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예전 직장 후배들 모임에서 연락이 와 술 한 잔 하고 왔습니다.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었더군요.
신변잡기에서 세상 얘기까지 술자리 얘기들이야 뻔했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결국 주가 환율 경제 얘기가 빠질 수 없었습니다.
경제에서 만큼은 좌우가 한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몇 가지 써 봅니다.
1. 환율
환율이 1167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당장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중론입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 환율은 1050원에서 1200원 사이 박스 권 상단에
근접하고는 있지만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거죠.
외국인 매수 매도도 환율에 영향을 줄만큼 방향성이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밖에 몇 가지 이유는 근거가 명확한 것도 아니어서... .
다만 1분기 마이너그로 떨어진 수출에는 환율 상승은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는 이유는 수출 물량 자체의 감소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1200원 근처에 오면 항상 그렇듯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유가가, 곡물, 원자재가격에서
생필품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국의 관리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분명 합니다.
2. 주가
미국 다우존스와 커플링 하며 상승중이던 우리나라 주가가 작년 6월을 기점으로
코스피 2500에서 2000아래로 4개월 동안 500여 포인트가 폭락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후 우리나라 주가가 상해종합과 정확히 커플링 중입니다.
코스피 2000을 쌍 바닥으로 올해 제법 큰 장(코스피 전 고점 돌파)을 기대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미국에 한정 되는 것인지, 다우존스는 다시 전 고점에 도달해 있지만 코스피는
그에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소비자 지표
며칠 전 소비자심리지표가 5개월째 상승 중이라는 한국은행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하루 전 발표된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를 떠올리면
“경제는 안 좋았지만 국민들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21개월째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OECD 경기선행지수와는 다르게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지난 2월 OECD 국가들 중 지난해 한국 성장률이 1위라고 했던 민주당이나, 미국 다음으로 2위라는
국무총리의 발언에서부터 지난 3월 19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생산 소비 투자 등 모
든 산업 활동이 증가했다고 말했던 문대통령의 발언은 모두 과장을 넘은 거짓말 이었습니다.
이를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가 원수에게 실제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보고를 올려 국민들 앞에 바보를 만들 보좌진이나 정부 각료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경제에서부터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종합지표(소비자물가지수, “이하 소비자 생략“동향지수,
기대지수, 평가지수, 심리지수 등등)에서 세분화된 수많은 지표를 조사, 발표하는 곳은 한국은행과 통계청입니다.
근자에 이들 기관의 경제에대한 발표 내용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아지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반응이 민감해 졌습니다.
예컨대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결과 고용 참사와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를 했는데, 이는 문정권이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청와대는 “통계청의 다른 자료를 근거로 봤을 때 그게 아니다”라는 발표를 했고
통계청에서는 청와대가 말한 통계 자료는 “존재 자체가 없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황수경 통계청장이 경질 되었습니다.
“좋은? 통계로 보답 하겠다”는 후임청장의 변은 통계청 발표에 대한 신뢰에 도움이 될 리가 없습니다.
그렇듯 우리가 말하는 한국은행의 독립은 국가경제상황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표나 통계에 정치색이 입혀지면서 맛사지를 하게 되면
문제를 인식도 못하다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4. 설비투자동향
어제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거의 전부 였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고, 이번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충격보다 사실은 몇 배 더 큰 충격이 무려 -10%가 넘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동향 이었습니다.
며칠 전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에 133조를 투자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환호를 한 것은 당연히 부품 장비 업체들이었습니다.
A기업이 투자 발표와 동시에 설계, 장비, 부품업체등이 정해지고
그들 설계, 장비, 부품업체들은 원자재에서 고용에 이르기까지 투자 규모에 따라 향후 몇 년의 먹거리가 창출됩니다.
투자의 최우선 수혜는 단연 인건비고, 발표했던 기업은 맨 나중에 완제품으로 수확에 나서는 이 알고리즘이 아시다시피 자원이 없이 노동력만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입니다.
그런데 작년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는, 지표에 나타나 있듯이 최악 이상이었습니다.
이는 IMF이후 20여년을 통하여 이렇게 얼어붙은 적은 처음이라는 겁니다.
당장은 과거에 투자했던 갤럭시10이 생산중이고, 소나타 DN 80이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투자가 멈춰지거나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에 대한 미래는 없는 거죠.
그런데 문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의 말과는 반대로 1분기 들어 더 악화 되었습니다.
실제 애널들이 파악하고 있는 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라더군요.
공장을 만드는 것이 노동자들에게 볼모가 되고, 털어 먼지가 감옥에 가야하는 빌미를 제공 한다면 투자는 곧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정권 집권 후 우리 언론에서 기업의 긍정적인 면이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와 함께 대기업 오너 들의 동정은 부정적인 내용 일색입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던 빅 오더나 투자에 관한 뉴스도 함께 사라지고
그 자리를 김정은과 북한에 관련된 뉴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아자동차 공장 준공식에 압도적인 공화당의 주임에도 민주당의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나서서 부시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보다 더 정몽구회장을 반겼다는
조지아주에서 요즘 우리나라에 광고를 싣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최고의 조건을 가진 주인 미국 조지아주로 오라는 선전입니다.
한국에서 자동차공장이 파업했다는 소식만 들리면 자신들의 주로 오라고 손바닥 비빈다는
그 조지아주에, 우리나라 언론들의 무관심속에 작년 SK이노베이션에서 12억달러를 투자하여
자동차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올 3월 SK에서 5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조지아주 주지사는 “정말 신나는 날”이라며 감사를 연발 했다는 외신이 나왔습니다.
수억 달러의 세제 혜택은 물론 35만평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더 필요하면 얼마든지 주겠다는 조건 등으로 말입니다.
기아자동차 조지아주 공장이 직접적으로 5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면, 그에 딸린 가족들을 염두에 두면 2만 여명을 먹여 살리고 있고, 같이 옮겨간 부품, 협력업체등 중소기업들까지
포함한다면 조지아주에서 기아자동차를 왜 보물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광주 형 일자리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기업들에게 그 속으로 들어오라는 기업 유치 발상이나 방법에서 나아가 기업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어떤 기업의 경우 오너가 휘둘리면서 유럽등 여러 나라에서 “조건은 원하는 대로 인프라는 무료로” 모셔가겠다는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같은 시각 LG 구광모 회장은 누적 적자로 인하여 LG스마트폰 설비 전체를 베트남으로 옮긴다는 발표를 했고, 투자와 고용을 강조하는 정부의 기조를 거스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면서 베트남 하이퐁과 우리의 인건비 21만원대와 175만원대 차이(베트남 대사관 조사 결과)가 철수를 결정 짓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인건비는 비싸면서도 기업을 적대시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기업의 운신이 자칫 노동자의 적이나 사법적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속라면 투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겁니다.
나아가 우리 언론들은 우리가 일본보다 베트남 투자액이 앞선 것을 자랑처럼 보도하지만,
왜 우리 기업은 나갈 수밖에 없고, 일본 기업은 어떻게 국내에서 버텨내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는 얘기도 나왔고, 우리나라 노동 시장의 강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너무 알려져서
외국 기업이 한국 노동력이 탐나서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안 마당에
있는 기업마저 해외로 등 떠미는 분위기가 하루속히 사라져야 한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