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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수영장 사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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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16:4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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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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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수영장 사체)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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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일 [가입일자 : 2003-11-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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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내려오는 물을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 저수량을 조절하여 뭔가(?)에 사용하려 했던 그런 산속 수영장이 더러 있었습니다.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내려오면서 2-3개씩 만들어져 있었던....
수영장으로의 용도는 원래 아니었겠지만, 여름철이면 몸이 시커멓게 탄 초,중등생 아이들이 산물이 고여있으니 시원하고 깨끗해서 그 당시 용어로 멲을 감곤 했습니다.
구조상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담기 위해 아래쪽에 제방을 쌓으니 위로 갈수록 바닥이 낮고 아래 제방쪽에는 제법 깊어져서 중학생 키로도 발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으나, 손을 내밀면 제방에 닿으니 깊이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었었죠
낮은 위쪽에서 제방쪽으로 수영해오다 발끝이 안닿는 깊은 곳이 나오면 서둘러 발길질을 해 얼릉 제방에 손을 터치해야 목숨(?)을 건지는..그런 스릴이 있었던 듯도 합니다.
그 날도 그런 더운날중에 하루여서 친구들과 매미소리가 자욱하고 녹음이 수영장 주변을 둘러싼 그런 산속 수영장에서 멲을 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아이가..
"앗!.~~ 바닥에 사람 배같이 뭉클한게 밟혔어???? .." 하며 깜짝 놀란 얼굴로 예의 그 제방 근처 바닥이 깊은곳에서 몸을 솓구쳐 제방 위로 올라오더군요..
"우히히히~~~~까르르........웃기고 있네..." 대개 이런 반응을 보기기 마련,.
"정말인데...ㅠ.ㅠ..멀 잘못 밟았나.??." 오히려 놀란 아이는 자기가 잘못 안 듯..머리를 긁적거렸습니다.
고만 고만한 아이들이 워낙 주변에 많이 있어 무슨 잘못된 일이 있을수도 없을거란 생각이 컷을 듯 합니다.
여튼 그런가 보다하고...수영을 생각(?)보다 못하는 저는 제방 둑을 붙잡고(용감한 아이들처럼 저쪽에서 제방쪽으로 수영을 못하고..)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는데...어느순간 !!!!!!!!!!!
발에 수초같은게 휘~익 감겼다 풀어지는데...머리가 쭈뼛 서더라고요.. !!!!!!!
산속에 수초가 있을리없고...그렇다면 !!!!!
조금전 그 아이처럼 제방위로 용수철처럼 솓아올라(마치 수퍼맨처럼)...
"바닥에..바닥에...........사람이...죽어있는거 같아요" 주변에 소리를 쳤습니다...좀 더 큰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이미 조금 전 아이가 장난으로 그런거라고 한번 지나쳐서 그런지 제가 소리치니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들고..
주변에 있던 어른 몇이서...제방 근처 깊은곳을 들어가더니..(아마도 그분들은 바닥에 발이 닿았던 기억이)
조금 후 사람을 건져내는데...희고 가느다란...다리부터 쑤~욱 올라오는데.....
초등학교 3-4학년 쯤 될 법한 여자아이가...놀다가 어느순간엔가 익사를 했는지...
긴 생머리가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고...얼굴도 하얀게.............애들은 기겁하고....도망가고....(끼어서 나도)
며칠동안 식음을 전폐 (당)하고...밤이면 밖에는 절대로 안(못)나가고 형광등 불 빛 아래서 공부만 하는 착한 아이로 바뀌었다는....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물속에서 다리에 감겼다 풀어졌던 그 아이의 머리칼 감촉과....수면위로 드러난 아이의 희디 흰, 또는 창백했던 하얀 얼굴이......제법 긴 시간동안 밤을 지배했었던 것 같습니다.
*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이런 책이 있네요..(오가와 요코 저) 소설 앞 부분에 수영장에 뜬 사체 얘기를 읽다보니....이제는 잊혀졌을거라던 위 사체에 대한 기억이 무려 40여년을 뚫고 거슬라 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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