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이사 온지도 이제 꼭 3년이 되었습니다.
집지을 때 에어컨 배관구멍을 통해 오디오용 접지선을 따로 빼었고
그 구멍으로 외부 안테나 선도 배선해 두었지요.
제가 사는곳이 김해 무척산 비탈 골짜기라
FM 이 잘 잡히지 않아서 외부안테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안테나 설치하면 들으려고 장안에 칭찬이 자자한 튜너도
서울 까지 가서 업어 왔습니다.
그것도 2년 전입니다.
그 때 튜너 업글 했다고 기념행사까지 한 게 오래 전인데..

제가 생각해도 전 준비성이 너무 심하게 투철한듯합니다.

하지만 그 준비성을 압도하는 제 게으름과 철저한 만만디 정신때문에
그 비싼 튜너는 2년간 창고에서 잠만 자고 지냈죠.
게다가 안테나 제작자분도 제 이런 만만디 정신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2015 년 9월 초에 주문 한 안테나를 2017 년 봄에 받았으니 그분도 저 못지 않게
만만디정신으로 무장하신 분입니다.
 
어제 안테나 연결하고 방향 잡고 튜너 꺼내어서 세팅해서 KBS FM 주파수 맞춰 들었습니다.
순간 지난 3년간 빈둥거리느라 고생한 긴 시간들이 스치면서 감동의 콧물이 나오더군요.
콩으로 듣던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저도 이제 도시 사람 부럽지 않게 튜너로 FM 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갑자기 왜 3년간 그 고생하면서 빈둥거렸을까 ?
진즉에 빨리 설치하지 않고 뭐했냐는 자책이 들어 밤새 잠 못자고 FM 만 들었습니다.

일년 반을 기다려 받은 야기 안테나 입니다.
방향은 창원 볼모산 방향입니다.
테슬라 라디오에 연결해서 이리저리 돌려 가면서 방향을 잡았더니
지도로 잡은 방향과 일치 합니다.
그냥 지도와 나침반으로 방향 잡을 걸 괜히 라디오 까지 마당에
들고 나가서 고생했습니다.




철공소에서 안테나 고정물을 주문 해서 마당에 고정했습니다.

보기엔 허술해 보여도 땅속에 제법 깊이 묻혀있고
이것을 고정 하는 시멘트 세포대가 숨어 있습니다.
태풍이 불어도 괜챤을 겁니다.

 

3 미터가 조금 넘는 중간 연결 봉은 체 차에 들어 가지 않아서
이 길다란 봉을 들고 버스타고 가지고 왔습니다.
이걸 버스에 싣기 위해 상동 공용 버스 기사님께 한달 전부터 잘보이려고 아부도 했습니다.
덕분에 공용 버스 기사님과 친해졌습니다

꽃밭 구석에 있는 에어컨 배관출구입니다.

에너컨 배관 구멍을 통해 나온 안테나 케이블은 보호 튜브속에 들어가 꽃밭 에서 땅속으로 숨습니다.
옆에 보이는 푸른 선은 오디오용 콘센트에 연결된 접지선입니다.
꽃밭 한가운데에 길다란 구리말뚝 두개를 접지봉으로 깊이 푹 박았습니다.
이 어려운 일을 3년 전 집지을 때부터 미리 해 치웠습니다.
전 정말 모든일에 찰저히 대비하고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물론 아내는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꽃밭에서 땅속으로 들어감 안테나 케이블은 깜깜한 지하를 10 여미터를 지나서
안테나 부근에서 이렇게 바같으로 나옵니다.
안테나 설치 지점은 최첨단 기육감으로 정확히 측정해서 가장 전파가 잘  잡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대충 설치했습니다.




 

이건 이사 온 그 다음 해 설치한 안테나입니다.
침실 라디오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치가 안좋은 건지 방향을 잘못잡은건지  잡음이 좀 납니다.
그래서 손 좀 봐야합니다.
내년 말 쯤 예상합니다.
하지만 거실에서 깨끗한 방송을 들은 아내가 채근하면
위대한 만만디 정신을 포기하고 이번 주말이라도 당장 해치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안테나 방향 잡을 때 눈부신 활약을 한 테슬라 라디오 입니다.
침실에서 편하게 잘지내다 야밤에 졸지에 바같에 불려나가서 고생한 놈이지요. 
에로틱 엔틱하게 생겼습니다.

2년 전 먼 한양가서 업어 온 튜너입니다.
이제야 잠에서 깨어나 빛을 봅니다.
튜너 치고 가격이 만만디 아니 만만치 않습니다.
비싸긴 하지만 돈 값을 합니다.
이리 좋은 튜너 소리 첨입니다.
두툼한 튜너 소리? 이런 문구 자주 보았는데
젊은 아나운스를 영감탱이로 만드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네임으로 듣는 방송은 맑고 또랑또랑하고 아주 정확하게 들려서
아나운서 나이를  몇 년 몇개월인지 알수 있습니다.
오차범위는 플러스마이너스 이십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소리는 아닙니다.
음악은 뭐 시디 보다 좋기야 하겠습니가 마는
어제 밤 제 귀에는 시디 소리보다 더 좋게 들렸습니다.

이상 시골 마을 안테나 설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