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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非對面), 가을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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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8:2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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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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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非對面), 가을 편지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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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윤 [가입일자 : 2003-05-30]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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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非對面)
가을 편지
가수란 나에게 무엇인가?
"계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존재",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이 가을엔 이렇게 쓰고 싶다.
고향길 길목을 지키는 코로나 때문에 제주도가 몸살이 났다.
발걸음마다 코로나가 길을 막는다.
수십편의 가을 편지를 쓰며 강변을 쏘다녔다.
강바람이 지난 자리에 코로나 부역자 내음이 물씬하다.
이 가을을 최양숙의 "가을 편지"로 연다.
이 허전한 불안이 전부 이 가을 탓이다.
김민기가 작곡하고 글은 高銀의 시구( 詩句)이다.
이 "가을 편지"를 만든 사람들도 이제 기억의 저쪽으로 멀어진다.
졸수(卒壽)를 코앞에 둔 高銀 시인에게는
둥그스름한 엉덩이가 또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해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받아 주세요
고은의 절절한 시어(詩語)이다.
이 가을,
고은의 손가락 더듬이가 탄다.
영미의 엉덩이도 붉게 탄다.
코로나 마스크도 덩달아 춤을 춘다.
내 가을도 이렇게 속절없이 무르익는다.
이 가을만은
어느 더듬이를 비난하거나
누구의 엉덩이도 원망하고 싶지 않다.
가을 남자, 가을 여자,
모두가 이 코로나 가을 속에 있다.
이 가을엔, 비대면 편지를 쓰고 싶소.
이 가을엔, 비대면 시를 쓰고 싶소.
외로운 여자여,
모르는 여자여,
해매인 여자여,
제발 받아 주세요.
이 가을도 금방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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