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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9-09-02 10:48:50
추천수 3
조회수   780

제목

닮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들..

글쓴이

이상희 [가입일자 : 2007-03-05]
내용

오후3시를 넘길 때까지도 점심을 못 먹은 상태라


햄버거로라도 요기를 할 요량으로 어쩌구왕이라는


햄버거가게를 막 들어서려는데...


 


젊은 부부가 80대 어르신을 좌,우에서 에스코트를


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두 눈에 들어옵니다.


어르신께선 몸이 불편하셔서 한걸음의 폭이


5~6센티 정도로 짧게 종종걸음을 하시지만


혼자의 힘으로 가시겠다는 의지는 뚜렷하게 밝히신 듯


이마에선 살짝 땀이 비치고 젊은 부부는 여차하면


부축할 요량으로 어르신의 양 팔 주위에 손을 내민 채


자신들의 보폭을 줄여 보조를 맞춰줍니다.




손자로 짐작되는 어린 꼬마는 엄마 뒤에서 햄버거를


먹고 나온 뒤라 그런지 기분이 한껏 좋아서는


뭐라 중얼거리며 따라가는데 어쩌면 평범할 수 있는


이 한 가족의 모습이 제 머리를 꽝 하고 때립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가족이다 싶어서 젊은 남성분을 보면서


미소 띤 얼굴로 살짝 눈인사를 하니 그 분도 제 의중을


아셨는지 똑같은 눈인사를 살짝 해주십니다.


 


마음에 감동을 품고서 매장으로 들어가 부랴부랴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려는데


40대쯤으로 보이는 젊은 분이 햄버거 3개와 음료 두 잔

튀긴 감자 2개를 가지고 제가 앉은 옆 자리에 앉습니다.


세트메뉴 2개와 단품 햄버거 한 개를 주문했나 봅니다.


 


속으로 “헉 혼자 저걸 다 먹을 수 있나”싶었는데


잠시 후 남자분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할머니


한 분을 부축해서 합석을 합니다.


저는 또 섣부른 판단으로 “아이구 할머니면 햄버거를


잘 안 드실 텐데”싶어서 곁눈질로 보고 있으려니


그건 저의 판단미스였음이 바로 밝혀집니다.


 


할머니께선 먼저 캐첩을 짜서 감자튀김을 찍어 드시는데


그 손놀림이 이미 그 분야의 프로로 보입니다.


햄버거는 앞에 앉아있는 젊은 남성분보다 더 능숙하고


맛있게 잡수시는데 내공이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이라고 다 햄버거를 싫어하시지는 않았....끙..)




할머니 옆에 앉은 여성분이 말을 놓는 걸로 봐선 따님이고


건너편이 사위인 것 같은데 콜라가 두 잔뿐이라 세분이


마시기에는 조금 부족했는지 젊은 남자분이 마시던 걸


할머니께로 건네주니 사양하지 않으시고 받아 마시는


모습 또한 너무도 보기가 좋습니다.


몰래 지켜보는 제 눈에는 부럽기도 하고 아름답게도 보여


순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햄버거 가게 앞에서 다 먹고 나오기까지 길어야 20분도


안 걸렸을 건데 그 짧은 시간에 두 편의 멋진 인간극장을


볼 수 있었으니 참 행복하다 싶은 하루였습니다.


 


그 분들에겐 별 거 아닐 수도 있으나 제가 그리 살지 못하니


가슴에 뭔가가 남아 긴 시간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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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석 2019-09-02 14:27:22
답글

매일 이런 모습만 보고 살 수 없을까요?

요즘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보고 있노라면 정말 넌더리 납니다.

이상희 2019-09-02 19:35:14

    매일 보면 또 감정이 무뎌지겠지요..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거짓으로 어찌어찌 해봐야
결국에는 참에게 지는 법

참고 견디다 보면 반드시
좋은날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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