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방 씽크대에 수전을 편리하게 다루기 위한 절수페달이라는 편의장치가 있습니다.
씽크대 사용하다가 발바닥으로 페달을 툭-누르면 물이 꺼지고, 한번 더 누르면 껴지고...이게 생활화되면 절수페달이 없는 집에가서 씽크대 사용할때 저절로 있지도 않은 페달을 누르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수전으로 켜고, 끌수 있지만 페달이 더 용이합니다.
얼마전부터 씽크 수전에서 물을 껏는데도 물이 한방울...한방울..떨어지는데..수전으로 끄면 그 현상이 없어지는데 페달로 끄면 한방울..한방울...처음에 그려려니 했는데 며칠 지나니 은근히 신경 쓰입니다. 물방울 소리가..
그래서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물어보니..노후되어 (고무패킹등이 삭아서 그러니) 같은 타입의 수전을 사다놓은 후 관리사무소로 전화하면 교체하여 준다고 하더라구요..목소리도 이쁜 언냐갸....생각같아선..소모품만 일부 교체하면 될 듯 한데..그러한 일이 많았는지 담담하게 그리 얘기하길레 더 대꾸 못하고..
며칠 후 동네 철물점가니 유사한 모델이 있긴한데...한번 사가면 교환이 안된답니다..왜요??? 했더니..사가서 부착하다가...어찌어찌 하다가 안되면 교환해달라고 하면서 부품도 제대로 안 챙겨오는 문제가 생겨 재 판매가 안되어 그런다네요...
그래서 알았다..집에가서 한번 더 모델을 체크하고 사가겠다..하고 다시 집에와 사진을 찍고 철물점에 다시 가서 구입 전 혹시나 몰라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예..그거 맞아요. 그거 사다 놓으면 되요"..그러길레..일이 클로징 단계구나 하면서..대금을 치르고..사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전화한다는 걸 깜빡 잊고 있다가..생각이 나서..관리사무소에 전화해..여차 저차해 이걸 사다놓았으니..시간나시는대로 교체하여 달라고 하니...알았다. 몇 동 몇호냐...해서 이래 저래하다..갈촤주고 통화를 마쳤습니다...혹시 이런일이 서툰분은 아시겠지만...이러한 일로 신경이 연속되는게 좀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끝났겠지...했는데...잠시 후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는데..집에 가보니 어머니는 모르시는 일이라고 했다길레...아~ 내가 따로 얘기 안해서 그러셨나 보다..하고 집에 전화해 어머니께...여차저차 말씀을 드리니..."무슨 말이냐..난 조금전 산책갔다 왔고 아무도 안 다녀갔다"...ㅠ.ㅠ 그러시네요..
"이 사람들이 다른 동,호수로 가서 착각했나부다.." A~C..씩씩 거리며 다시 관리사무소로 전화를 하니..
"어. 그럴리가 없는데...동,호수 다시 불러보세요.." 하길레..."00동 0000호 입니다..."
그러니 "저쪽에서 그러니 110동 0000호라는 얘기죠?" 하드라고요..
그래서 " 아니 우리 아파트는 1600단위로 시작하니 통상 10동이라고 부르는데 왠 110동이냐. 관리사무소에 오신지 얼마 안되었느냐?" 하며 답답한 통화를 이어가는데..
갑자기 그짝 언냐가.."혹시 코오롱 아파트 맞느냐?" 하는데....엥????? 코오롱이면 지금 거주지로 이사오기전 살던 아파트인데...
짧은 순간...왜 그녀와 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는지...정말 전광석화와 같은 득도의 찰나가 지나가더군요...
휴대폰에 저장된 관리사무소는 현재 사는곳이 아닌, 몇 년전 살던 그 아파트의...전화번호 였다는....
정중하게 전화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가만 !!! 그러면 지금 사는곳의 관리사무소는 저걸 교체하여 줄까?..하는 공포심이 밀려오네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번호 검색을 하여 관리사무소를 찾아 저 맨위로 다시 올라가...이차저차한데 이걸 사오면 교체하여 주나요?..혹시??? 했더니...그짝 언냐 하는말.."혹시 누가 해준다고 했던가요? 저희는 그런 작업을 지원하지 않고 있는데요..." ㅠ.ㅠ.ㅠ... 49,000원 주고 산 수전...그것도 두번이나 철물점을 오가며 반환되지 않을거란 믿음으로 샀던 그 수전이...눈앞에 아른 거리더라구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2) 사실 이만저만해서 이러게 저렇게 되었으니 관리사무소에서 한번만 다녀가 달라..이왕 산건데...일반인이 이걸 교체하는 것은 삼봉녕감님이 남한일주를 하면서 갈취를 하지 않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느냐...(속으로 정말 수전한번 교체하는데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설득을 하니 언냐가 불쌍해 보였는지..."그럼 잠깐 기술자를 보내볼테니 현장에서 말씀해보세요.." 그러길레..."정말 감사하다. 베리 굿"..하며 이제는 정말 이 일을 마무리하겠지...하는 마음의 그동안의 고생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듯 했었는데...했었는데..
잠시 후 어머님이 전화가 와서 집에 도착한 기술자를 바꿔주는데 기술자 왈...
"물방울이 떨어지는 건 수전 문제가 아니라 싱크수전 카트리지 문제여서..그걸 교체하면 될 것 같다..그 업체 연락처를 메모해 둘테니 나중에 연락해라. 뚝----" I~C 또다시 낙동강 오리알 되버린 내 49,000원짜리 수전...
처음부터 그런 소모품 문제일거라고 생각은 했는데..하필 엉뚱한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서...ㅠ.ㅠ. 그리고 그 아파트는 절수페달이 없는 곳이였으니..수전 교체 얘길 할수밖에 없었을 듯 싶드라구요..
짜증이 밀려왔으나....원인 제공자가 본인이니...
아~ 이러한 엉뚱한 일이 우연히 벌어지는게 아니라 세포가 노화되어가면서 각 기 제 할일을 다하지 않고 놀고 있는 뇌세포의 일부분의 문제거나, 이젠 긴장을 늦추어버린 어느 노세포가 농땡이를 치는 바람에 젊은시절에는 있지 않았던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구나..하는 자각을 하게 되더군요..
또 며칠이 지나(이상하게 바로바로 연락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오늘 관리사무소 직원이 메모를 해준 싱크수전 카트리지 교체 업체에 전화를 해서...이차저차해서 이걸 수리하고자 한다..어떻게 하면 좋겠냐..하며 고분고분 말씀을 드리니...예의 친절한 안내 언냐 하는 말..
"들어보니 그건 싱크수전 카트리지 문제가 아니고, 절수 페달쪽 문제이니 그쪽으로 전화해보세요..물론 우리는 그 업체를 알지 못합니다.. 뚝 ---" .....뭐 이런일이...ㅠ.ㅠ.ㅠ
다시 관리사무소에...이차저차해서 저짝일이 아니라는데....."그러냐..그럼 절수페달 A/S업체를 갈촤줄테니 연락하시라.."....해서 연락처를 받아...연결하니..." 너 네 아파트는 매주 수욜 방문하는데 이번주는 어제 갔으니 담주 수욜 방문전에 기사가 전화줄것이니 너는 잊지 말고 전화를 받아라"...:아...예.....알겠습니다." OTL............
자자에 어떤분은 사브작 사브작 만든 서랍장이 전문업체에서 만든 가구를 빰치고, 취미삼아 주물떡 거린 파이프 조명은 명품의 향기가 나는데...
물방울 떨어지는거 제대로 처리 못하고..이렇게 허둥대는 걸 보니...앞으로 살 날이 걱정될 뿐 입니다..
몇 해 전 얼큰하게 한잔 하고 걸어가다 눈 길에 미끄려 졌는데..얼굴이 흙길에 녹아있는 눈에(땅에) 부딪히는 일이 있었습니다...무려 170여 센치미터 높의의 얼굴이 땅과 부딪치는 동안 두 팔과 두 다리가 가만히 있었다는 생각에 울분을 감추지 못했는데...(최소한 무릎이 구부러져 낙하충격을 줄이거나, 손이 얼른 튀어나가 땅을 지지하거나 했어야 했거늘..)
이번 현상은 육체가 아닌 정신상태를 연결하고 있는 라인이 기존의 팽팽하던 긴장이 노화로 인해 느슨해져서 이러한 일이 사전에 인지되지 못하고 생기는 것 아닌가...하며 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이젠 받아 들여야 하는 현상들이 조금 씩 늘고 있습니다.
봄 날인데..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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