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진공관 앰프와 TR 앰프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8-03-15 11:05:27 |
|
|
|
|
제목 |
|
|
진공관 앰프와 TR 앰프 |
글쓴이 |
|
|
송형진 [가입일자 : 2000-11-07] |
내용
|
|
비오는 창밖을 보니 문득 음악이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디오를 접하게 되는 계기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단 시작하게 되면 다소는 비슷한 루트를 타게 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연히 서있던 버스 정류장옆 레코드 가게에서 들린 음악이 너무 좋아서, 가게 안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초록불이 반짝이는 마란츠 리시버를 보았다던가
혹은 우연히 커피를 마시러 들린 조그만한 카페에서 궤짝위에 놓인 쇠로된 혼을 봤는데, 거기서 흘러나온 노래소리가 소름이 돋았다거나...
저의 경우에는 스물대여섯살즈음에 밥이 맛있어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 놓인 클립쉬혼의 소리를 들어보곤 아... 스피커가 저럴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그때는 그 스피커가 클립쉬 혼이라는 걸 몰랐을 뿐더러 그것을 울리고 있는 앰프가 매킨토시 MC275라는 것도 몰랐었죠.
한쪽 벽에는 벽난로가 있는 북유럽풍 가게 였는데 그 벽난로 위에 얌전히 놓인 삼베얼굴 스피커가 AR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시작을 할때에는 좋은 소리가 하이엔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기웃기웃 하며 줏어들은 이야기를 조합해서 출력이 어떻고, 댐핑이 어떻고 왜율이 어떻고 이렇게 수치들에 현혹되는 시기가 찾아오죠.
저도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것도 없으면서 이래저래 얻어들은 지식으로 아 이럴꺼야 아 저럴꺼야 이정돈 되야해...
현실적인 능력(총알?)은 터무니 없는데 눈만 높아진 세월이 있었던거죠.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이 무엇이었는지가 희미해져 버렸어요. 나름 하이엔드반열에 있는 프리 파워 조합으로 음악을 듣는데 뭔가 자꾸 아쉽고 더 높은 것이 눈에 들어오고...
이래서는 끝도 없겠구나 (ㅎㅎ) 하는 생각도 들고 스트레스를 좀 받았었는데...
어느 순간 그냥 음악을 들으면 좋겠다... 이건 내 취미인데 왜 이걸로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 좋아하는 소리면 되고 듣기 편하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요새는 진공관으로 탄노이스피커에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그저 편안하고 좋게 들리게 되었네요.
날카로운 해상력으로 그린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힘좋고 차가운 파워앰프도 물론 좋지만, 조금 무딘듯하기도 하고 좀 대충 마무리하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음악자체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또... 이게... 그래서 삼극관으로 아님 오극관으로 관을 바꾸면... 하면서... 다른 종류의 심란함을 만드는 것 보면... 오디오 요것이 취미로는 요물이긴 한 것 같네요. ^^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진공관이 좋으세요 아님 TR 하이엔드?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