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아남 진공관앰프 샤콘 215C의 점검 및 수리 질문글을 올렸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해를 넘겨 드디어 수리를 마치고 왔습니다.
(제가 게으름에 있어 타 체질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태음인입니다.ㄷㄷㄷ )
수리점으로 여러 곳을 추천 받았습니다만, 원제작자이신 한상응사장님께 받는 것이 젤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로라사운드를 방문해서 모든 점검과 수리를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주워온 놈이니 소리나 제대로 잘 나오면 좋겠고 또 수리비용이 최대한 저렴했으면 했는데, 한상응 사장님께서 제 동의를 구하거나 설명도 안 하시고 대뜸 이것저것 떼어내고 다시 붙이면서 납땜을 하시네요. @.@
벌써 원인을 다 찾아서 해결하시느냐 물어보니 그거와는 상관없는 음질업그레이드 작업인데 우선 이 작업부터 하고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시네요. (저, 저기요. 그럼 비용은 어, 얼마나 추가되는 건가요? 라고 속으로만 끙끙거리면서 옆에서 지켜만 봤네요...ㅜ.ㅜ)
음질업그레이드 작업을 마치고 소리 밸런스가 무너진 원인이 볼륨에 있음을 확인하고 볼륨 교체하고 계측기에 연결하여 이것저것 테스트 후 모든 것이 정상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소리까지 들어보고 가라고 하시면서 거실에 있는 Legacy Audio의 AERIS 스피커에 연결하여 주셔서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큰 기대를 안했는데 처음 나오는 소리에 제 입이 저절로 귀에 걸리네요.
채널당 8w 밖에 안되고 덩치도 작은 놈이 거대한 톨보이를 울려주는데 대단합니다.
제가 원래 서브기기로 쓸거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아마도 이 놈이 메인을 차지할거다라고 자신있게 말씀을 하셨었는데 정말 그대로 될 거 같습니다.
30여분 넘게 듣고 이제 돌아오려고 cdp를 멈췄더니 아니, 이제까지 안들리던 험이 들리는 겁니다.
하여 진공관상태를 보고 출력관 6v6 4개 모두 교체...ㅠ.ㅠ
아이고 이젠 점검비+수리비+볼륨교체비에다 출력관4개교체비까지 추가되는구나.. 오늘 생각보다 큰 돈 나가는구나 했는데...
웬 걸요. 이걸 얼마받아야되나 하며 잠시 생각하시던 한상응사장님께서 제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부르시네요.
진공관값을 생각해보면 정말 저렴하게 받으신 거 같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18년 전의 작품을 다시 손 보신 감회도 있고 또 가난한 오됴쟁이의 호주머니 사정을 봐주신 걸 수도 있고, 또 원래부터 저렴하게 받으시는 성품이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저로서는 무척 감사할 따름이지요. ^^
집에 들고와서 이리저리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봅니다.
음악은 저 아래에 진성기님께서 며칠 전에 들으셨다는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파두를 듣기로 합니다. 원래 손이 잘 가던 음반은 아니었는데요. 제가 남이 좋다고 하면 어 그래? 하고 다시 들어보는 귀 얇은 성격이거든요..ㅠ.ㅠ)
(이 참에 저도 저 음반이 있다는 자랑도 좀 하구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