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부슬부슬 내리는 날은 괜히 울적해지기도 하고 쓸쓸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 정서는 옛 사람이나 현재의 사람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날엔 우리 오디오맨들은 음악을 듣기도 하겠지만,옛 사람들의 문학적 정서를 접해 보는 것도 오늘의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또,활력을 부여해 주기도 합니다.
好雨留人故不晴
隔窓終日聽江聲
斑鳩又報春消息
山杏花邊款款鳴 (阻雨宿神勒寺) 申光漢
좋은 비 날 붙들어 놓고 짐짓 개지 않으니
창 너머 진종일 강물 소리만 듣네.
멧비둘기는 봄소식을 알리느라
산살구꽃 가지에 앉아 구우구우 우노메.(신륵사에서 비에 갇혀) 신광한
게시인은 빗소리를 쓸쓸하게 느끼지만
이 시인은 발길을 잡고 있는 이 비가 그리 짜증스럽지는 않은지 오히려 태평스런 모양이다.
게시인이 느끼는 비는 늦가을(초겨울)의 착잡한 비요
시인의 비는 孟春(초봄)의, 만물을 소생시키는 반가운 비라고 여기는 듯하다.
게다가,신륵사 절간의 뜰마당에 핀 살구꽃의 미려함과 꽃가지에서 울고 있는 산비둘기의 울음과 강물소리의 화음은 조바심이 없는 시인의 마음을 더욱 느긋하게 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록 대조적인 정서이긴 하지만,빗소리를 듣고 느끼는 사람의 마음은 예나 이제나 똑같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