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지인들과 술자리가 있을때 평소 막걸리를 마십니다.
세상은 변해 가는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막걸리잔은 잔이라 불리기에는 너무나 투박하고 크기가 대접만해 엄지손가락이 잠기도록 따라주면 엄지에 묻은 막걸리를 입술로 흩다보면 보기만해도 배부를만큼 우리네 술잔 인심(??)이 좋습니다.
그렇게 한 바가지 부어놓고 (특히 소주 드시는 분들이) 그걸 여러차례 나누어 마시면 "술잔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만 한다고 지청구를 합니다..
한 사발 다 마시고 논 매러 가는것도 아니고, 허기져 배고픔을 잊을일도 아닌데 말입니다..
따르자마자 잔 위로 톡톡뒤는 방울들의 즐거움을 손 등으로 즐기고 한 모금 슬쩍 넘겨보면 차가운 맛이 뭐 어디 걸리적 거리는 것 없이 쑥~ 목젓을 타고 흐른 뒤 살짝 달달한 뒷맛의 개운함이 즐거운 막걸리인데.. 이걸 즐길 여유를 주질 않습니다.
다른 얘깁니다.
만약 술이 아니라 술 대신 홍삼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안주와 같이 한잔 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 마시면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우리들의 정서상 어느정도 먹은 것 같다고, 따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적절한 선에서 그만 둘 듯 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술이라는 알콜 음료는 어쩌다가 기사화 되는 가쉽성 거리들의 장점을 제외하곤(예를 들면 와인 1잔은 혈액순환에 좋다느니..등등) 기본적으로 오장육부에 해로운 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많이, 잘 마시면 음...좋은 사람이 되고(대장부같은..ㅠ.ㅠ) 술을 잘 못 마시고 어쩡쩡하면 샌님같은 취급을 받는게(왠지 남자답지 못하여 거리를 두어야 하는..) 그동안의 술자리 관행입니다.
어떠한 일을 도모할때 최저치가 기준이 되는 일이 있고, 최고치가 기준이 되는 일이 있다고 보았을때, 음주문화는 최고치에 이른 사람을 기준으로 돌아가다 보니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쫌생이가 되거나, 최고치에 근접하는 몸짓을 하다가 빈대떡을 양산하거나 양변기와 밤새 소통하는 괴로움을 겪게 되는게 보통......술자리입니다.
홍삼도 아닌 오장육부에 오직 해만 주는 음식을(술) 최고로 잘 마시는 사람을 기준으로 합석한 사람들의 주류수위의 평균을 잡는게 대체로 보편적인 술문화로 보았을때 좀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음주 문화는 왜 이렇게 변질되었을까요?
긴장한 하루를 보내고 좋은 벗들과 잠시 긴장을 풀고 세상의 시름을 내려놓고 즐거움을 나눌정도, 각각의 음주 반응을 보이는 양만 내장에 보내놓고 (긴장된 각각의 세포들이 다소간 느슨해진것만 확인한 후) 백해무익한 알콜은 정해진 일만 시키고 더 이상은 과로(?)를 안하게 하는건 ....힘들겠죠???
사람이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시는일도 제법 생깁니다.
100세 인생을 살기위한 바이오업계의 진화는 계속되고 장수로 인한 인생2막이 이제는 필수코스인 요즘 세상에 그동안의 관행을 벗삼아 계속 내장 세포를 악성화시키는, 그것도 나만 혼자 갈수는 없다, 자~ 너도 잔을 받아라...하는 동료의식(?)에 따른 술잔문화에 대하여 조금은 얄밉지만 시각을 달리하여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궂은 날씨에 다칸마리 먹으로 가신다는 삼봉녕감님과 아울러 여러 음주애호가들과 같이 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