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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운 산업과 리더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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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6 21:1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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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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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운 산업과 리더쉽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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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양진 [가입일자 : 2001-09-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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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진 해운이란 회사가 망 했습니다.
전 대통령께 밉보인 그룹이라 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어쨌던 이미 망해서 공중 분해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사실 그렇게 만만하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세계 4위를 자랑하던 한국 국적 해운사가 망한 겁니다.
한국은 세계 수출 6위의 국가 입니다.
수입도 만만치 않죠.
조선업은 세계 1위였다가 미끌어졌습니다만 세금을 쏟아부어 살리고 있죠.
그런데 제조업은 2차 산업이라고 보면 물류는 3차 산업이고 4차 산업혁명과 아주 가까운 관계에 있습니다.
비지니스계의 소프트웨어라고 할까요?
전세계 주요 항구마다 부지를 계약, 확보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물류를 연결해주는
공급망을 가진 소프트가 강한 비지니스 입니다.
이런 기업이 망한 겁니다.
제조업은 망해도 공장이 남고, 실적이 남고, 사람이 남아서 다른 경쟁사가 흡수하거나
그 자산가치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프트한 산업은 그 네트워크와 운영 노하우가 녹아있는 산업이라 망하면 거의 다 사라진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세계 4위의 물류 기업이 사라졌습니다.
세계 수출 6위의 수출입 대국에서 살아남은 현대상선이란 국적 선사로는 수출도 다 해결 못해서
외국 선사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그럼 한진해운이란 회사는 어떤 회사냐...하면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이 삼남에게 물려줬으나 본인이 죽고 부인이던 최은영이란 사람이 경영에 뛰어 듭니다.
용감도 하지....
그러나 경영은 관심은 없고 본인 명의로 된 사옥 임대료를 년간 140억 꼬박꼬박 받고
보수 배당금만 254억원을 챙기는데 재미들리고 굽실거리는 직원들 관리와
아무것도 모르면서 의사결정 하는 재미에 즐겁게 삽니다.
그 의사결정 마다 헛발질을 제대로 해서 엄청난 돈으로 신규 선박을 대량 구매하자마자
불황이 찾아오고, 불황에 당황해서 헐 값에 팔자마자 다시 호황이 옵니다.
그렇게 역사에 없는 삽질을 하다가 겁을 먹고 2014년에 퇴직금을 무려 52억원을 챙기고 시아주버니에게
떠 넘깁니다. 그리고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치우고 결국 회사는 장렬히 사망을 합니다.
한진그룹 조씨일가는 며느리/제수씨가 저질러 논 똥을 나름대로 치우느라 자산을 박는 척하다가
박 정권에 밉보였다는 루머와 함께 그냥 훅 망하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잘 아는 현대상선은 그럼 어떠냐....
세계 3대 해운연합에도 못 끼는 중견 회사가 이제 한국을 대표하게 생겼는데.
이 회사도 정몽헌 회장이 죽고 현정은 회장이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운명의 아이러니인가....우리나라 2대 물류사가 경영도 모르는 전업주부가 경영을 하다니.
그러나 현정은 회장은 나름 리더쉽도 있고 정치권과 연계도 좋아 어찌어찌 살아남는데.....
한진해운 망할 당시 재무상태를 보면 현대를 정리해야 하는게 마땅한 지경이었습니다.
물류 라는 건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인프라 산업이지요.
선진국의 생산성, 효율이 중진/후진국 대비해서 가장 극명하게 보이는 산업이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분야 입니다. 현대 가장 혁신적인 발명을 컨테이너의 발명이라고 하는 기관이 있을 정도 입니다.
몇 년 전 DP World라는 UAE 항만 운영사가 미국의 6대 항구 운영권을 인수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항만 운영권은 국가 기간 인프라이다 보니 국회나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당연히 이 계약을 무효로 돌립니다.
국가 기간산업을 외국에게 팔 수 없었고 언론을 비롯한 여론이 아랍계 회사에 파는 것을 반대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제 1 항만인 부산 신항만의 운영권을 이 DP World가 일부 가지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1등 대기업도 시공비를 주식으로 받아서 대주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기업 오너의 주식 매각 결정으로 DP World가 인수 결정을 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인프라라 정부와 국회에서 DP WOrld로 실사를 나옵니다.
DP World는 인수 당위성과 좋은 이야기를 했겠지만 이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전날의 숙취로 졸고 있는 추태를 보여 줍니다.
그리고 매각을 당당히 승인합니다. 한국은 언론도 여론도 조용했습니다.
항만 사업은 국가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상해, 홍콩, 싱가폴 모두 미래를 보고 투자하고 뛰고 있지만 부산 신항만은 현재 수익구조에
만족하며 운영기간에 수익 챙기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항만은 항만 시설과 운영, 그리고 배후 단지, 물류사 모든게 연결된 역시 소프트가 강한 산업이고
한 번 망가지면 되돌이키기 어렵습니다.
과거 중동의 Hub였던 바레인이 두바이에게 한 방에 간 다음 다시 살아날 수 없었습니다.
오만과 같이 네덜란드 운영사에게 운영권을 팔아버린 나라들은 포트 핸들링 차지를 인근 두바이 항보다
두세 배를 내면서도 열악한 시설과 서비스에 만족해야 합니다.
국가 경쟁력이 날 수 없죠.
대우해양조선을 은행과 채권단, 정부가 짝짜꿍이되어서 세금으로 살리고 한진해운을 망하게 하는...
이렇게 소리없이, 자각없이 점점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보는 심정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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