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빨간 날이라 방구석에서 영화나 하나 때리자고 본 영화가 그린 북입니다.
아카데미상이 어떻고 저떻고해서 봤는데 기대 이상의 울림을 주네요.
두 주인공 캐릭터에 심취해 영화에 빠져 들게 되더군요.
상석에 앉아 피아노 치는 캐릭터는 잘난채 하고 너무 지적이어서 뭔가 모를 거리감이 느껴졌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묘한 매력과 사회의 옳지 못한 편견을 깨고자 저항하는 일개 약자일 뿐이라는 게
맘이 짠해지고 빠져들게 되더군요.
그리고 나와는 가까운 스타일의 토니라는 캐릭터.(사실 토니만큼 그리 용감하지는 못함)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껄렁껄렁 아재인데 셜리라는 피아니스트를 만나 여행하며
그에게서 많은 걸 깨닫게 되고 삶의 깊이가 조금씩 발전해 가죠.
60년대 미국의 극심한 흑인 차별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뻔한 영화이긴 한데 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땅의 우리에게 접목해 봐도 무방할 영화라 생각되더군요.
차별의 대상인 흑인을 빨갱이 저주의 대상인 남부 양키를 이땅의 30%들에 대입해 보면
그리 큰 이질감은 없어 보입니다.
미국 역시 셜리 같은 뒤에서 티내지 않고 조용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기득세력들과 편견에 맞서
싸운 사람들로 인해 마이 나아지긴 했지만 미국이 평등사회라 불리울만큼의 제대로 된 선진국은 아닐 겁니다.
영화 후반부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셜리가 돈 벌이도 별로인 미국 남부 지역을 일부러 순회 공연하는 이유를
알게 됬는데 순간 뒷골에 "아! 멋지다." 가 새겨지더군요.
얼마전 성덕호님이 내게 날린 한 가르침의 펀치가 너무 강력해 이 글을 쓰게 됐는지 모리겠지만 그날의 그 훅은.....
개럽습니다.ㅠㅜ
혹시 영화 보신 분들은 두 캐릭터 중 어떤 사람을 친구나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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