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전 아이 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화단에 아이폰이 하나 떨어져 있는데, 액정이 박살이 났다는 겁니다.
제가 호기심이 들어서 일단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과연 100년 묵은 헛간에 처져 있는 거미줄 같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양옆으로 조금 휘어져 있습니다.
엉덩이 빵빵한 사람이 뒷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이렇게 될 것 같기도 해요.
전원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액정만 망가졌지 테두리도 멀쩡한 것 같습니다. 그럼 도대체 뭐지??....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 것 같고, 찍힌 흔적이 가운데는 없고 테두리쪽에 여러개 보입니다.
테두리쪽만 돌로 여러차례 찍은 걸까요?
우리가족 모두 이게 아이폰이라는 건가? 하며 신기해서 자꾸 만져보게 됩니다.
이런 건 비싸서 로또 2등 이상 당첨되지 않으면 살 수 없는거라 여기고 있거든요.
저랑 큰아이는 중고 G2로 알뜰폰 쓰고, 아내는 LG X power 쓰고, 막내는 폴더폰 씁니다....ㅠㅠ
잠 자고 있는 새벽6시에 이상한 멜로디가 들려서 잠을 설쳐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한참 찾아다니다 아이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이 폰에서 알람이 울리는 겁니다.
버튼 누르니 조용해져서 다시 자는데, 또 울리는 겁니다. 5번은 껐을 겁니다.
그래서 끝방 책장 서랍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저녁에도 마구 울려댑니다. 배터리를 뽑으려 해도 뚜껑을 열 수가 없습니다.
전원을 어떻게 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4일째 아침 저녁으로 울려댑니다. 스테미너 좋네요. 어디서 전화가 오지도 않습니다.
스피커 구멍을 테이프로 막고, 서랍 닫고, 방문 닫아놓으니 좀 낫네요.
버릴까 하다가도 아이폰 처럼 귀한 걸 함부로 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거 아이폰 5번인가요, 6번인가요?
알람 울릴 때는 그냥 싱크대 물 속에 담그면 조용해지겠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거 우리집에서는 절대반지 같은 존재입니다.