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산타클로스 ....
그 분은 깊은 산속에 살고 계십니다.
농장비도 없이 그야말로 맨손으로 거대한 산을 개간하고
농약없는 농법, 작은 축사로 양계를 하시고...
그렇게 자연인으로 살고 계시면서 가끔 한번 하산하시는데
동쪽 서쪽 짧은 거리관계로 교류가 소원했었습니다.
연 며칠 야근으로 지쳐 집에서 자고 있는 동안
아내가 지키던 까페를 다녀갔다고 합니다.
8월의 산타 답게
진짜 친환경인(무늬만 친환경인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손수 담그고 발효시킨 와인, 감식초, 그리고 아로니아 두 그루
한 보따리 선물을 내가 잠든사이 두고 가셨네요
물증 입니다.
손수 담그고 발효시킨뒤 정성에 혼까지 담은 흔치않은 와인입니다.
그 밖에 감식초도 한병 있었는데 까페 냉장고에 두고 올라왔습니다.
같이 보내주신 아로니아 2포기는 양지바른 별채 뜰에 잘 심었습니다.
활착을 도와줄 비까지 잠시 뒤에 내려서 축복을 받았고....
산타가 다녀가신 뒤
입대한 아들에게 반가운 전화가 왔습니다.
씩씩하고 밝은 목소리 잘 지낸다고 하니 눈물이 핑 돕니다.
8월의 산타 선물에 기쁘고
너무도 기다리던 아들의 소식까지 받고 감격하느라고
커피를 볶다가 배출시기를 놓쳐
커피를 조금 태워먹었습니다.
사진은 과열된 커피 원두가 터져버린 치핑현상 입니다.
그래도 기쁩니다.
원하는 적정 볶음보다 조금 더 볶아져 버린 커피로는 커피술(깔루아) 담그면 됩니다.
몇 개월 뒤 마실 거리가 생기겠죠.
8월의 산타는 그렇게 생각마저 긍정적으로 바꿔 줍니다.
8월의 산타를 흉내 내며 키우고 있는 뒤뜰의 과수나무들 입니다.
별로 수확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주렁 주렁 달린 배와 사과들은 바람이 한번 불때 마다 후두둑 떨어집니다.
비록 비 경제적이고 비 효율적이지만
하얀 배꽃과 분홍 사과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우리집 과수나무들...
8월의 산타클로스 서정진님이 기쁘게 해줬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