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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에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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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4 20:3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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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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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에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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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가입일자 : 2007-03-05]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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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에 설 선물도 알아볼 겸 경동시장엘 갔습니다
명절 전이라 그런지 분주히 오가는 손님들도 많고
상점주인들의 외침이 시끄럽단 생각보단 "그래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싶은 게 흐믓한 미소가 저절로 생깁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보니 다섯시가 넘었고
점심을 거른 터라 시장기를 느껴서 뭐 요기거리가 있나
찾아보다가 손님이 많이 보이는 식당이 보이길래
뭔가 촉이 발동하면서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메뉴가 대충 6~7천원대더군요 전 청국장을 시키고
직원분들의 행동을 무심코 보고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 남은 잔반을 바로 한군데로 모아 폐기하더군요
"오 예 반찬을 재사용하는 곳이 절대 아니로구나..."
제게 가져온 반찬을 보니 푸성귀들 4종류에 구운생선 1토막인데
딱 먹을 만큼의 양 입니다 그래서 더 좋은데 냄비에 갖지은 밥을
가져오셔서 사발에 덜어주시는데 이 퀄리티가 정말 6천원인가?
싶은 게 완전 집 밥 스타일이라 여기서 부터 감동에 들어갑니다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도 6천원짜리라고 보기엔 미안할 만큼 푸짐합니다
사발에 그득 담긴 뜨끈한 밥 한쪽에 청국장을 두 수저 넣고 살짝 비벼서
한 입을 넣었는데 기분 좋은 뜨거움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호호 불어가며 밥을 먹어본 게 얼마만인지 싶어 뭔가 모르게 "욱"하고
올라오네요 정말 기분 최고로 밥을 다 먹어가려니 이번에는 누룽지가
한 사발이 나오는데 그 구수함과 양이 또 한 번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이 시간에 손님이 이렇게 많은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식당에 밥 먹으러 가서 감동해 보기는 실로 오랜만이라
집으로 오는 내내 "야 저런 음식점이 다 있구나"하면서
미친놈 처럼 히죽히죽 웃음이 계속 나옵니다
단돈 6천원에 이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은
성공이라고 동그라미를 칠 수 있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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