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 졸업하고 첫 근무지가 원자력발전소 현장이었습니다.
지금도 소속한 회사에서 관련한 사업을 하고있고, 현재 제 업무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원자력 발전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오가는데 제 의견을 적어 볼까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설계와 건설 기술은 현재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선진국 중에서 지속적으로 원자력 발전 건설을 하고 있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캐나다가 Candu방식, 일본은 독자 방식, 프랑스 방식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이른바 한국형 경수로 원자력은 미국 벡텔 방식을 발전시킨 겁니다.
미국은 스리마일 사고 이후로 더 이상 원전을 안하고 벡텔이 그 기술(도면)을 한국에 팔아서
한국에서 로컬라이즈해서 울진 3, 4호기를 한국형 경수로 원전으로 시작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갑니다.
일본이 사실 원자력 기술로는 세계 최고인데 그 자부심/자만심이 심해서
일본 원전은 IAEA나 국제 원자력 협약을 잘 안지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 IAEA의장이 일본인 이었음에도 일본 원전은 IAEA 감사를 잘 안받았죠.
그런 이유로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제 정세와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관심있게 쳐다보는 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원전 건설 기간에도 각종 감사에 시달리게 되죠.
국민들은 부실공사와 지난번 이슈가 되었던 가짜 인증서 등 부실관리를 걱정합니다.
그런데 지난번 가짜 인증서가 드러나 듯이 사실 부실공사를 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끼리 감사하고 점검하면 그럴수고 있겠지만 국제기구에서 일년에 한번씩 대규모
감사를 합니다. 도면과 시공 상태에 대해서.
그래서 지난번 가짜 검사 같은 경우도 드러나게 되고 건물을 다 준공하고도 모든 서류가 검증될 때까지
가동을 거의 일년간 못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UAE에 판 원전은 계약서상 한국 고리원전 결과를 보여주기로 되어있는데 지연되서
지체상금을 한전에서 내게 됩니다.)
암튼 우리 원전 기술은 나름 괜찮고, 잘 해서 수출도 하고 그렇죠.
선진국에서도 인정하니까 수출을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답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까지 경제적인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경제적이란 말이 다분히 '공학'적이죠.
공학이란 말의 정의 자체가 기술을 경제적으로 풀어낸게 공학, 엔지니어링 입니다.
거의 완전하게 안전한 원전도 가능합니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고려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중진국/후진국 모두 비용을 따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아프리카 최빈국에서는 사람 목숨을 백만원으로 환산하여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그런 경우 안전설비나 설계를 낮추어 설계를 해도 '공학'적으로 우수한 설계가 가능합니다.
즉, Fail safe, 리스크 등 각종 검토/설계요소를 어떻게 고려하느냐에 따라 경제적일 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건 화력, 가스, 신재생 모두 마찬 가지 입니다.
즉 이 이야기는 한국이 계속 발전하고 사람 목숨값이 더 높아지고, 현재 기술로는 재 사용이 불가능한 땅 값,
환경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 수록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단순 경제 가치를 이야기 하기 전에 간과하기 쉬운 것이
국가 사업은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점 입니다.
제가 건설업에 종사하면서도 지난 MB정권의 사대강 사업을
한국 현대사에 가장 잘못된 국가 사업이라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DJ 정권시절에 IT 창업에 정부가 투자하면서 IT버블이 생기고 부작용도 심했지만
그 힘으로 IT 강국 한국이 지금 있고 다음과 네이버가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대강 사업은 기술 사업도 아니고 미래 산업도 아니고
지방 장비업자와 지방식당, 부동산 관련자들이 단기간에 배부를 수 있는
언발에 오줌 누는 경제부양(표확보) 국가 사업입니다.
이 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당시 정책과 비슷한데 일본도 경제 위기 당시에 건설업 살리겠다고
해저터널과 기괴한 형태의 다리를 짓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로 다이세이, 오바야시 등 일본의 대형 건설사들은
경쟁력을 잃고 일본 밖에서는 사업을 못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기괴한 다리와 해저터널 등을 하면서 건설 기술이라도 발전했는데 사대강은 그런것도 없었습니다.
그것도 임기내에 준공하겠다고 정부에서 공사 건설사에 나눠주고 박정권에서는 정부에서 나눠줬지만
기업이 거부했어야 했는데 안했다고 담합으로 벌금을 수천억원을 때렸습니다.
그냥 엄청난 국민 세금을 소수의 혜택받은 국민에게 부가가치 없이 나눠 준 사업입니다.
그 기간동안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절치부심하고 투자, 발전(우주, 환경, 바이오 등)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제자리 걸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원전기술은 지금 당장 우리나라가 세계에 팔아 먹을 수 있는 기술이지만
오년 뒤에 팔아먹을 수 없는 기술 입니다.
정부가 지금 원전에서 손 떼고 신재생에 투자를 한다면 당장 해당 산업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새로운 산업기반이 신재생 쪽에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엄청난 태양광 패널 생산시설부터 저전력 기술과 다양한 신재생 기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지금 바다에 띄우는 풍력 발전소,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 후에 지구로 무선으로 전력 송출 기술,
수소전지를 통해 마을전체를 난방/발전 하는 기술 등등을 연구, 적용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개인 기업이 하기 어려운 사업이라 당장 돈이 안되도 정부에서 투자 형태로 사업이 진행 됩니다.
원전은 일반 기업에서 수출하고 살 길 찾으면 됩니다.
원전 해체사업으로 전환도 가능하고 지금 UAE 원전에서 관리할 사람 뽑고 있고
이집트, 영국 모두 원전 짓고, 관리할 사람들 뽑습니다. 역량되고, 기술되면 살길 찾아가면 돕니다.
그런데 국가는 당장 돈이 안되도 미래를 보고 투자를 유도하고 사업을 해야합니다.
그러면에서 지금은 원전 보다는 대안을 '잘' 찾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적으로 본다면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까지 중단하기 보다는 신규 착공을 안하는 편이
정치 공학적으로는 좋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랬다면 좀 더 좋은 분위기로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지금 같은 ㄱ논란/논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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