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셨네요.
글 복구하라고 ㅎ
글 수정시에는 사진이 올라가지 않아서 다시 씁니다.
자꾸 제가 사업을 하는걸로 오해 하시는 분이 계셔서 조금 더 상세하게 다시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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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모 그룹사 IT 기업에서 유료도로 요금 징수 솔루션을 개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 고객은 한국도로공사 및 민자 유료도로 법인들입니다.
2013년, 정부 정책에 따라 공공 발주 IT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게 됨에 따라
S기업도 해당 분야 사업 철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90년대 중반 고속도로 요금징수 설비 자동화 이후 15~20년간 해당 부서에서 일을 해 온 직원들은
두가지 중에 한가지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1. 다른 부서로 전배, 새로운 일에 적응
2. 이직 또는 창업
대리급, 과장급 젊은 후배들은 당연히 1번을 선택하게 되었고 저같은 늙다리들은 뭐 밀려 나는거죠 ㅋ
오랫동안 도로/철도 사업 영업을 하시던 고참 부장님들 두분을 사장/부사장으로 모시고
영업/실행/개발을 담당하던 차/부장급 늙다리 직원27명, 도합 29명이
명퇴 위로금을 모아서 자본금 9억원짜리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저를 포함해서 4명의 소프트웨어 개발 파트를 맡게 되었구요.
5년간 정말 엄청나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병이 생길 지경이 되도록 바쁜 세월이었습니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구요.
매출이 오르고 영업 이익이 해마다 올라가니
퇴사할때 같이 나오지 않고 S기업에 잔류했던 젊은 후배들 상당수도 대기업을 떠나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 기쁜 상황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부장급이면서 우리와 합류하지 않고 남았던 동료들은 거의 다 명퇴 대상이 되어 퇴사하게 되고
일부는 협력 관계에 있던 업체 입사, 일부는 우리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오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애초 창업시에는 2020년 안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삼고 출발했으나
의외로 상황이 잘 풀려서 2018년을 목표로 수정하고 열심히 일한 결과
작년부터 상장 준비에 착수할 수 있게 되었구요.
올 상반기에 상장심사에 들어갔었는데, 경쟁사의 악의적 투서로 인해 약간의 말썽이 생기게 되자
심사 자진 철회를 하는 위기 상황도 있었네요.
그리고 다시 열심히 준비한 결과, 드디어 어제 날짜로...
상장이 되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전에 비해서는 미래에 대한 큰 불안감 없이 즐겁게, 열심히 일 할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
그리고 지분 없이 선배들만을 믿고 동참해준 후배들을 위해 회사를 더 성장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점이 있네요.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