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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환경문제와 여러 갈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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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12:0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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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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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환경문제와 여러 갈등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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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가입일자 : 2013-01-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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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에 농가주택을 구입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곳에 자주 출입하다보니
농촌사람들의 환경인식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
그 소회의 일단을 피력해보고자 합니다.
어찌보면 도회지에 살던 사람으로서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농촌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사고를 접하는 심사는 매우 불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보건복지부나 지자체가 그러한 문제에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조사나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검토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거의 무의식적인 쓰레기 소각, 폐기물 투척, 과도함을 훨씬 넘어선 농약사용,
각종 축산물 사육에 따른 지하수 오염, 악취 등은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농가를 구입하고 나서 주변의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약 2톤(1톤트럭 3대분량)가량 치웠는데
그 뒤로도 끊임없이 각종 쓰레기가 버려집니다.
견디다 못하여 지자체에 신고를 하니
담당자는 허~허 하고 웃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우리라고 그걸 모르겠습니까?" 하더군요.
이장회의를 통해 아무리 홍보하고 계도하고 심지어 과태료를 부과해도
그저 소귀에 경읽기 일 뿐만 아니라 과태료도 절대 내지 않는답니다.
여러 환경문제 중 제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항 중 하나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도 없는 제초제 사용입니다.
논이건 밭이건 길이건 그저 풀만 나면 이유불문 살포하는 것이 제초제 입니다.
이걸 시골사람들은 "풀약"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과도한 제초제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도로옆 좊은 땅에 할머니가 서계셔서 "뭐 하시게요?"하고 물었더니
"풀약 좀 줄라고"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디에다가요?" 하고 물으니
가로수 사이의 땅에 콩을 심을려고 하는데 풀이나서 제초제를 뿌리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머니 이거 금방 손으로 뽑아버릴 수 있는데 제초제를 왜 뿌려요? 제가 뽑아드릴까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아니 냅둬. 그냥 풀약주면 돼"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곳의 풀은 2~3분이면 풀을 제거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이 할머니는 왕복 15분~16분 정도의 집에 가서
농약통을 메고 와서 주변을 시원하게 제초제를 뿌려댔습니다.
2~3분이면 제거할 수 있는 잡초를 굳이 15분~16분을 걸어가서
농약통을 메고와서 뿌려야한다고 하는 사고는 어떤 방식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결론적으로 "잡초는 이유불문 제초제를 뿌려야 한다"라는 기계적 사고가
이미 진작부터 철통같이 자리잡혀 버린 것입니다.
요즘 제초제는 뿌려도 금방 시들거나 죽지 않습니다.
적어도 4~5일 이상 되어야 서서히 누렇게 잎이 변하면서 죽어갑니다.
그래서 그렇게 심각하게 보여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더 자주 제초제를 살포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골사람 특유의 작농의식은 한뼘 땅만 있어도 뭔가를 심어야 하는 의식이 강합니다.
따라서 도로변이건 어디건 빈땅만 있으면 아무 작물이라도 심는데
이렇게 제초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보니
주변 나무들이 거의 대부분 고사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저희 농가 앞의 도로변에도 30년생 벗나무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그런데 올초 마을 사람들이 모가지를 전부 베어버렸습니다.
나무가 크면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농사에 지장을 준다면서.
생장점이 잘려버린 나무들은 매우 볼품없고 불쌍하게 변해버렸습니다.
또한 나무 사이사이 약 15그루가 죽어버렸습니다.
대부분 제초제 사용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골사람들은 그런 것에 단 1%의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나무 사이에 콩 몇그루라고 심어
몇주먹의 곡식이라고 얻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솔직히 저는 그 콩을 거저 줘도 먹지 못할 것 같더군요.
그렇게 무수하게 제초제를 뿌려서 수확한 콩을
도저히 안심하고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70대~80대인 농촌 사람들의 살아왔던 방식과
시대적 역정을 유추해 보면
그러한 사고와 생활방식, 또는 환경의식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이 태어났던 1930년~1940 이후로 6.25전쟁, 4.19혁명, 박정희 군사쿠데타 등 등의
수많은 사회격변을 겪었고 소위 허리가 곱아지는 보릿고개를 지긋지긋하게 겪은 분들입니다.
또한 그렇게 빈궁한 생활속에서도 새벽부터 밭일 논일하고 소키워서
자식들 번듯하게 키워낸 눈물겨운 세월을 사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사고에는 단 한뼘의 땅도 모두 소출을 얻을 수 있는 농지로 보일수 있고
특유의 근검절약정신과 근면성 때문에 굽어진 허리와 아픈 다리를 끌고 다니면서도
여전히 농사를 짓는것이지요.
이러한 문제를 접하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많습니다.
지역경제를 생각하는 지자체는 축산농가로 인한 각종 악취와 토양오염을 마냥
환경문제 관점에서만 처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사안에 대하여 모른척 하기도 어렵습니다.
요즘 시골을 다녀보면 선거철도 아닌데 각종 현수막이 참 많습니다.
특히 축산농가가 집중된 곳이 많습니다.
그 대부분이 축산농가 악취에 관한 것들입니다.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불이고 옷이고 온통 돼지똥, 닭똥 냄새가 배어서
외지에 나가면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출복 등은 아예 멀리있는 세탁소에 맡겨놓고
필요할 때 찾아입는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매우 심각할 정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법한데도
지자체나 환경부는 거의 손을 놓고있는 실정입니다.
전기한 바와같이 지역경제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
완전한 귀촌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야하는 귀촌을 준비하면서
별로 대수롭게 생각지도 않고
심각성도 인식하지 못했던 농촌의 환경문제를 접하면서
요즘 새로운 고민에 봉착해 버렸습니다.
산수가 좋은 곳을 택하자니 주변 커뮤니티가 단절되어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마을속에서 살자니 각종 환경문제가 겹겹히 쌓여있습니다.
또한 거의 막무가내식 텃세도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역시 그러한 텃세 문제로 7개월째 집수리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집앞의 도로변 국유지를 동네사람이 경작하면서 출입구를 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찌어찌해서 국유지 사용허가를 받아내긴 했는데 도로변에 콩을 심은 것 때문에
진입로 공사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콩을 수확해봤자 5만원도 안되겠지만
시골 사람들은 자기가 경작하는 땅을 빼앗겼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어떤 억지와 수모를 겪을지 암담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 집을 다시 팔아버리고
조금 더 생각하고 집을 구해야되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또하나 요즘 새롭게 인식하는 사항은
세상이 참 녹록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모두가 내마음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보면 항상 길어지고 늘어지는데
오늘도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군요^^
이상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의 고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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