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로 이사온지 어느덧 3 년이 다되어가는군요.
이사오기전에 살던곳은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곳이었는데,
이런곳이 대체적으로 전원접지가 되어있지 않아,
앰프샷시를 만지면 손끝으로 전해지는 찌릿 찌릿함에 깜짝깜짝 놀래기도 하고,
전기장판을 켜면 찌잉하는 고주파음이 발생하여,
오디오생활하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었죠.
한가지 장점이라면 단독주택이어서,
소리를 어느정도 올려도 이웃에 민폐가 되지는 않는 정도였는데,
성격상 불편함을 감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접지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었습니다.
전기에 관해선 문외한이라,
전기공사업체에 상담했더니, 한번 방문하겠습니다 하더니,
돈이 안되는지 감감무소식이더군요.
하여, 직접 도전해보기로 했었습니다.
간단한 방법으로 접지선을 수도관에 연결해도 되지만,
문제는 수도관의 재질이 철파이프가 아니라 PVC파이프라는 거였죠.
그래서 전기재료파는 가게를 찾아가 접지는 어떻게 하는지 설명을 듣고,
구리로 씌워진 접지봉을 사고,
전선가게를 찾아가 접지선 20M를 사고,
철물점을 찾아가 곡괭이와 삽을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먼저 접지봉을 묻을 구덩이를 파기로 선택한 곳이,
담벼락안 풀밭이었는데,
곡괭이와 삽질을 번갈아가며 한참 흙을 퍼내는데...
헉!
황토밭인줄 알았더니, 속이 딥따 두꺼운 콘크리트 바닥이 보이더군요ㅋ
여긴 아닌개비여 하며 자리를 옮겨,
이번엔 화단을 파내려가기 시작했는데...
헉!
이번엔 굵은 하수도 PVC관이 지나가더군요ㅋ
여기도 아닌개비여 하며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데...
한참 김장배추를 절이고 있던 마눌님이,
"지금 뭔 엄한짓하는거여! 빨리 배추 안날라줄껴!"
하고 소리를 빽! 지르는 바람에..
그래 오늘은 일단 작전상 후퇴ㅋ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다음날 새로 선택한 장소는, 담 밖 바로 아래 공터였습니다.
일이 잘되려는지 황토흙 토질이 연하여,
곡괭이와 삽질 수 십 번으로, 1M 여 깊이의 구덩이를 파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먼저 벽콘센트를 빼내어 접지단에 선을 연결하고,
창틈으로 선을 빼내어, 옥상으로 끌고가 옥상에서 다시 담밖 구덩이로 늘어뜨린후,
접지봉단자에 선을 체결하고, 구덩이 바닥에 소금을 반바가지 뿌려주었습니다.
거기에 한바가지의 물을 뿌려준뒤,
구덩이에 접지봉을 넣고 흙으로 덮은후,
발로 꾹꾹 밟아 다져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접지봉파는 가게 사장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주신 메뉴얼을 충실히 따른거죠 ㅎ ㅎ
옥상으로 올라가 늘어진 선을 케이블타이로 단단히 고정하고,
드디어 오디오를 연결했는데..
만세!~
앰프샷시를 만지면 찌릿찌릿하고, 전기장판의 찌잉하던 그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진거죠^^
그렇게 땀흘리며 어렵게 접지문제를 해결했는데,
아파트는 기본으로 접지가 되어있어, 극성체크만 하면 되니 신경쓸게 없어 편하긴 합니다.
그렇더라도 내가 직접 접지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그 경험이 있었기에,
전기상식도 배울수 있었고, 오디오에 대한 애정도 더 각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무렵에도 푸바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여기 회원이고 소프트웨어의 고수이신 윤규님께서,
원격으로 들어와 푸바의 소프트웨어를 만지작거려 주셔서,
손쉽게 플레이어를 활용할수 있었습니다.
워낙 번개처럼 설정을 마치고 후다닥 빠져나가시다보니,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 새 컴퓨터를 조립하게 되면,
진전이 좀 있긴 했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에 어두운 저로서는,
100% 활용할수가 없었죠.
즉 잡아준 고기를 먹기만 했지 고기 잡는 방법을 알지 못한거죠 ㅎ ㅎ
며칠전 윤규님께서 제 글에, 푸바의 최신 정보와 음색 설정을 도와주신다는 댓글과 함께,
친히 쪽지를 주셔서 원격으로 들어오신다 하셨는데,
제가 답을 안드렸습니다.
이쯤되면 제가 왜 답을 안드렸는지 이유를 아시겠죠? ㅎ ㅎ ㅎ
조만간, 진행되고있는 치과치료를 마치고 윤규님댁을 직접 방문할 예정입니다.
도와주신다면, 푸바의 최신 정보와 음색 설정을 바로 앞에서 듣고 메모를 해올 생각입니다.
메모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죠.
비록 윤규님의 시간을 뺏고 윤규님이 귀찮고 번거롭긴 하겠지만,
쉬운건 재미가 없잖아요 ㅎ ㅎ ㅎ
아.. 방문하게되면 그 유명하다는 송탄 김가네 부대찌게와,
빠지면 서운할 소주는 제가 쏘겠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