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년,
가끔 가던 명동 학사주점에서 자주 듣던 노래가 있었죠.
팝송중에는 Tommy Roe - Dizzy, RainBow - Temple of the King, Paul Revere & The Raiders - Indian Reservation 등 등
가요중에는 박인희 - 모닥불, 은희 - 꽂반지 끼고, 최헌 - 앵두 등 등
지금으로 보면 흘러간팝송, 추억의가요가 됐지만,
당시에는 최신이었죠.
서슬퍼런 군부독재시절이니, 지금처럼 표현의 자유, 행동의 자유 라는게 있지도 않았으니,
대중음악도 자기들 멋대로 해석하여, 금지곡으로 방송불가 판정하고,
밤 12 시 넘으면, 통행금지법을 만들어, 마음대로 다닐수도없게 자유를 억압하곤 했죠.
젊음을 표출할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도,
그나마 고단한 삶에 숨통이 트이는건,
온몸이 움찔거리고, 가슴에 젖어들고, 고막이 터질듯이 용솟음치는 음악을 들을수있는,
음악다방이 있다는게 큰 위안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자주 들르던 음악다방이,
종로3가 단성사앞 골목에있던 청궁다방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있는지 없는지 가보지않아 알수도 없지만,
그 골목엔,
가게앞에서 연탄불위에다 석쇠에 생선을 구워파는 생선백반집들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했죠.
그 생선백반을 사먹기엔 너무 가난한 청년이었기에,
그 고소한 생선굽는 냄새로 진동하는 골목을 지나면서,
단한번도 생선백반을 사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흘러 40 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그렇게나 먹고싶었던 생선백반을 사먹을수있는 형편이 됐는데도,
저는 그곳을 찾지않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에 그렇게나 먹고싶었던 그 생선백반 가게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다시 가서 먹어보더라도, 예전의 그 간절했던 마음은 다시 느껴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같이 비오는 날에,
선택한 것이 있습니다.
어릴때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시기도 했었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시중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플라스틱강판에,
감자를 갈아 양푼에 채를 얹고 쏟습니다.
20 여 분 쯤 지난후에 채를 걷어보면, 저렇게 물과함께 녹말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물을 따라버리면 이렇게 남아있는 녹말이 보입니다.
여기에 채에있던 갈은 감자를 쏟고, 사진처럼 계란 하나를 깨어 넣습니다.
계란은 갈은감자의 양에따라 추가해도 됩니다.
젓개를 이용해 마구 젓어줍니다.
그런후 후라이팬에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부쳐주면,
요렇게 겉은 바식바삭하고 속은 쫀득쫀득한 맛난 감자전이 됩니다 ㅎ ㅎ
여기에 막걸리한잔이 추가되면 금상첨화겠죠.
여기에 음악이 추가되면, 날개를 달듯하여 오디오방으로 이동해봅니다.
지난 토요일 들였던, 골동품같은 스피커 다인1.3MK2입니다.
이 스피커로 말할것같으면, 호불호가 갈리는 평들이 많지만,
저는 이 스피커소리를 처음 들었을때,
지금까지 제가 거쳤던 다인 북쉘프 스피커 몆 종류의 성향과는 많이 다름을 단박에 느꼈습니다.
마치 그 옛날 종로3가 청궁다방에서 듣던 그 소리를 다시 듣는듯 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피커들이 제 방을 거쳐갔지만,
이토록 가슴을 요동치게하는 다이내믹한 음을 들려준 스피커는 없었습니다.
다인스피커가 앰프밥 많이먹기로 악명이 높지만,
제가 사용하는 심오디오340i로도 찰진 저음을 느낄수 있었고 지금도 만족하지만,
차후 앰프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그 느낌이 어떨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이 컨투어시리즈 이후 다인의 음색이 현대적으로 바뀌어 호불호가 갈렸다지만,
저는 이 시리즈 음색에 반하여,
기회가 되면 후속버전 1.3SE까지 들어볼 생각입니다.
누구는 이 시리즈의 음이 무미건조하고 경질이다 라고 평한 글도 봤지만,
그렇다면 이 시리즈 음을 좋아하는 저는 무미건조하고 경질인 사람이 되겠지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고급양주를 즐기는 분도 있고, 저처럼 막걸리 한사발에 기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세상은 어차피 잘난사람 못난사람,
다 제 멋에 살아가니 말이죠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