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라는게 소대가 몇 개 모여 중대, 중대가 몇 개 모여 대대, 대대가 몇 개.....가 통상 규모인데,
제가 있던 중대는 독립중대라고 하여 1개 중대만 별도로 단위생활을 하는 곳 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1개 중대 규모에 여러 편의시설을 갖출리 만무하니, 평소 걸어서 7-8분, 혹은 배고프면 3분거리로 줄어 드는 곳에 있는 옆 대대의 식당을 이용하였습니다.(임시방편이 아닌 그렇게가 부대운영 방침임)
중대급이지만 주어진 업무수행 문제로 수송차량이 상당하여 흔한 연병장이나 차량 정비에 필요한 창고, 기타 전술훈련에 필요한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으며 오로지 식당만 옆 대대를 이용하는 상태 였습니다.
당시에는(비교적 오래되지 않았지만 ^^;;) 마이크/스피커 시설이 구비되지 않아서 집합이 필요할 경우 막사 앞에 메달아 놓은 조그만 종을 이용하였습니다.
단체 얼차례 집합을 제외한 공식 집합이 필요할 때(일과종료, 점심집합 등등) 이 종을 열나게 치면 각 계급에 맞는 속도로 막사앞 집합이 되는 시스템이죠..
또한 이 종은 가장 막내가 맡는게 일반적이고, 고참이 [종쳐라~]하면 이를 들은 가장 막내는 앞,뒤 가리지 않고 시속 100km속도로 뛰어가 종을 치는게 임무였습니다.
근데 공교롭게 부대 내 [H종철]이란 이름을 가진 부대원이 있었습니다.
가끔 동기나 고참이 [종철아~]하고 부르는 일이 제법 있는데..
아직 단련되지 않은 신입이 들어올때마다 이를 잘못 알아듣고 부리나케 달려가서 종을 쳐대는 통에 은폐 엄폐된 곳에서 낮잠을 자거나, 술을 마시거나, 빼갈통에 라면을 먹거나 하다가 부리나케 달려오는 촌극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그때마다 종친 놈은 달려온 선임들한테 머리에 계속 종을 맞는....
오늘같은 날씨면 아마도.......그 희디 흰, 굶은 자갈이 난무한 연병장에는 부대원들이 1도 없이 아지랭이가 넘실댈테고, 부대원들은 그늘로, 그늘로, 숨어들어갔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래서 저는 이종철님 이름을 볼때마다 그때 기억이 새롭습니다(좀 재미있어 지셨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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