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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20-07-23 12:54:52
추천수 3
조회수   990

제목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내용







집사람이 한체격 합니다.
게다가 머리까지 짧게 깍고다니니 할머니들이나
대충 쳐다보는 사람은 남자로 오인할때가 간혹 있습니다.
언젠가 직장에서 가족사진을 보고있는데,
옆에서 힐끔 보던 동료분이 집사람을 가르키며,
"이 분은 형님이야?"


집사람과 시장에 같이 간적이 있는데,
잡곡을 팔고있던 할머니가 집사람에게,
"아저씨 완두콩 좀 사가세요."


여자로 봐주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가구점에 책상 하나를 보러갔는데,
제 얼굴만 알고 집사람 얼굴을 처음 본 가구점사장님 왈,
"오늘은 누님과 같이 오셨네~"


한번은 장을 보러갔던 집사람이 이거저거 사다보니 무거워서 못들고 온다며,
가질러오라고 전화를 하기에,
오토바이를 타고 실러갔는데,
야채노점상 할머니가 저를 보더니,
"아이구 오늘은 아드님이 짐을 실러 왔네 참 착하기도하지."
헐~ 아무리 오토바이에 헬멧을 쓰고 있더래도 아들로 보다니..ㅋ


집사람이 저보다 세 살 아래인데,
한체격 하다보니 이렇게 오인받을때가 있습니다.
처음엔 기분나빠하더니 이런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이젠 피시식 웃고 넘어갑니다.


물론 집사람이 처음부터 이렇게 한체격 했던건 아닙니다.
아래 그림은 제가 33 년 전에 그려준건데,
날씬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홀쭉(?)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데는 다 저한테 원인이 있습니다.
시집오면 손에 물안묻히게 해준다며 꼬셔서 데려다놓고,
38 년 동안 지지리궁상으로 살게 했습니다.
마음만은 항상 손에 물안묻히며 살게 해주고 싶었기에,
거짓말을 했던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론 거짓말이 되어버렸네요.
못난놈하고 살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어요.
스트레스받으면 먹는거로 푸는 사람이 있다는데,
집사람이 바로 그런 경우인것 같습니다.


음식을 먹는 집사람을 보면 참 맛나게 먹습니다.
같이 먹고있는 사람마저 식욕이 돌게 합니다.
고생만 시킨게 안스러워 보이기도하고 맛나게 먹는 모습이 이뻐보여서,
음식먹는거에 대해서 뭐라 한적이 없습니다.
다행이도 38 년을 같이 살며 아직 몸이 아파 병원에 간적이 없습니다.
같이 사는동안 화를 내는걸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입니다.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가 집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면,
피로가 눈녹듯 녹아내립니다.
그것이 38 년을 함께한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비록 겉모습은 볼품없는 행색일지라도
그 내면은 천사처럼 가벼운 날개짓을 하며 하늘을 날고 있다는걸 알기에,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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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2020-07-23 15:01:15
답글

오랜만에 오셨네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대로 백년해로하시기 바랍니다...@&&

조창연 2020-07-24 08:08:28

    종철엉아 오랫만입니다 첫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백년까지야 바라겠어요.. 앞으로 몆 년을 더 살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래온것처럼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종철엉아도 항상 건강하세요~

정정훈 2020-07-23 15:38:25
답글

하루 하루가 행복하시겠습니다!!
남은 세월도 더욱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조창연 2020-07-24 08:09:18

    네 감사합니다
정훈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 되세요.

송수종 2020-07-23 16:36:01
답글

오랫만에 좋은글 잘 봤습니다. 두 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조창연 2020-07-24 08:10:10

    좋은 덕담의 말씀 고맙습니다
수종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손은효 2020-07-23 17:19:30
답글

전에 봤던 조창연님의 자화상과 사모님이 너무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부부는 역시 닮는거군요
식욕 좋기는 제 아내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점포의 제빵류 취급을 고민할 만큼 아내가 소비하는 양이 많아서요^^
가벼운(?)분들의 특징인 낙천적이고 큰 포용성은 조창연님께서 편하게 살아오실 수 있는
동력이 되었을 겁니다 - 제 경우에 그렇거든요-

조창연 2020-07-24 08:10:58

    은효님.. 부부가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서로의 몸짓과 표정과 말투를 따라하게 된다는군요.
그래서 닮아진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많이 닮은 모습의 부부를 종종 보곤 합니다.
말씀처럼 낙천적이고 큰 포용성을 가진 집사람 덕분에,
힘든 세월을 잘 지내왔으니 이젠 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줘야겠습니다.
가끔 올려주시던 글과 사진을 통해 은효님의 가족모습을 보면,
저 이상으로 금슬좋은 부부라는걸 알겠더군요^^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장순영 2020-07-23 17:35:39
답글

"이 분은 형님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창연 2020-07-24 15:20:56

    ㅎ ㅎ ㅎ 웃어야지 뭐 어쩌겠어요
그분은 보이는대로 얘기한것 뿐인데요ㅋ

김준남 2020-07-24 04:31:16
답글


와... 정말 아름다운 글과 그림입니다.
가운데 작품도 사진이 아니고 그림이란 말씀이시죠? 와...^^

이대로 계속 행복하세요~


조창연 2020-07-24 08:18:22

    준남님.. 감사합니다.
가운데 그림은 30 여 년 전에 현직일때 그린거고,
이후 직업이 바뀌면서 그림을 안그렸습니다.
연필그림은 최근에 시간이 생겨 조금씩 손대고 있습니다.
그림을 계속 그렸다면 지금쯤 상당한 실력이 되어 있을텐데,
그러지못한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준남 2020-07-24 10:05:15

    지금도 충분히 상당한 실력이십니다. ^^

조창연 2020-07-24 10:42:27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창식 2020-07-24 13:52:01
답글

그림인지 사진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훌륭한 솜씨입니다.
근데 죄송하지만, 그림을 보니 글 내용이 너무 잘 이해됩니다. ㅋㅋ
예전에 좋은생각이라는 월간지를 한 십여년 정기구독 했었는데
거기서 보던 글들의 평균 이상으로 내용이나 구성이나 좋아요.
친 민주당 일파가 전세내고 완장질하며 그들의 낙서장이 되어버린
와싸다 정치게시판에서 오랜만에 양질의 게시물 잘 봤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백년해로하시길 바랍니다.

조창연 2020-07-24 18:39:03

    창식님 칭찬 고맙습니다
글 내용이 너무 잘 이해된다는 말씀이 저도 잘 이해됩니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여 이젠 집사람도 아무렇지않게 받아들이니 죄송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 ㅎ
정치게시판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비오는 장마철이지만 좋은 음악 많이 듣는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수영 2020-07-26 09:33:03
답글

두분 금슬이 좋으시네요

어느 한분만 잘 하셔서는 그리 될수없죠 ㅎ

그나저나 그림솜씨가 심상치 않으시더니

역시나 그쪽 밥을 드셨던분이네요...

조창연 2020-07-26 20:02:43

    수영님 글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전에 그림밥을 좀 먹긴했지만,
오래 지속된게 아니어서,
수십년이 지난후 다시 연필을 잡아보니,
긴 공백을 메꾸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걸 실감했습니다.
요즘 트랜드를 보니 제가 따라잡기엔,
어느 가수의 노래가사처럼,
"그 세월이 너무 길었어" 가 딱 맞습니다
그래도 예전 그 시절에 그나마 그렇게 생할했던 기억이 있어,
최근에 다시 취미로 연필그림을 시작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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