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자그마한 양식장 몇개를 십 몇년 간 하다 말아 묵고 넘 밑에 일하러 온 친구입니다.
첨 보는 친군데 애가 참 양반스럽고 어른스럽습니다.
밖에서 좀 잘 나간 티 절대 안 내고요.
첨 하는 일이라 어려운 점이 많은데 일도 거칠고 위험하고 특히나 새파란 조맨한 것들이
막 대할 때도 있지요.
어데 가나 싸가지 없는 것들은 늘상 있기 땜시..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맘이 좀 그렇습니다.
한 일주일 지나서 말 동무라도 해줄 요량으로 슬~ 접근해 서로 말을 까게 됐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보니 자식이 무려 3남 ㄷㄷ
큰놈은 대딩, 둘째놈은 고딩, 막내는 초딩이더군요.
그래서 지가 이랬죠.
나 : 니 쟈들 우찌 키우노?
친구 : 몰라. 에이 C~~
보니 와이프도 꾸준히 밖에서 뭔 일을 하고 지도 조선소 일 말고도 딴데서 얼마씩
돈이 나오는 데가 있긴 있는 갑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불경기에 3남이라니...
해서 또 물었습니다.
나 : 니 노후 대책은 서있나?
친구 : 몰라 에이 C~~ 니는 왜 그리 곤란한 질문만 자꾸 던지노?
나 : 친구 아이가 ㅡㅡ
이래 빨리 가깝게 지내게 된 동기는 물론 나의 썩은 유머와 특유의 코메디빨도 한몫 했겠지만
알고 보니 나 초딩시절 같이 축구했던 친구를 이 친구도 알고 있더군요.
이 친구의 고향은 고성이라 서로 인연이 될만한 연관성은 거의 없었는데
그나마 어릴때 같이 공차던 친구를 서로 아는 탓에 좀 더 빨리 가까워지게 되지 않았나
마, 그래 생각해 봅니다.
딴 데는 모리겠습니다만 40대 중후반이나 50대 초중반에 직장에서 나가리 되서 새로운 일을 배운다고
욕보고 있는 사례들이 많은지 모리겠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바로 앞 행님들과 우리 바로 동상들 세대까지가 참 진심으로 복없는
세대가 아닌가 이래 생각이 드는군요.
80년대에 쌔가 빠지게 일한 우리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초중반 행님들까지는 힘들어도 우야튼
나름의 결실들은 있었던 거 같은데 특히 소유한 부동산으로 현재 배도 따땃할거고..
물론 사정상 놀수는 없어 장사한다고 밖에서 돈 막 깨묵는 행님들도 계시겠지만서도..
PS ; 나 좀 있다가 딴데 갈란다 이랬더니..
그 친구가 가지 마랍니다.
나 말고는 어데 맘 편히 얘기할 사람도 없다면서 ㅠㅜ
그래서 니도 같이 갈래 했더니..
그건 싫다네요.
니 가는 데는 회사가 잘 망한담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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