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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디오가 삶을 차지하는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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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09:3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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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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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디오가 삶을 차지하는 비중..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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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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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 가난한 집 자식으로 태어나,
소싯적 입에 풀질하기도 버거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머니께서 밥그릇에 고봉으로 쌓아주신 하얀 쌀밥을 먹어본다는건,
명절이나 제사, 생일날 아침때나 되야 가능했었죠.
아궁이에 나무때어 밥을 짓고,
어머니께서 돈을 아끼려고 찢어진 검정고무신을 검정실로 기워주시면,
이넘의 고무신이 어찌나 질긴지 또 몆 날 며칠을 더 신게 되고,
그게 하도 지겹고 새신을 신고싶어, 아예 기워신지도 못하게 칼로 쭉 찢었다가,
어머니께 디지게 두둘겨맞고... ㅎ ㅎ
아무튼 생필품마저 귀했던 그 시절엔, 먹고사는거 외에는 다른거에 한눈을 팔 여유가 없었죠.
그러다 성인이 되어 결혼을 했지만,
여전히 생활형편은 썩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좀 나아진거라면, 호롱불 켜고 지내던 것에서 백열등 켜고 지내게 된 것과,
나무때어 밥하던 것에서 연탄때어 밥하는 것 정도로 바껴진거죠.
물론 이 정도도 당시로 봤을땐 혁명이었습니다 ㅎ ㅎ
사는 지역이 미군부대 근처였는데,
미군이 주택에 세를 얻어 살고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미군들이 주택 옥상에서,
오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는데,
아마도 제가 본격적으로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게 된게 이때부터인듯 합니다.
오디오 소리가 너무 듣기 좋고,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며 즐기는, 그들의 여유로움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내눈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그림속의 떡일뿐이었죠.
그 떡을 먹기에는 나는 가진게 너무나 없었기 때문입니다 ㅎ ㅎ
그러나 세월이 흘러흘러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더니,
제게도 예전에 비하여 좋은 시절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나 하고싶던 오디오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때늦은 한풀이같지만, 그래도 좋아하는걸 할수 있다는게 어딥니까..
남들에겐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제게는 이 기계덩어리를 조물락거리는 시간이 즐겁고,
조물락거려서 좋은 음이 터져나오면, 그 음을 듣는 시간이 정말 기쁩니다.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오디오를 접했다가 꾸준히 이어지기도 하고,
아니면 더 좋은 일이 생겨 다른 취미로 갈아타기도 하고,
혹은 형편이 안좋아져 그만두기도 하고 그럽니다.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누가 등떠밀어 하는거 아닐테니.. 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거,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습니까.. 그저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하는거지요.
그래서 며칠전엔 이런 기기를 들여봤습니다.
얼마전 갤러리에서 모회원님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그 기기 입니다.
다시는 바꿈질 안하려고 했는데,
이 기기에서 나오는 음을 듣는 순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ㅋ
사진 몆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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