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 강종호 기자 = 2017년 정기국회가 개회되었으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분쇄한다면서 정기국회를 보이콧하고 대규모 장외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당의 행보에 대해 여당도 청와대도 다른 야당들도 언론도 국민들도 모두 싸늘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들의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 저지"란 구호가 전혀 엉뚱해서다. 즉 현재 벌어지고 있는 KBS와 MBC의 파업사태는 이명박 집권 후부터 시작된 보수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후 나팔수 만들기가 박근혜 정권까지 이어지며 언론인들을 극심하게 핍박하여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자유한국당의 "그들만의 파업"은 어떤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싸늘한 여론에 못이긴 한국당은 국회 복귀를 희망하지만 마땅한 명분이 없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작금 청와대와 여당에 ‘국회복귀 명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 3선)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당이 국회 돌아올테니 명분을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면서 그 통 사정에 대하여 “대통령이나 여당대표가 나서서 언론장악 의사가 없다고 한마디 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애초에 언론장악 할 생각이 없는 걸 세상이 다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그리고 국회에 돌아오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가?”라고 일갈한 뒤 “다시는 나가지 않겠다는 각서와 반성문이 필요하지.”라고 비꼬았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국회보이콧 등 현안문제로 7일 한국당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와 30분간 면담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도 자유한국당의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과 관련해 “국회가 논의해 풀 문제”라고 단칼에 잘랐다.
이날 한국당사에서 홍 대표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난 전 수석은 “청와대나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앞서 민 의원의 페이스북 공개와 같이 자유한국당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불러 국회복귀 명분으로 대통령의 “언론장악 의사 없다”는 립서비스를 요청했으나 전 수석이 불응한 것으로 예측되는 발언이다.
특히 전 수석은 이날 한 기자의 “청와대가 직·간접적으로 보이콧 문제에 대해 의사표시를 할 생각이 없는가”라고 묻자 “우리가 얘기할 사항도 아니고, 밝힐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이콧 문제는 국회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에 홍 대표와도 거기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말해 일단은 그 같은 논의가 없었다는 것으로 홍 대표의 체면은 세워줬다.
그러나 전 수석은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보따리를 좀 풀어라’고 하셨는데 보따리는 청와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 있다”며 “국회 문제는 여야 원내대표가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정우댁 원내대표의 ‘보따리를 좀 풀어라’라는 발언이 ‘국회복귀 명분을 달라’는 뜻으로 해석되므로 민 의원의 폭로는 사실인 셈이다. 이래저래 모양만 우습게 된 제1야당이다.
그래선지 자유한국당은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인원동원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당은 오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5천만 핵인질·공영방송 장악 저지’ 대국민보고대회를 열기로 하고, 의원들에게 인원 동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이 일단 동원된 인파일망정 태극기를 든 대규모 장외집회를 통해 세를 과시하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여당과 협상을 통해 국회복귀 명분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한국당의 9일 장외집회 이후 여권과 한국당이 정국 정상화의 모멘텀을 다시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공영방송 문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여권, 그리고 방송 종사자와 문 대통령 지지층의 확고한 자세는 한국당의 계산대로 움직일 것 같지가 않다. 때문에 장외집회 후에도 특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한국당은 야당의 최대무기인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예산심의 등이 걸린 정기국회를 끝까지 내던질 수 없으므로 스스로의 명분을 포기하고 국회로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