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는 제가 머리손질을 맡기는 단골 미용실이 있습니다.
대략 10년 넘게 단골로 다녔던 미용실인데,
오랜 만에 미용실을 갔더니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원래 머리깎기를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대략 3개월에 한 번 들르는 편이라
주인이 바뀐 것도 모르고 들어갔다 주인이 바뀐 걸 알았지만
그냥 나오기도 그래서 그냥 이발을 시켰습니다.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최대한 짧게 잘라주세요.'
의외로 이발을 마치고 마음에 들어 미용실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가지고 나왔고,
그 후 3개월 뒤 다시 머리를 자르기 위해 미용실을 들렀습니다.
그런데 미용실 주인이 또 바뀐 겁니다.
분명 검은머리 아줌마였는데....
노랑머리 아가씨가 있어서 물었습니다.
'주인 또 바뀌었어요?'
'아닌데요.'
'아닌데, 지난 번에 아줌마가 있었는데....'
그러자 옆에 손님이 호들갑입니다.
'어머, 여자한테 최고 좋은 칭찬인데....'
하, 이런 젠장!
졸지에 수작거는 중늙은이로 전락당한 듯한 묘한 느낌을 받으면서
머리를 짧게 잘라달라는 주문만 넣고 입 닫고 앉았습니다.
그 와중에 어려보인다는 말에 기분이 업된 이 미용실 아줌마가 머리를 자르는데
머리 스타일이 조금 이상해 보입니다.
'짧게 자르세요.'
'너무 짧으면 머리스타일이 이상해져서 안 되는데요?'
'스타일 신경 안 쓰니 최대한 짧게 잘라주세요. 자주 머리깎는 거 싫어하니까.'
그럼에도 칭찬에 업된 아줌마의 머리카락 장난은 계속되고,
포기한 저는 그냥 하는대로 멍하니 앉았다 나왔습니다.
그렇게 미용실을 나오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합니다.
'이거 미용실을 바꿔야 돼?'
그냥 입 닫고 원래 하던대로 '짧게'라고만 할 걸 괜히 어려졌다고 해서는.... 끙!
머리스타일이 어떻게 됐냐구요?
ㅋㅋ....
그냥 다음 머리깍을 때까지 모자 쓰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