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열 달을 엄마 뱃속에 있어야,
비로서 생명으로 탄생하는데,
사람이 아니기에 삼 년의 세월을 버텼나봅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진액 모두를 토해내서인지
빛깔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삼년을 기다려준 은효님의 진득함도 대단하지만,
이 귀한걸 남을 위하여 아낌없이 나눔하시는 그 공덕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빛깔뿐 아니라 향도 깊고 풍부하여,
한모금을 입에 넣고 혀끝으로 굴린다는게
살짝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컥!
불길이 목안으로 넘어가는듯 했습니다.
내 자신의 진중하지 못함에 사래가 걸려 콜록콜록 기침 몆 번을 하고,
대 여섯 번을 나누어 한 잔을 비웠더니,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기분이 좋아진다는건,
기의 흐름이 원활하여 분배가 잘된다는 뜻입니다.
기의 분배가 좋으니 몸의 컨디션이 최상일테고,
최상의 컨디션은 무엇(?)을 해도 안좋을리가 없습니다.
기분이 좋아져 한 잔을 더 합니다.
안주는 마님이 급조해준 두부버섯조림 입니다.
먹을때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두부버섯조림 만큼은 정말 맛나게 잘 조립니다.
이 귀한걸 맛보게 해주신 은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달다쓰다 툴툴거림없이 안주를 급조해준 마님께는?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