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시골버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7-09-27 15:47:40
추천수 10
조회수   2,475

제목

시골버스

글쓴이

진성기 [가입일자 : 2005-12-05]
내용

부산 나들이 갈때엔 주로 버스를 타고 다시 전찰로 타서 갑니다.

구포에서 여기가지 하루 네번 오갑니다.
시간만 맞추어서 나가면 운전해서 가는 것 보다 편합니다.

몇달전 안테나 세운다고 시멘트와 길다란 수도파이프 가지고 탄다고 버스기사와
친해져서 타고 내릴 때마다 인사도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이 종점은 아니지만 거의 제가 첫 승객입니다.
그래도 맨 앞 자리 몇개는 다음에 타는 할머니들 위해 남겨두고
뒷자리로 갑니다.
운전석 옆 맨 앞자리는 다음 정루소에서 타는 어떤 아주머니 지정석입니다.
그 아주머니는 탈 때마다 대추며 산딸기며 조금씩 가져와서 기사에게 줍니다.
한번은 휴대폰 집에 두고 왔다며 다음 버스편으로 가져다 달랍니다.
기사님은 마치 심부름꾼인양 혼쾌히 가져다 주겠답니다.

며칠 전 그 아주머니자리에 웬 아저씨가 앉자 있었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타니까 기사가 오늘은 이 자리 양보해주시고 뒷자리 앉으세요.
그리고는 그 낯선 아저씨 소개를 합니다.
박기사님이 그만 두셔서 내일 부터 나와 교대로 이 버스를 운잔할 
기사님이라고 소개하니 그 시림은 일어나 뒤를 보고 잘 부탁 한다고 인사를 합니다.

새로 올 기사에게 차를 타고 가면서 정류소며 길이며 과속방지턱등등 길을
가르쳐줍니다.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타는 것 까지
이 커브는 위험하니 일단 정지하고 가야되고
이 곳은 비오면 물이 괴는 곳이니 조심해야되고
정류소는 저긴데 할머니 한분이 집 들어가는 골목인 여기에서 기다리니
여기에 일단 정지해서 할머니 태워야 하고

정류소 별 시간 계산 까지 해줍니다.
부산 근처에 가면 출퇴근 시간에 밀려서 강서 구청 앞에서 불법 유턴하는 차들 많은데
출퇴근 시간엔 배차 간격을 20분 더 주니까 그럴 필요 없다고
시내버스처럼 배차시간 쫓길 필요 없으니 할머니들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려야된다고
일러주기도 하고

시골 버스 기사도 신경 쓰는 게 많구나 생각했습니다.

가끔씩 앞뒤에서 승객들끼리 나누는   얘기도  엿듣습니다.
가까운 이웃 마을 사람들은 버스안이 만나는 장소인듯 합니다.
아는 사람이 타면 좋다고 인사하고 수다를 떱니다.

얼마 전 할머니 둘이 하는 얘기
버스 안에서 만나자마자 대뜸 하는 말이
야 너그 영감 죽었제?
응  보름 전에 죽었다 어째 알았노?
아프다더니 안보이길래 병원 입원 햇나 죽었나 했다.
근데 와 연락 안했노?
영감 죽은기 뭐 대수라고
다 죽을 낀데

나도 죽으면 마누라가 저랫으면 맘 편하게 죽을 수 있겠다 생각했지요..

승객은 몇 안되지만 버스안은 항상 시끌시끌 합니다.
아침 첫차에는 짐이 많습니다.
특히나 구포 장날에는 장에 내다 팔 것들로 가득합니다.
옛날 신작로처럼 길이 울퉁불퉁 하지도 않은데
대신 수없이 많은 과속 방지턱땜에 시골버스는 옛날 신작로 달리듯
덜컹거리며 달립니다.

오늘도 부슬부슬 내리는 빗길을 이 덜컹거리는 버스 타고 출근했습니다.

수요일 오후 금요일 하루 이렇게 두번 출근합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반백수였는 데
지금은 반의 반 일하니 거의 온백수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삽니다.





제가 사는 여차리에서 구포시장까지 가는 73번 버스입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김승수 2017-09-27 16:13:20
답글

추석에 73번 버스타고 성기엉아네 집에가서 안테나 뽑아주세요 해봐야쥐

올리신 그림이 참 좋습니다 . 비가 한차레 지나간 건강한 시골길의 풍광이^^;;

김성용 2017-09-27 16:39:12
답글

저는 상동면 옆,봉림면 석산에서 18년을 일했습니다.저가 화약수령자여서 여차에 있는 한화화약고를 약5년동안 갔습니다.거의 매일 다이나마이트를 2톤정도를 실고 다녔습니다.여차에 계신다니 기억이 새롭습니다.불과 4년전인데요.여차고개를 십몇년을 넘어 다녔었는데 ㅋ

진성기 2017-09-28 10:11:11

    봉람면 ? 생림면인가요?
화약고가 근처에 잇다니 ㅎㄷㄷ

전성일 2017-09-27 17:28:53
답글

LP판 틀어놓은 것 같이 구수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윤양진 2017-09-27 18:02:57
답글

사진과 글 모두 좋습니다.

김준남 2017-09-27 18:09:28
답글

참 좋습니다. ^^

000sori@gmail.com 2017-09-27 18:17:46
답글

와싸다문학관이네요.

정정훈 2017-09-27 18:44:12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그곳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오네요^^

이민재 2017-09-28 05:19:08
답글

한편의 수필, 잘 읽었습니다.

진성기 2017-09-28 10:12:15
답글

좋게 봐주시니 저도 좋습니다.

황준승 2017-09-28 10:15:46
답글

사진 같은 분위기 정말 좋아합니다. 글도 정겹고요.

촉촉한 물냄새가 느껴집니다.

염일진 2017-09-28 10:17:41
답글

Kbs6시 내고향,시골버스 안내양,김정연 리포터가
타고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말입니다.ㅎ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