셔도 관계없습니다. 왠만해선 독자들이

그런걸 파악하는경우는 없으니까요.다만 이 작품의 연출은 그런 그림의 헛점을 스스로 모르고

있는듯해서 가끔식놀랍습니다.-독자들에게 동참을 너무나 도움장치없이 강요하는 개울물보다

얕은연출과 내용등...뭐 이런저런 문젯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성공적인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고 있습니다.'최강'보다 '적당'내지는 '적합'한것을 선호하는 한국시장

의 단기적 특징 덕분이지요.

뭐 이런건 다 좋습니다만..아-이야기가 곁가지로 샜습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이걸

애니매이션으로 만들고자 하는 대원동화(예전 이야기입니다.)의 기획이 있었고.그때 저는 그

곳의 애니매이터-신인-엿죠. 데몬스트레이션으로 2분정도분량의 간단한것을 만드는 기획이었습

니다. 작가 자신의 캐릭터 설정이 도착했고 예상대로 그대로 애니매이팅하기엔 억울한

그림이 도착했습니다. 왜 이 작가는 초기적 특성이 프로가 되어서도 고쳐지지않는것일까..

강박관념처럼 꼬박꼬박 찍는 인중이라든가 뒷모습이 되면 한없이 헤매는 덩어리감..

보다 효과적인 리모델링방법이 없는지를 궁리하다보니 그림콘티를 어떤연출가가 이미 완성하고

있었고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그런데 막상보니 애니매이션이 아니고 작가의 화보들을

그냥나열한 구성이더군요. 그러던 중에 간간이 동영상을 넣는것으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작가 전극진의 의외의 모습을 보기도 했었죠.) 그런데



작품중에 주인공 한비광이 검기를 쏘는 장면이 잇습니다.아시죠.검압이 폭풍처럼 공기를 가르고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는... 이 장면을 애니매이션으로 넣기로하고 대원의 어느 감독님이 원화

를 하셨습니다.완성된 화면을 보니 한비광이 공중에 일단 둥둥 떠있고 -꽤 오랫동안-그 상태로

검을 휘두르는것까지 보였습니다.그리고 그 검에서 복잡한형상의 레이저 광선이 발사되고



그 광선에 맞은 악당이 감전되어 괴로워하는 장면이 보였습니다....아마 보신분도 있으시겠죠.

이 영상들은 도서출판 대원의 모 잡지에부록CD에 담겨나갔으니까요.나중에 약간의 수정으로 악

당의 감전은 없어졌지만 대원에서 만들어내는 특유의 탁하고 후진 영상을 이CD에서 볼 수가 있

습니다.

말씀드린 예는 무술영화에 등장하는 고수들의 검법이라든가 그런영상연출에 대한 고찰이 약간

만 잇더라도 근사하게 연출할수있는 경우지만 애니매이터의 창작능력박약이나 정신의 노쇠화

가 작품을 얼마나 확실하게 말아먹을 수있는지를 말해주는 단적인 실례입니다.



그리고 기타등등 이런 전설적이라는분들의 전성기에 떨친

명성이 여지껏 인정되는건 보다 정확히 실행되어야 하는문제입니다.이런 잘못된 지명도때문에

재능있는 젊은 애니매이터들에게 갈 기회가 이들에게 가는것은 이해할수없습니다.



70-8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이들의 역량은 다른 대중문화도 그렇듯이 현역으로 통할 수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그마저도 시키는대로 하는 하청 을 잘한다고 칭찬받던것이라는걸 일단

말씀드리고자합니다.



치사하게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추며 말슴드리고 싶었던 본론은 한국애니업계의 거대한

위기를 이런 글에서나마 하소연하고싶기때문입니다.위의예 외에도 우리 애니매이터들의 감각부족이나 의지박약에관한이야기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반면 영화업계의 스탭들은 너무나 훌륭합니다.

그들의 꿈은 오로지 완성된 한편의 훌륭한 영화필름입니다. 그러나 우리 애니매이터들은

지상최대의목표가 단가비싸고 쉬운 일 이라고 할 수있겟습니다.



상당 수의 애니매이터들이 애니매이션영화 한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이 한번도없으며

그나마도 한편 보더라도 "그림만 본다'며 자막이나 더빙으로 스토리와 연출흐름을 탐구하는것

도 극히 드뭅니다.그리고 그 그림을 본받지는 않고 그냥 그리던대로 그리죠.

공중파 tv프로에 애니매이션영화에서 사용되는 트렌디한 연출이 사용되어 '방송국pd들도 애니

매이션을보는구나' 하는발견도 애니매이터들은 느끼지 못합니다.영화고 애니매이션이고 보질

않으니 그럴밖에요. 그렇게 되면서 원더풀데이즈 같은 거대기획이 있어도 애니매이션제작을

이해하는 애니매이션감독이 맡게되질 않는거죠.엉뚱한cf감독이 120억원을 말아먹는

상황이 오는건 상당부분 애니매이션업게 자체의 잘못입니다.(모든cf감독을비아냥대는게 아닌

거 아시죠)



여러분이 줄줄 읊는 애니매이션작품과 그 줄거리 플롯.텍스트 등을 가지고 가까이에 접하는

애니매이터에게 대화를 요청해보세요.반 정도는 그가 애니매이션 일을 좋아서 하는게 아

니라는걸 스스로 드러내고 말 것입니다.아니..애니매이션뿐 아니라 문화라는것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을겁니다.



한국의 애니매이션 관객들이 한국애니업계에 줄 수있는 도움은 영화의 경우와 마찬가지일겁

니다. 엄격한 모니터링.그것도 영화의 경우보다도 기본적인-작품이 몇 안되니까-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한 여론.이런 것이겠습니다.예를 들어 오세암 같은 작품의 서정미는 찬양할수

잇겠지만 후반에 관객이 느껴야 할 감동을 주절주절 설명하는 관세음보살의 등장같은 감독

의 연출 실수 같은건 무섭게 비난해야 하겠으며 잊을만 하면 이따금 튀어나오는 옛날

한국 극장용애니매이션같은 화면을 지금까지 내미는 후진 애니는 완전히 압살시켜야

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주들의 몰이해로 1차 흥햏성공은 거의 포기상태인 국산애니의

2차 판매...dvd!...를 도와주세요.ㅎㅎㅎ 사실상 가장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dvd는 컬랙터로서의 제가 그 등장소식을 듣자마자 너무나 기뻐했던 그런매체였엇지요.

전 이dvd가 언젠가 분명히 한국애니매이션을 살릴 거라고 굳게 믿고잇습니다.^^

부끄럽고 외람된 이야기들을 충동적으로 올려버리고 말았습니다.저는 이 내용외

에도 "임금님의 당나귀 귀'를 많이 갖고 있는데 다 부질없는 내용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며 언젠가 제 자신의 작품을 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잇습니다. 그런 일이 있더라도

누군가가 신랄한 비판을 할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진정행복할것같군요.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