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등성이 바람이 따갑다.
1시간 정도 산마루를 피해 비탈길만 타고 왔다.
얼은 몸도 녹일 겸 비상식량 조달차 e-마트를 다녀왔다.
e-마트에서 가장 큰 단일 코너는 단연 라면 코너를 꼽는다.
라면은 나뿐만이 아니라 국민 비상식품이다.
요즘은 라면이 떨어지면 쫓기듯 불안하다.
라면 코너에서 가장 활발한 기업은 오뚜기 기업이다.
오뚜기 제품만 홍보하는 담당자가 따로 있을 정도다.
이 오뚜기 아줌마는 나랑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친하다.
라면 코너 입구를 들어서니
버선발로 쪼르르 뛰어와서 인사하는 매우 경우가 밝은 여자다.
코로나 계엄령에 목구멍에 거미줄 치는 내 사정은 조금도 없다.
"닭개장 라면"이 나왔다고 살랑살랑 꼬리를 친다.
한 봉다리에 3개가 들었다.
59xx 원?, 뭣이여, 이거 너무 비싸잖아!
개당 2000 원씩이네?
일 없수?
오뚜기 새로 나온 비싼 짜장면 2개를 덤으로 준단다.
찌익~, 박스에서 짜장면 두개를 꺼내어 닭개장면과 테이핑을 한다.
(음메, 아짐아, 돈은 내가 내는데...)
지난번엔 계산대에서 따로따로 돈 다 받아버리더니만?
그땐 실수였다고 사과드렸잖아유~?
(아이구, 이놈의 호구 또 물렸구나 ㅎㅎㅎ)
그나저나 우리 커피는 언제 마실꺼유?
코로나 끝나고 마셔유?
에라,
개 같은 文코러나 땜에...
앞길이 구만린데... 써글 놈!
낄낄낄
깔깔
...
입양아,
마트에서 라면 사고팔듯 하자는
정신 나간 놈은 미친놈일까? / 치매일까?
억울하게 죽은 정인이 때문에
몸살을 앓는 우리 사회가 안 보이는 모양이다.
뱃속에서 엄마가 배 아파서
포기해 버린 놈 같이 횡설수설한다.
너를 보니 귀태(鬼胎)는 참 점잖은 말이다.
봄이 오면 뭘 할까?
그냥 마스크나 끼고 있겠지,
차라리 여름을 기다리는 게 낫겠다.
여름이면 희망이 보일까?
코로나 따라가는 文의 상엿소리 들린다.
쌓인 피로를 뜨거운 볕에 말리며
멀리 실바람을 가슴에 채운다.
아, 한겨울 꿈이었구나.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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