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내리는 이슬비에 예초기 메고 풀 베고 쉽니다.
내일 매실 수확할 거니까 미리 풀 정리하라는 명령에 따른 것이지만,
비 내리는 날은
땀과 비가 섞이고
차가운 우의의 감촉이 피부를 매만지는
그래서 일하기 좋은 날입니다.
5월 말부터 시작된 보리수 수확을 대충 마무리하니
때를 맞춘 듯 비가 옵니다.
속으로 비를 그토록 기다렸던건,
비가 와야 쉴 수가 있기 때문이었는데
오후엔 진짜 쉬는 날입니다. ㅋㅋ....
지금은 밤꽃향기가 천지를 진동하는 시기라
산을 보면
미색 밤꽃들이 숲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미묘한 향이 코 끝을 자극합니다.
처음엔 역하다 느꼈던 밤꽃향기가 이제는
그다지 싫지않은 건
대충 확실한 촌놈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밤꽃만큼이나 향이 강한 남정목 꽃입니다.
님지에게 좋다고 하는데, 열매는 쥐똥을 확대한 것과 같이 생겼습니다. ^^
돈나물은 여느 다육식물과 같이 오성꽃을 피웁니다.
꽃이 핀 돈나물 군락은 노란 융단을 펼친 듯 화사합니다.
가장 우아한 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은 금은화입니다.
인동초의 꽃인데,
하얗게 피었다가 노랗게 물들어 지는 우아한 꽃입니다.
천년초 노란 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런 웨이를 걸어가는 모델이 걸친
하늘거리는 노란색 나삼이 떠오릅니다.
어성초 꽃봉오리는 불꽃을 매단 듯 새초롬한 모습이
무척 귀여운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그래서 활짝 핀 어성초 꽃보다는 이 시기의 꽃을 더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