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늦게 출근하다 최고 댓빵 여사님한테 걸렸습니다.
원래 우리 일이 오전 6시에서 6시 10분 사이에 출근해야 되거든요.
헐래벌떡 뛰들어 오는 나를 보고 약간 기분 상한 표정으로 "오늘은 좀 늦네요?"
순간 "예,, ...," 이러고 대충 인사하고 들어갔는데..
(사실 첫달 빼놓고는 지각 횟수가 점점 잦아지고 있거든요. 물론 일이 단순하다 보니
금방 노하우도 생기고 해서 시간도 많이 단축되고 아침 마감 시간에 별지장 없을 정도로 마무리 하기에
나도 모르게 나태란 놈이 제 몸 깊숙히 자리하게 된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몇번 걸렸는데 그분들이야 뭐 제가 가지고 노는 수준이라 입막음이 되는데
이분은 원체 칼이쓰마가 쎈 분이라 조만간 뭔일이 생기겠더군요.)
그래서 일도 손에 잘 안잡히고 맘도 영~ 불편해서 이대로 있다가 큰일 나겠다.
지각은 계속 될텐데 이거 뭔 조치가 필요하겠더군요.
그래서 아침 일 끝내고 찾아가 사실대로 사정을 얘기했죠.
"제가 말입니다. 요즘 자주 지각을 하게 되네요.
원래 이런 놈 아니었는데 제 집사람이 중국에 가고 나니 애기를 저 혼자서 보게 돼
새벽에 숙면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아빠 혼자서 애기 키우는 거 힘들잖습니까,"
그랬더니 이제사 다 이해한다는 안타까움과 포근한 인상이 섞인 표정으로
"아~그래요! 애기 아빠 혼자 키우기 힘들죠,
근데 엄마는 중국 간다는 얘기는 들은 거 같은데 한국엔 자주 못 나오나요?"
"예~ 1년에 몇번 못 봐요.
중국과 우리가 명절이 같잖아요.
그때 한번씩 밖에 못 들어옵니다. (억수로 불쌍한 표정으로)"
이랬더니 그 칼이쓰마 여사님도 충분히 수긍을 하는 눈치였고 이제 앞으로 지각을 해도
큰 탈이 없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더군요.
아~ 오늘 큰 일 하나했구나, 하는 자화자찬 중에 어딘가 모르게 나도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렇게 공갈치면서 사회생활한 적이 없는데..ㅠㅜ
갑자기 본래의 내가 툭 튀어나와 나를 막 꾸짖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처자식을 팔아 묵냐?"
그래서 아직 점심도 못 묵고 이렇게 와싸다에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좀 변하긴 변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와싸다 접속이 가장 활발했었던 올 여름 부터인 것 같은데
이거 어케 하면 좋을까요?
강따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