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와싸다에 로긴을 하네요..ㅠ 얼마만인지..;;
가끔와서 글올렸는데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요.ㅋ
제가 드디어 3년간의 학교 과정을 마치고 무사히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은 작년 2018년도 6월에 했었는데요.
졸업 하자마자 바로 한국에 돌아와 두달 동안 매일 새벽 4시까지 밤새며 악기수리를 하고 (반도네온 24대?)
바로 독일 클링엔탈 (제가 학교 다닌 도시)에서 반도네온 공방에 출근 하여 일하느라.
뭔가를 할 여유가 없더라구요.
이제 일 시작한지 8개월 정도 지나고. 공방의 일들도 어느 정도 적응되어 근황을 올려봅니다.^^
예전에 글올렸을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모든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ㅠ
좋은 소식 전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위 사진은 졸업시험을 통과하고 마지막에 받은 합격 통지서에요..
bestanden "통과함" 에 체크표시를 보고 얼마나 안도했던지..ㅠㅠ
졸업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뉘는데
실기는 조율기계없이 제한시간내에 아코디언을 조율하는것.
아코디언 메카닉을 제한시간내에 조립하는것 등을 했어요.
실기시험은 3년간 열심히 연습해서 크게 무리없이 통과했습니다. 다만 조율하는 부문에서 너무 긴장한탓에 한음을 완벽하게 조율하진 못했네요..
필기시험은 3년간 배운 악기 제작에 필요한 이론내용을 하루동안 보는것인데
음향학, 악기학, 경제, 정치, 제도, 등을 푸는것이었어요..
대부분 독일 시험은 주관식이라.. 미친듯이 외우고 정리하느라 일주일동안 새하얗게 보냈네요..ㅠㅠ
3학년 2학기부터 졸업작품을 제작하는데
보통은 아코디언을 제작하지만 저는 실기 성적이 우수해서 반도네온을 제작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재료 구입비가 너무 비싸서..아코디언으로 졸업 작품을 만들었네요..
그래도 마이스터 (Meister-장인) 과정에서 제작할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다음을 노려봅니다..^^
졸업 시험 준비하느라 머리자를 틈도 없이 초췌한 모습이네요..그래도 승리의 브이.ㅋㅋㅋ
각자 제작한 자신의 악기는 마이스터와 시험관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합니다.
프리젠테이션을 모두 마치고 받은 합격증!!!
교실로 돌아와 친구에게 인증샷을 부탁했어요.ㅋ
졸업시험을 합격하고 졸업식날..
학교에서 각자 제작한 악기를 전시하고 졸업식을 거행합니다.
이날 졸업장도 받고.
생각지도 못했던 학년 모범상을 받게되었어요!!!
3년간 한국인으로서 학교일을 솔선수범해서 했더니 교장선생님께서 저에게 선물을 주시네요..
첫 한국인 입학생으로 좋은인상을 남기게 되어 기쁩니다.
이제 제가 졸업한 학교도 한국분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이미 한국인 여자분이 두분이나 학교에서 바이올린 제작을 배우고 있어요.
사진의 악기는 제가 직접 만든 아코디언.ㅠㅠ 반년정도 걸렸습니다.
마이 프레셔스...ㅋㅋㅋㅋ
제 절친이자 같은과 동기인 필립과 함께~
필립도 졸업후 바로 클링엔탈에 있는 벨트마이스터 아코디언 공장에 조율사로 취직했어요!!
이번년도 졸업생들은 다 잘풀림..ㅠㅠ
학교 앞 마당
아코디언,반도네온 제작으로 독일에서 유일한 제작 학교라 마당에 아코디언 소년 동상이 있어요.ㅋ
여기서 같이 졸업한 동기들과 기념사진을..
맨 왼쪽은 독일인 필립 하임, 그 옆은 오스트리아에서 저처럼 유학온 클레멘스 요하넥.
가운데 청일점 마리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왔답니다.
날씨가 무지 좋았더랬죠.
아래는 졸업식날 찍은 동영상..
한글 자막 키구 보세요..ㅋㅋ
작센주 지역 신문사에서도 취재를 나와서 졸업하는 학생들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클링엔탈 악기 제작학교는
바이올린 제작과
기타 제작과
아코디언 제작과
이렇게 세 부문이 있답니다.
바이올린 제작과에 2학년에 편입해서 같이 졸업한 한국인 친구도 보이네요.
작년에 한국에 돌아가 공방에서 일을 한다는데 잘지내는지..ㅎㅎ
졸업시험이 끝나고 2018년 10월에는 게젤렌 브리프 (Gesellenbrief) 즉 독일 연방 수공업협회에서 주최하는 자격증 증정 행사에 갔습니다
독일에는 수공업이 발달했는데.. 이날 악기 제작학교 학생들 뿐만 아니라. 목수, 미용사, 제빵사, 등등 모든 수공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졸업과 함께
시험에 합격하면 받게 되는 게젤렌 브리프를 받습니다. 뭔가 선물을 잔뜩 받은것 같지만
열어보니 전부다 취직후 보험 가입해라,,은행 계좌 만들라는 홍보지만..ㅠ
이 게젤렌 브리프를 받기 위해 저는 1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방 대학교를 3학년까지만 다니고 자퇴후 (학사경고 4번)
클래식 기타 공방에서 반년간 도제생활.
집안의 유학 반대로 (전망이 없다, 너는 독일어를 못할것이다 등)
1년간 전주 현대 자동차 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유학자금 저축
다시 서울로 올라가 1년간 모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상례사 (시신 닦는일)로 1년간 유학자금 저축
마침내 집안의 허락을 얻어내 30살에 독일로..
2년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살며 한국 구매대행 업체에서 새벽일을 하고
오후에는 독일어 학원을 다니며 2년간 독일어 B2단계까지 공부
3년간 독일 클링엔탈에서 악기제작을 공부하며 졸업시험 통과및 게젤렌 브리프 획득.
지나간 시간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모두가 반대한다고 해도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간다는것
그게 가장 행복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Handzuginstrumentenmacher (아코디언,반도네온 제작가) 자격을 획득해서.
저는 오천백만분의 일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거창한 소리를 한다기 보다는.
그저 묵묵히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 밝은 햇살에 서있는 여러분이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바로 희망의 증거였으니까요.
오늘도 전국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여러분을 멀리서 응원합니다.
저의 다음 목표는 현재 독일 반도네온 공방에서 일을 하며
올해 10월부터 시작되는 마이스터 (Meister 장인) 코스를 시작하려 합니다
2년간의 수업과 천만원이 넘는 수강비가 생기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정진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앞날에 행운을 빕니다
Good Luck !
Viel Glück !
추신
공방을 다니며 독일 악기제작가의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어요~
광고라기 보단..외로운 길을 가는데 그 길을 기록해 놓으면 어떨가 싶어서..ㅎㅎ
네이버 블로그 하시면 서로 이웃 추가 환영합니다 ㅎ
https://blog.naver.com/mbinx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