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에..
대한민국 99%가 인정할 만한 흙수저를 가슴에 품고 태어나서 그런지,
우아하고 엘레강스하게 살고 싶은게 한이 맺혔는지 어울리지 않게 클래식 감상반엘 들어갔습니다.
유도반에서는 서슬퍼런 선배들이 네가 갈곳은 거기가 아니다. 일단 유도반 들어오면 나갈때 100대만 맞으면 너는 자유로운 영혼이다..라며 제 등치가 못 내 아쉬웠는지 협박을 해댔지만...
비교적 큰 덩치임에도 손가락이 오그라들것 같은 취미반을 택했습니다.
당연하지만 학창시절에 누구나가 100점 맞는 음악점수임에도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고 왠지 고상한 것 같을 것으로 보여 들어간걸 보면 제 마음속 DNA의 일부에 [폼생폼사]가 비틀린 채 끼어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수업이 끝나면 음악실에 모여 음악선생님이 들려주는 LP를 듣고 적절한 해석을 듣는 정도의 취미활동이였는데..
이 음악선생님이란 분이 참 모난 분이였습니다. 클래식에 의한, 클래식을 위한, 클래식의 세계에 빠지신것 까지는 좋은데 굉장히 배타적입니다. 무협지에 나오는 지존같은 자존감까지는 좋은데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서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음악도 모르는 무식한 놈들 정도로 치부하는 것 같은...
그 좋은 음악세계를 초보자들에게 잘 인도하셨으면 좋았으련만,
아....음악이란 세계는 아는 놈들만의 배타적인 세상이구나..를 몸소 실천하시는 통에(날마다 자기자랑 & 네 까짓것 들이 들으면 알기나 하겠냐...등등) 이후 음악 또는 예술계통의 계신 분들에 대한 선입감이 다소 틀어지게 된 것에 이분이 많은 협조를 하신것 같습니다.
몇 년전 서울시향 정명훈 감독관련 여러 잡음이 오랜동안 시끄러웠었습니다.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우리가 아는 외국 유명 지휘자가 해당 소속단체에서 매우 비상식적인 요청등을 자주 하나 그 단체에서는 그 지휘자를 유지하기 위하여 그 대우를 해주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예술가들의 창작에 대한 고통을 감안하여 비 상식적인 요구더라도 그려려니 하며 받아 주는게 그쪽 세계의 일반화라고 합니다.(아마도 정명훈 감독에 대한 쉴드차원의 기사였던 듯)
저는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주억 거렸습니다. 예술가들의 뼈를 깍는 고통을 알 수는 없으나, 짐작은 할 수 있고, 또 그런분들이 일반인들과 같은 일상의 생활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상식의 세계가 틀릴 수 있다는 것에요.
이런 직접적인 예술의 일선에서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는 분들은 그렇다치고,
단순히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겸손하고는 담을 쌓고 그 분들(예술가) 못지않게 비 상식적인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매우 배타적이고.본인의 지식을 최고로 알고 남이 자각한 음악적 감정을 무시하는 등..
요즘은 전문가 시대라고 합니다. 각 분야별도 예전보다는 매우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분류되어 그 가지가지마다 열정을 갖고 파고드는 전문가가 많은 시대. 그래서 어떠한 사건이나 사안이 터지면 으례히 해당 전문가를 불러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돕곤 합니다.
세상 100가지 일 중에 정말 1가지에는 도가 트신 분들이죠..거꾸로 얘기하면 세상 100가지 중에 99가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얘기도 되고요.
그래서 전문가가 여러 사람들과 연관되는 보직을 맡게되면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고..어느 일본 철학자가 얘기하더군요.
어느 한가지에 본인이 일가견을 이루었다면 그 한가지를 제외한 세상 모든일에는 다른 일가견자가 있음을 인지하여 겸손하고 마음을 열어야 좋을텐데...생각보다 그 전문가는 자기가 쌓아올린 우물속에서 나가기를 꺼려하고 보이는 하늘이 세상이치인 것으로 착각하는 오만을 갖게 하는가 봅니다.
전문가의 세상에 비 전문가로 사는게 밥 빌어먹기 딱 좋겠으나 어느 한곳에 편협되고 왜곡된 심사를 갖는 것 보다는 나을까 ??? 생각해봅니다.
달을 좋아 합니다. 저희 딸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추운 날 손을 호호불며..)
하얀 보름달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은빛 샤워를 해본 분이면 달을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 음악선생님의 마법의(?) 힘으로 음악을 들어도 통 이해는 못하나, 와인 마실때 맷돌위에 돌아가는 재즈는 와인맛을 배가 시켜 줍니다...
전문적인 분야가 1도 없는 평범한 사람은 그냥 이렇게 즐기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