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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구이..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9-09-27 13:32:23
추천수 4
조회수   1,038

제목

생선구이..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내용



그 옛날 40 여 년 전 종로 3가...
단성사앞 피카디리극장 골목을 지나칠때면,
코끝을 자극하던 연탄불위의 그 고소한 생선구이 냄새를 맡으면서도,
단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그 생선구이백반을 먹어보려고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그때는 돈이 없어서 못사먹기도 했지만,
어린시절 사방이 산으로 막혀, 바다를 볼수 없는 충북 단양 산골에서 살다보니,
생선은 자주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도 아닌데다,
어쩌다 먹게되면 가시발르는게 싫어서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제가,
이곳에서도 사먹을수 있는 생선구이를,
궂이 서울까지 가서 먹으려한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집사람이 생선구이를 무지 좋아합니다.
생선구이를 좋아하다보니,
생선 먹을때마다 서울에 가면 연탄불에 구워주는 생선구이 골목이 있다는 얘기를 자주 하곤했죠.
그랬더니 언젠가는 꼭 가보자고 하더군요.
두번째는 제가 꼭 가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생선구이를 먹고싶어서가 아니라,
춥고 배고프던 시절..
수도 없이 걸었던 그 골목의 추억은,
40 년이 지나도록 제 머리속에 오래도록 남아,
마치 고향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죠.


드디어 40 년 전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영원한게 없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정말 많이 변했더군요.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
해저에 가라앉은 앙상한 선체모습을 보여주다가,
서서히 그 영상위에 침몰전의 화려하고 웅장한 선체 내부와 활기찬 승객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데,
상황은 다르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건물은 현대식으로 웅장하게 바꼈지만,
40 년 전 살아 꿈틀대던 그 생생함이 느껴지지 않고,
쓸쓸한 기운마저 감도는데.. 이건 저만의 생각이겠지요.




그 많던 생선구이집은 다 어디로 가고,
단 한군데 생선구이집이 보이는데,
밖에서 연탄불위에 굽는 방식이 아니더군요.
그 옛날 비 주룩주룩 쏟아지던 이 골목을 지나칠때,
처마밑에서 연탄불위의 석쇠를 뒤집으며 생선을 굽던,
머리 허연 어르신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큰맘 먹고 먼길을 왔는데, 이대로 돌아갈수는 없지요.
물어물어서 생선구이골목을 찾아갔습니다.
종로 6가에 있는 생선골목입니다.
그 중에 숙이네란 식당입니다.






30 년 전통이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렇게 연탄불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더군요





한켠에선 갈치조림이 조려지고..

 



자리에 앉아 모듬구이를 주문하니 먼저 밥과 반찬이 나옵니다.




드디어 때깔도 맛나보이는 메인 모듬구이 입니다.



반쯤 먹고있는데 서비스로 순두부찌개까지..




뭐가 맛있는지 몰라 모듬을 주문했었는데, 먹어보니 고등어구이가 제일 낫더군요.
다음에 또 올일이 있다면 고등어구이로 주문해야겠습니다.

 

맛나게 먹고 식당앞에서 집사람과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식사할땐 못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미인여사장님이 나오시더니 같이 인증샷을 찍어주는 센스까지 발휘하시더군요.
사진을 못올리는건,
올려도 괜찮은지 미처 허락을 못받아서요ㅋ





근처에 동대문이 보여서 한 컷 찰칵!




한번 올라오기도 어려운 일이니,
내친김에 이순신 장군님과 세종대왕님도 알현하고 촛불의 현장 광화문광장을 둘러봤습니다.










예매한 고속버스 출발시간이 여유가 있어, 근처 남대문시장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남대문 한컷!








예전에 TV에 나와 유명한 칼국수골목을 찾아가보고 싶더군요.
칼국수 한그릇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냉면과 보리밥까지 주는데,
점심으로 먹은 생선구이백반때문에 미처 배가 꺼지지않아 음식을 남기고 나올수밖에 없었지만,
한그릇 값으로 세가지 음식을 맛볼수 있으니,
양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배고플땐 이만한게 또 있겠나 싶습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시청역으로 걸어가는데,
마침 덕수궁앞에서 수문장교대식을 하고 있더군요.
TV로 봤던 영국 왕궁 근위병교대식이 연상되는데, 제 기준으론 그에 못지않은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종일 걷다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집사람이 좋아하니 이 정도 쯤이야 얼마든지 버틸만하며,
왜 여행을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된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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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하 2019-09-27 14:11:27
답글

글 즐겁게 읽었어요.
저도 종로에 대한 추억이 많아서 옛생각이 나네요. ^^

조창연 2019-09-28 10:22:03

    이성하님.. 글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종로는 어렵던 시절에 제 청춘을 보낸곳이라, 추억이 많이 서려있습니다.
한번은 꼭 다녀오고싶었기 때문에, 마치 미뤘던 숙제를 한듯하여 마음이 편안합니다.^^

염일진 2019-09-27 14:12:29
답글

좋은 구경하고 맛난 식사 드셨군요.
.

조창연 2019-09-28 10:22:50

    1진을쉰.. 사람도 연어떼처럼 회귀본능이 있는듯 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잊지못하고 다시 돌아가보고싶어하니 말이죠.
제게는 추억여행이지만 집사람은 새 추억이 쌓이는 여행이었겠지요.
뭐가 됐든 집사람이 좋아하니 저도 좋습니다 ㅎ ㅎ

이종철 2019-09-27 14:18:29
답글

젊었을 때 줄서서 티켓팅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 때는 암표가 무척 성행했었죠

그 쪽에 가끔 볼 일이 있어서 한번씩 가면 왠지 허전하더라구요
그래도 서울극장은 리모델링해서 명목은 유지하고 있더군요

좋은 여행되셨네요...@&&

조창연 2019-09-28 10:23:58

    종철엉아.. 암표가 성행했었다는 말씀이 맞아요.
제가 단성사에서 개봉한 '겨울여자'를 보러갔을때,
줄 선 사람의 길이가 수백미터였는데,
지금 바로 볼수있는 표가 있다며, 호객행위를 하는 암표상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었습니다.
그시절엔 젊음을 발산하는 스포츠나 문화공간이 많지않아 극장으로 많이 몰렸었죠.
TV가 대중화되면서 극장은 모두 망할거라했는데,
요즘도 잘만든 영화는 천만관객을 훌쩍 넘는거로 보아, 예나 지금이나 영화사랑은 변함없는듯 합니다.

김준남 2019-09-27 16:42:20
답글

가까운데 사는 저도 사진으로 보니 새롭네요 ^^
덕분에 종로 구경 잘했습니다. ~

조창연 2019-09-28 10:24:39

    준남님.. 맘만 먹으면 다양한 문화혜택을 쉽게 접할수있는 서울에 사는 분들이 부럽긴하더군요.
여름밤 한강변에 돋자리깔고앉아 밤바람 쐬며 캔맥주 한 잔 마셔보는거..
이런거 한번 해보고싶었거든요 ㅎ ㅎ

장순영 2019-09-27 17:53:10
답글

단성사, 피카디리, 스카라, 명보, 국도, 중앙....옛생각 납니다...;;;

조창연 2019-09-28 10:25:23

    순영님.. 언급하신 극장 모두 한 두번씩은 다 가본것 같네요.
허리우드 서울 대한 추가해봅니다.
넉넉한 생활도 아니었는데, 영화보는걸 좋아했던걸보면 사람이 빵만으론 살수 없나 봅니다.

이정석 2019-09-27 18:52:36
답글

ㅎㅎ
옛시절을 회상케 하는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단양 촌양반이 모처럼 한양구경 하셨으니
옛 추억과 함께 퍽이나 감회스러웠겠습니다.

원래 생선구이집은 청계천 2가~4가 뒷골목에 많았고
종로 6가에는 대학천(책 도매상가) 주위에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종묘 앞에 소갈비 백반이 엄청 유명했고
세운상가 옆골목에 닭도리탕은 한마디로 죽여줬습니다.
그리고 충무로 명보극장 윗골목에는 골뱅이 무침이 끝내줬습니다.

창연님 글 읽으니 종로, 청계천, 무교동, 명동을 휩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무교동에는 월드컵이 있었고 명동에는 관광열차가 있었는데
이때 이주일이 끝내주던 시절이었지요.

꽃다방, 챔피언 다방, 청솔, 퉁드레와, 세사봉, 제일백화점 나이트 등....
옛날 깃발 날리던 시절
허구헌날 죽치던 곳입니다.
이 외에도 엄청 많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조만간 옛 추억을 더듬기 위해 한 번 훑을까 합니다.

조창연 2019-09-28 10:26:17

    정석님.. 제가 단양에 살았던게 국민학교 졸업할때까지였는데,
초가집에서 살던 시골 촌놈이, 잠시나마 네온불 휘황찬란한 한양생활을 했었으니,
촌놈 출세한듯 했었죠 ㅎ ㅎ
뭐 그렇더라도 태생이 가난한 시골 촌놈이 서울에서 뭘 할수 있었겠어요.
쥐꼬리같은 알바월급받아,
정부미 사다가 밥하고 반찬이라곤 낙원동 지하시장에서 봉지김치 500원워치 사서 끼니를 해결하며,
틈틈이 정독도서관 다니며 공부하며,
그 어려운 와중에도 피카디리 골목 지하에 있던 음악다방 청궁에서 음악도 듣고,
가끔은 영화도 한 편 씩 봐야했으니 형편이 어떻겠어요.
정석님께서 언급하신 맛집들은 대략 소문은 들어봤지만, 먹어볼수있는 혜택을 누려보진 못했습니다 ㅠ ㅠ
뭐 그렇더라도 그 시절 종로의 기억은 여전히 촌놈 출세한게 맞습니다 ㅎ ㅎ

권광덕 2019-09-27 19:12:49
답글

조창연 2019-09-28 10:27:46

    광덕님.. 집사람과의 추억을 더했으니 예쁜게 맞네요. 감사합니다.

이상희 2019-09-27 19:27:08
답글

남대문시장 칼국수는 상상으로만 간직하신 게 최고의 선택이셨네요..
(지금 다시 보니 잡수셨...그게 배불러서가 아니고 맛이 없....ㅋ..)

서울에 살면서도 수문장 교대식은 한 번도 못봤는데
관광객들도 많이 보시는 걸 보니 재미가 있나 봅니다
지나다 꼭 한 번 봐아겠습니다.

사대문 안은 손바닥 보듯 뒷골목까지 다 아는데
맛 집을 추천하라면 이젠 한참을 생각해야 되네요
예전에 뛰어난 맛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집이 없다고 봐야죠
종로 허름한 뒷골목에서 나이 많이 드신 할머니께서 연탄불에
천천히 구워주던 생선구이는 이젠 어디에서도 비스무리한 맛조차
볼 수 없는 것이 많이 아쉬운 현실입니다.

조창연 2019-09-28 10:28:59

    상희님.. 수 년 전 일이 있어 상경했을때, 칼국수골목에서 저 세가지를 먹어본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사진의 저 집이 아니고, 맞은편 골목이었는데 굉장히 맛나게 먹었었습니다.
그 기억을 안고 들어가본건데,
사진의 저 집은 상희님의 말씀대로 배불러서가 아니고 맛이 없는게 맞는듯 합니다ㅋ

수문장교대식은 소요시간이 2~30분쯤 됐던듯한데,
저기 노란복장의 팀원이 악기 연주를 하는데,
독특한 악기소리와 함께 뻥뻥! 대북의 울림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하더군요.
시간가는줄 모르게 봤습니다.

성덕호 2019-09-27 19:44:42
답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
생선구이집 유명한곳이 많다 들었는데..다 없어졌다 보네요.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한곳이 남아있었다니 다행입니다.

좋은여행기 감사드립니다. ^^

조창연 2019-09-28 10:34:25

    덕호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선구이 달랑 이거 하나 먹기위해 일부러 시간 내기는 좀 그렇고,
주변을 두루두루 살펴보는 여행이라면 아주 좋습니다.

이수영 2019-09-27 20:11:08
답글

지금 이시간 을지로 3가 만선에서 노가리에 맥주 먹고

을지로 국도극장 옆에 있는 이면수집으로 방금왔어요

추억이 새로운데 어르신 글을 봤네요 ㅎ

이수영 2019-09-27 20:12:00

    아.. 물론 오래된 와싸다 친구하고 왔어요...

조창연 2019-09-28 10:36:12

    수영님.. 글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친구분과 좋은시간 되셨기를..^^

김승수 2019-09-27 20:57:47
답글

생선구이는 삼치

가울엔 전어구이.

조창연 2019-09-28 10:37:15

    그렇군요 돌뎅이넝감님이 그렇다면 그런거지요.^^

안수련 2019-09-27 22:21:19
답글

글쓴이님 사진까지 같이 넣어주셔서 저도 생선구이 백반 잘 먹은것 같은 느낌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집사람이랑 종로근처 호텔 구해서 가끔은 자고 오는데 외국여행 가는것 못지 않게 재미있습니다.

조창연 2019-09-28 10:38:05

    안수련님.. 사모님과 가끔 호텔이용하신다니 듣기 좋습니다.
저도 집사람과 지난 늦여름 2박3일 부산여행을 다녀왔는데,
왜 진작에 이런 여행을 하지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며
앞으로 더 잘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flylobin@hanmail.net 2019-09-28 10:59:04
답글

허,, 좋은 구경 하겼네요
전화 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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