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임명장을 수여하는 대통령도
임명장을 받는 조국도
굳은 얼굴에 심한 마음고생이 충분히 엿보였다.
대통령의 목소리조차 힘이 없고
심한 몸살 후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참 가슴이 짠하다.
정치가 무엇이길래....
국가와 국민이 무엇이길래....
본시 사회는 끊임없는 이익의 충돌이다.
조국의 문제 역시 똑같은 이익충돌이다.
조국의 개혁성을 사용하여 사법균형을 추구하려는 정부나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됨으로서
어떤 상실을 예측하는 반대진영이나
모두가 포괄적 이익에 대한 충돌일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이 조국을 응원하는 이유는
태생적 보수인 검찰을 개혁함으로서
칼을 가진 무사가 이익조정의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보수가 조국을 경기에 가깝도록 배제하려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지켜줬던
검찰의 무딘 칼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어느 편에서 목표했건 의식했건 결국 똑같은 이익충돌인 것이다.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왜 조국을 지지하는가?
사실 조국 외에도 법무부 장관을 맡을 사람은 쌔버렸다.
그리고 문통은 왜 굳이 조국을 지명하여
어쩌면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승부수를 던지는가!
내 생각에는,
DJ의 명언인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중
"서생의 문제의식"을 차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조국은 아직 "서생의 문제의식"이 훨씬 충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리원칙주의자인 문통이 서생인 조국을 발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조국 외에도 검찰개혁에 몸을 던질 사람이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평생 선생질만 한 조국은
여전히 경전의 법도에 충실한 사고의 범주내에 머물러 있어
법령에 명시된 원칙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세상이 교과서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현실에 들어가면 "상인의 현실감각"도 적절하게 사용해야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인의 현실감각"은 사실상 타협이나 다름없고 또 다른 형태의 정치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이익이 충돌하고 그 충돌은 필연적으로 거래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보다 공정한 사회" "보다 보편타당한 가치 공유" "보다 공정한 결과 공유"라는
진보진영의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고 결국 이 나라의 가장 큰 적폐인
"자본주의"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뾰죽뾰죽한 오실로스코프의 음파장이
둥글둥글 펑퍼짐한 파장으로 변해버리는 것과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서 초저음, 저음, 중음, 고음, 초고음이
맹맹하기 그지없는 중음만 남기고 대부분 삭제되어 버리는 것과 같다.
저음을 강조하면 가슴이 울린다고 시비걸고
고음이 쨍쨍거리면 고막을 찌르고 간지럽다고 시비를 걸게 되면
결국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조정하거나 들어내어
맹맹한 중음만 남겨둘 수밖에 없다.
솔직히 무슨 음악 들을 맛이 나겠는가!
뭣때문에 허구헌날 오디오를 기웃거리고 발품을 팔겠는가!
그저 싸구려 mp3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기호의 세계인 취미영역과
보편타당성과 타협이 필수요건인 사회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실 기호의 세계가 추구하는 목적과 정치의 목표는 다를 것도 없다.
사회는 끊임없이 발전을 꾀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정체가 지속되면 민중의 불만이 누적되고
그 누적된 불만은 절대권력도 버텨낼 수 없다.
우리는 그 예를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조금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원천적인
욕망에서 기인되므로 도저히 제어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 끝없는 원천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면
맹맹한 중음만으로는 대중을 도저히 만족시킬 방법이 없게 된다.
결국 보다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기 위해
회로, 소재를 개발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하여
변화하는 대중의 눈높이를 맞춰나갈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방구석에 처박혀 좋은 음악을 추구하는 것이나
거대한 권력을 쟁취하려는 과정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인류역사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공화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가
이러한 이익충돌과 인간들의 욕망에 의해 끊임없이 제정, 개발되어왔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시 각기 다른 사고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익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조국이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에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는데
이 냥반은 통치제도의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냥 웃고 말았다.
대한민국은 헌법상 "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작동하는줄 아는가?
그리고 민주주의가 만능의 도구이자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왜 유럽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혼용하여
사회민주주의로 국가를 통치하는가?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헌법상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오랜 기간동안 민주주의의 포장을 두른 늑대들이 독재로 통치하였고
그 밑에서 부를 축적한 "자본주의"가 여전히 사회를 콱 틀어쥐고 있다.
자본주의의 폐해는 무엇인가?
쉽게 말해서 자본주의는 "자기 돈 투자해서 자기 돈 버는 것이다"
이것을 아무도 뭐라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자본주의가 득세를 하면 사회균형이 무너지게 된다는 점이다.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사회갈등이 양산되기 때문이다.
즉,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증대하고 지키기 위해
자본을 바탕으로 권력을 만들게 되는데
돈과 권력이 합쳐진 권력은 괴물로 진화해 세상을 주물럭 거린다.
당연히 착취가 심해지고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노동착취"로 뱃속을 채웠다면
현재는 편법을 통한 세금포탈 등의 기술적 "권리착취"가 대부분이다.
즉, 수조원의 에버랜드를 상속받으면서
단돈 14억원의 상속세만 납부한 이재용이나
현재 100억원대로 가치가 상승한 장제원의 19살 아들이
45억원 가치를 증여받으면서 단돈 2,000만원에 증여세를 땡처리한 것 등이다.
만일 이들이 세법에 정한대로 세금을 납부하였다면
그 납부한 만큼 어디엔가 국가예산으로 사용되었을 것 아닌가!
그것은 즉, 국민 개개인이 국가 예산사용으로 인한 수혜받아야 할 권리 중의 일부이므로
그 권리를 애초부터 편법으로 피해갔으면 사실상 "권리착취"나 다름 없는 것이다.
바로 자유한국당이나 보수층들이 그러한 집단의 총합적 대변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결코 자유한국당의 정강정책에 동의하고 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의 85%를 5%의 소집단이 보유한 나라.
여전히 조세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나라.
복지재정이 OECD 50개 국가에서 40위 밖인 나라.
대기업은 수백조원의 잉여자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우유값이 없어서 전 가족이 집단자살을 하는 나라......
사실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에서 사회개혁이 이뤄지고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각종 제도와 사회 인프라가 조성된 나라이다.
이런 면에서 선조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끼고 또한 자긍심도 있다.
또한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그 선구자들의 희생의 바탕위에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균형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싸우고 노력하고 있다.
문재인과 조국 역시 그 중의 한사람이고 내가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국의 사회민주주의적인 발상은
바로 "지나친 자본주의적 권리, 또는 공권력의 권리"를 조정하고 제어함으로서
보다 보편적인 대중의 권리와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독일,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에서 채택한 사회민주주의의
합리적인 제도로서 그 방법의 일부를 차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는 곧 공산주주의자"라는 사고에 함몰된 사람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 민주주의는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한 최선의 제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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