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내부에 있다"는 얘기 많이 듣죠?
그렇듯 뒤통수까는 사람은 주위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일것입니다.
전에도 제가 가끔 인용했던 손자병법의,
"불가승재기, 가승재적"이라는 것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고,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넘들이 쓰는 "적은 혼노지에 있다(敵は 本能寺に あり)"라는 말에 대해서 입니다.
이게 전국시대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오다노부나가의 부하였던 아케치미츠히데가, 오다가 머무르고 있는 혼노지(당시 불교사원)에 부하들로 포위하고 부하들에게 한 소리라고 합니다.(년도는 잘 모르겠지만 토요토미가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2년전에 전국시대를 마무리했다고 하고, 토요토미가 오다죽고 1인자로 오르기까지 약 8년 걸렸다니까 1582년일것 같네요. 아니면 말고...ㅡ.,ㅡ^)
아마도 상시 혼노지에 도착한 부하들은 감히 그들의 주군인, 게다가 천하를 호령했던 오다를 친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고, 일부 친위부대만 알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당시 오다는 아케치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케치가 대단히 잘 싸웠던 장수였으며 혼노지에 부하200여명만 데리고 있었던 오다로서는 포위한 상대가 아케치라는 사실을 듣고 이미 죽음을 각오했을 것이라고 하네요. 가망없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물론 오다는 혼노지를 불지르고 최후까지 싸우다가 할복했다고는 합니다만 아케치가 상당한 장수였다는 것은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최영장군이 이성계에게 당한 것이나, 궁예가 왕건에게 당한것과 비견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결과는 전혀 달랐죠. 이성계와 왕건은 성공한 쿠데타였지만, 아케치는 토요토미에게 패배하여 실패한 쿠데타로 마감합니다.
역사는 이렇게 바뀌죠. 혹 아케치에게 오다가 당하지 않았다면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물론 정황상 그러기는 어려웠겠지만...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궁금한것이 있는데...
왜 "적은 혼노지에 있다(敵は 本能寺に あり)"가 내부에 적이 있다는 얘기가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확 올라오네요.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시상황과 맞지 않거든요.
오다의 입장에서 아케치에게 "부르투스 너마저?"라고 했을때 맞는 상황인데, 오히려 거꾸로 아케치가 오다를 잡기 위해서 한 소리라는 것이죠.
즉 오다가 반란을 일으킨 아케치를 잡거나 혹은 아케치에게 죽으면서 스스로 "아케치 믿었던 너였는데... 역시 적은 내부에 있었다"라고 했어야 맞는 말이 아닌가 하는 것인데...
쩝....
아마도 결국은 내부에서 발생된 문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 상황만 가지고는 "적은 혼노지에 있다(敵は 本能寺に あり)"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뭔 쓸대없는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혹 이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신 분이 계실지도 몰라 의견을 들어보고 싶기도 해서 말이죠. 아마도 저만 궁금해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ㅜㅜ
그리고 여기는 AV사이트이기 때문에 영화얘기를 잠시 하면,
쿠로자와 아키라의 "카게무샤"가 전국시대 상황에 대한 영화인것은 다 아실겁니다.
카게무샤가 해야할 역할 당사자가 당시 타케다신겐이었다고 하는데 신겐이 전장에서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당시 오다와 토쿠가와가 협정비슷하게 맺었는데 신겐이 토쿠가와를 치는 과정이 영화에 나왔다고 하네요. 영화에 오다도 나오구요.
저도 오래전에 봤을때는 그냥 무덤덤하게 봤는데 역사적 사실을 알고 봤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회 있을때 다시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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