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 눈팅 회원 조훈식입니다.
가입일이 2001년 10월 4일이니 꽤 앞줄에 속하는 거 맞지요?
이곳을 통해 들인 많은 기기들이 대부분 저와 함께하고 있고 일부는 중3 아들에게 넘겨주기도 했네요.
군생활 빼고 줄곳 살 던 곳을 떠나 남쪽 끄트머리로 이주를 한 지도 이제 26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입도 시점이 한창 제주이민 열풍이 불던 때라 자리 잡기가 만만치는 않았지만 제가 지은 건물에서
카페도 하고 거주도 하며 나름 성공적인 랜딩을 해낸 것 같습니다.
이주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는 기간 동안 제주 부동산은 속된 말로 미친 듯이 뛰어 버렸습니다.
2010년 경부터 준비를 하고 2015년 신구간(1월말 2월초 제주 이사철)에 이주했으니 그 5년 동안
상황이 많이 달라지더군요.
제주이민하면 대체로 전원생활을 떠올리기 쉽지만 저는 도심으로 이주할 곳을 찾았습니다.
당초 서귀포를 염두에 두었지만 조금 늦게 지금의 건물터를 매수하게 되어 제주 생활의 시작은
제주시 이도이동 V**아파트가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입학할 중학교가 바로 단지 정문 바로 앞이고 주변도 깨끗해서 서울 to 제주
소프트랜딩에는 최적의 입지였습니다.
서귀포 건물은 원래 있던 45년된 이층 구옥을 리모델링해 보려고 했지만 건폐율 문제로 철거 후 신축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부터 컨택하던 제주 건축업자가 이 문제로 거의 6개월을 허비하더군요.
정신을 차리고 끊을 건 끊고 입도 준비할 때 처럼 모든 걸 직접 발로 뛰기로 한 후 부터 일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현장 가까운 설계사무소를 몇군데 들어가서 상담을 하고 그중 가장 건축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젊은 설계사를 만나서 삼고초려 끝에 계약을 하고 구옥을 철거하고 시공 계약을 하고 첫삽을 뜬 게
2015년 10월 1일이었습니다.
그후 8개월 간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끝내고 작년 5월말에 준공을 했습니다.
1층은 커피 로스팅룸 겸 사무실, 창고가 있고 2, 3층은 카페 그리고 4, 5층은 저와 가족의 집입니다.
지나고 생각하니 집 지으며 반장들과 신경전도 하고 소주 한잔에 풀기도 하던 때가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카페 오픈한 지 이제 막 8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름은 "오버더윈도우"라고 지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십여년 간 꾸준히 공부해온 커피가 이젠 직업이 되었네요.
단골분들도 생기고 검색하고 일부러 찾아 주시는 관광객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제 커피와 카페를 참 좋아해 주시네요.
덕분에 요즘 굳어가던 혀에 빠다칠 좀 하고 있습니다.
유령같던 눈팅회원이 근황을 올리는 게 반가울 분도 궁금했던 분도 없겠지만 삼십초반부터 쉰이 된
지금까지 오아시스같던 이곳 와싸다에 늦은 근황을 올려 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서귀포 천지연, 이중섭거리쪽 오실 일 있는 회원분들은 주저 마시고 들러 주세요.
징그럽지만 반갑게 웃음으로 맞아 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든 회원분들 건강하시고 가정엔 웃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