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늦잠이 버릇인 아내대신 까페로 내려와 머신과 제빙기등을 가동시키고
가장 맛있게 사흘전 로스팅한 세계3대커피중 한 종류인 예멘모카 마타리를
우리사모님 모닝커피로 내려드리고, 아내와 바톤터치후 집으로 올라와
나름 완전군장을 꾸리고 집 주변잡초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개울건너 논두렁에 빠져버린 RV차량 한대가 급하게 구출을 요청하고
보험회사 견인차를 불렀는데 빠져버린 차량 앞쪽 진출을 못해
출동견인차도 손을 못쓴다며 차주가 우리집으로 뛰어 왔습니다.
차좀 건져달라고 하는데 미니 굴삭기가 무슨 힘이 있어 육중한 RV차량을
건지겠냐며 기대는 마라고 하고 일단 우리집 미니굴삭기를 가동했습니다.
몇 개월만에 일거리를 만난 미니가 그래도 신나게 일발시동으로 가동을
시작 삘삘거리며 개울을 건너고 꾸불꾸불 농로들 돌아 빠져버린 차량
뒷쪽에 도착했습니다.
굴삭기를 차량앞으로 가야 힘을 쓰겠는데.....
우선 가져간 견인로프를 뒷바퀴 휠에 걸어서 뒷쪽을 살짝들어 논으로 더
밀어 넣었습니다.
미니 굴삭기가 차량 앞쪽으로 지나가기 위해 쓴 자구책이었습니다.
그 다음 미니 굴삭기의 특기인 양쪽 바퀴폭 줄이기 비공으로
굴삭기바퀴폭을 최대한 줄여서 오토바이 한대 겨우지나갈 공간을 조심스럽게
빠져나가 RV차량 앞 쪽으로 지나갔습니다.
오른쪽 바퀴 휠에 견인줄을 걸고 최대한 차량 손상없게 조금씩 조금씩
오른쪽 바퀴아래로 주변에 있는 돌덩이들을 집어넣어 농로의 높이까지 앞 바퀴가
올라오도록 한 다음 앞에서 굴삭기로 당기고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1단 전진기어로 전진하도록 해서 드디어 논에 빠진 차량을 농로위로 끌어올리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때쯤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서*진 회원님께서 방문을 하셨다는 겁니다.
시골 살면서 가장 사람이 그리운데 그것도 와싸다회원께서 몸소 누추한 곳에
와주셨다고 해서 그냥 일하던 복장 그대로 달려 갔습니다.
땀과 흙범벅... 참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서*진 회원님은 인근 면 깊은 산속에서 혼자서 자연농법으로 농원을 꾸리고 계십니다.
기계, 농약힘 없이 거의 수작업 신선처름 유유자적 관행농법을 탈피하시고
그래도 질 좋은 수확물로 꽤 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계시죠.
자연수확 열매들로 만든 와인(담금주 아닙니다 발효시킨 술입니다)이 참 명품입니다.
그렇게 하산한 서*진 회원님과 사모님을 몇 년 만에 조우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아도 삶이 그렇게 빡빡하게 짜여져 아내와 함께 농원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방문한번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수향농원 홈페이지를 통해 소식만 듣고 있었죠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집에서 분양해간 진도개 소식등을 나누다가
까페에 다른 손님들이 계속 들이닥치는 바람에(까페가 좁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극구 마다하는 계산까지 치르시고...ㅠㅠ
연이어 계속 들이닥치는 손님들 때문에 제대로 배웅도 못했습니다.
서*진님 꼭 가을 수확때 한번 방문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